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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Dec 09. 2022

김흥식 엮음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

100년 전, 안중근 의사와 일본인 재판관이 벌인 재판정 격돌, 생중계

이 책은 엮은이의 ‘재판정 참관기’ 시리즈 중 하나다. 

우연히 도서관 반납 서가에서 발견해서 읽게 되었다. 

책의 부제목은 ‘100년 전, 안중근 의사와 일본인 재판관이 벌인 재판정 격돌, 현장 생중계!’이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이 하얼빈역에서 대한제국 의병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은 일본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검거되어 뤼순감옥에 수감되었고, 뤼순관동법원 재판정에서 여섯 번의 재판을 받았다. 


안타까운 것은 이 책의 근거가 되는 것이 당시 《만주일일신문》 기자의 속기록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일본이 보관하고 재판 기록을 입수할 방법이 없었나 보다.     


첫 번째 공판은 1910년 2월 7일 개정되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공판은 같은 달 14일이다. 1주일 만에 재판이 끝나고 다음 달인 3월 26일 오전 10시 뤼순감옥 사형장에서 순국했다. 일본은 안중근 장군의 유해가 묻힌 곳을 끝까지 비밀에 부쳤다. 지금도 못 찾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후손으로서 면목이 없다. 


이토 히로부미의 간교한 식민정책을 간파한 안중근 장군은 일신상의 모든 인연을 끊고 국가를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누가 감히 그런 일을 할 수 있는가? 같은 安 가문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럽고 존경한다.     


그런데 일본인 재판장 미나베 주조는 안중근에게 사형을 선고하였다. 안중근은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항소하지 않고 순국을 선택하였다.     


일본 법정에서 일본인 국선 변호인 가마다와 미즈노는 일본 재판장에게 안중근 사건은 재판권이 없음을 당시 1896년 7월 21일 체결된 일청통상항해조약 제22조. ‘청나라에서 범죄의 피고가 된 일본국 국민은 일본국의 법률에 의하여 일본국관리가 이를 심리하며 그것이 유죄로 인정돈 때에는 이를 처벌하기로 한다.’ 


1899년 9월 11일 체결된 한청통상조약에는 ‘중국 국민으로서 한국에 거주하는 자가 만일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중국 영사관에서 중국 법령에 따라 심판한다. 또한 한국 국민으로 중국에 거주하는 자가 만일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한국 영사관에서 한국 법령에 의하여 심판한다.’


1905년 체결된 을사보호조약 제1조는 한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고유의 법을 적용할 수 있고, 이때 일본제국 관리가 이를 집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본건 재판은 ‘일본 형법을 적용할 수 없고 한국 형법을 적용하여야 하며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라고 변론하였다. 그러나 판사는 사형을 선고하였다.     


안중근 장군은 최후진술을 통해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이토를 죽인 것은 그가 동양 평화를 어지럽히는 자이기 때문에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한 일이다. 

결코 일개 자객이 저지른 일이 아니란 말이다. 내 희망은 일본 천황의 뜻과 같이 동양 평화를 실현하고, 나아가 오대양 육대주에까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내가 잘못했고 죄를 저질렀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라 의병으로서 행한 일이기에 전쟁포로로서 이 재판장에 있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국제공법, 만국공법에 따라 처리되기를 희망한다.” 라고 당당히 주장했다.  

   

한국인으로서 100년을 뛰어넘는 세계평화론을 주장한 논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일본의 만행에 저항하다 일본의 만행으로 순국한 안중근 장군을 추모하며 오늘의 정치세력들도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국익을 위한 선량한 정치를 펼쳐주기를 희망한다.


책 소개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 김흥식 엮음. 2015.08.14. 서해문집. 182쪽. 9,800원.

     

김흥식. 《한글전쟁》 《한국의 모든 지식》 《1면으로 보는 한국의 근현대사》 등 다수의 책을 썼거나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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