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나를 위한 세상 모든 책과의 대화』
이 책의 부제목은 『온전한 나를 위한 세상 모든 책과의 대화』이다. 도서관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토론에 관한 책인가? 했다. 예상과 달리 저자가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다.
읽은 책을 1부, 나를 다르게 만드는 것들. 2부, 우리, 더불어 사는 세상. 3부, 나,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 로 나누어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좋아하는 단어(?) ‘천작’을 발견했다.
책 속에 가장 많이 발견한 단어다. ‘천작’ 얼른 와 닿지 않아서 사전을 찾아봤다.
천작穿鑿 명사,
1.구멍을 뚫음.
2.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
3.억지로 이치에 닿지 아니한 말을 함. 이라고 되어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즐겨 쓰는 단어가 있다. 그런데 꼭 그 단어가 아니어도 표현할 방법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정리했다.
조선 후기 실학의 선구자였던 ‘성호 이익’은 “작게 의심하면 작게 진보하고, 크게 의심하면 크게 진보한다.”라고 공부하는 요체로 ‘회의 정신’을 꼽았다.
‘예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국어사전에 예술을 “생각하고 느낀 것을 글, 그림, 소리, 몸짓들로 아름답게 나타내는 일. 문학, 미술, 음악, 춤, 연극, 영화 같은 것이 있다.” 생각하고 느낀 것이 없다면 글, 그림, 몸짓, 등으로 표현될 리도 없고 그것이 문학, 미술, 음악, 춤, 연극, 영화와 같은 형태로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김열규 지음. 『한국인의 자서전』에 어머니와 관련한 ‘아기빌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특히 어머니들은 마을 어귀에 있는 거대한 바위에 모가 나지않은 둥근 돌인 ‘몽돌’을 시시때때로 비벼댔다. 그러면서 빌고 또 빌었다.
지한파 일본인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는 일본인의 눈을 통해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미야지마 히로시의 한국사에 대한 관심은 단지 조선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양반을 중국 사대부와 일본 사무라이를 교차 비교하면서 동아시아 역사를 명징하게 훑어낸다.
『역동적 자유』는 미국 연방대법관 스티븐 브라이어가 쓴 ‘헌법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담은 책이다.
부족 시대에는 주술사가 있었다. 중세에는 성직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법률가가 있다. 세 부류가 한 통속인 이유는 “어느 시대에나, 자신들이 갈고닦은 특수한 지식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기술적 수법에 뻔뻔하고 그럴듯한 말장난을 첨가해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영특한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주술사와 성직자처럼 이제는 법률가들이 언어를 독점했다.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해 보통 사람들이 법이나 법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들의 언어는 예외 없이 길고 어색하다. 예외 없이 그리고 필연적으로 추상적이고 애매하고 졸렬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보통 사람은 이들의 말과 글을 이해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공허한 이념이 아니다. 우리가 누리며 살아야 할 시민의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이다. 영국의 소설가 포스터(E. M. Forster)는 “민주주의에 두 가지 갈채를 보낸다. 하나는 다양성을 용인하기 때문이요, 또 하나는 비판을 허락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정근 교수가 쓴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는 동양의 모든 고전을 속속들이 다 뒤지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정리된 책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명징한 답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그의 자서전『인생은 뜨겁게』에서 “나는 사랑을 찾아 헤매었다. 그 첫째 이유는 사랑이 희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얼마나 대단한지 그 기쁨의 몇 시간을 위해서라면 여생을 모두 바쳐도 좋으리라 종종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사랑이 외로움 – 이 세상 언저리에서, 저 깊고 깊은 차가운 무 생명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몸서리치게 하는 그 지독한 외로움 –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성들과 시인들이 그려온 천국의 모습이 사랑의 결합 속에 있음을, 그것도 신비롭게 축소된 형태로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추구한 것이며, 비록 인간의 삶에서 찾기엔 너무 훌륭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나는 결국 그것을 찾아냈다.”라고 했다.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 책을 인용하여 집중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다 읽었다.
책 소개
다른 생각의 탄생. 장동석 지음. 2017.06.20. ㈜현암사. 287쪽 14,000원.
장동석. 북칼럼니스트. 출판평론가. 월간 《빛과소금》 기자, 《출판저널》 편집장을 지냈다. 《금서의 재탄생》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