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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Dec 26. 2022

이시형 지음. 『어른답게 삽시다』

-미운 백 살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하여-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자신감이 없어진다. 무엇이든 할 때 이게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앞선다. 

그러나 이 나이에 모른다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책을 찾던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과학자, 정신신경과 의사인 저자가 

“어른답게 삽시다”라는 책을 냈다고 해서 읽게 됐다.    

  

젊은 나이에 열심히 노력해서 사회가 존경하는 의사가 되고 뇌과학자가 된 저자를 존경하고 부럽다. 

나도 젊은 나이에 통찰력을 가지고 미래에 관한 노력을 했더라면 지금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세월이다. 


그가 쓴 책을 통해 통찰력을 얻으면 남은 세월이라도 저자와 비슷한 철학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호기심”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으라고 한다. 

지금 이 나이에 호기심은 무슨, 궁금한 것이 뭐 있길래 지나온 세월에 다 해본 일인데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나 그의 말에 동의한다. 궁금한 것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같을 것이라며 산다면 삶의 의욕이 없어질 것이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나이가 들면 부끄러움이 없어진다. 

내가 좀 잘못해도, 실수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그럴 수 있지 하는 생각에서다.     


저자가 권하는 삶은 어쩌면 교과서 같은 이야기다. 

그렇지만 어떤 기준점으로 삼아 인생이라는 항로를 가야 할 입장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세상에 갈 때 조금이라도 후회를 줄일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고 실천하는 것이 맞다.     

저자가 문인화를 그린다고 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입장에서 반가웠다. 

미흡하지만 개인전을 두 번 해본 경험이 있어서 문인화에 대한 애착도 많다. 


문인화는 서양화같이 모양을 그리기 위해-물론 내면을 표현한다고 하지만- 물감을 덧칠하는 것이 아니라 일 획으로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린 사람의 생각을 ‘畫題’로 그림의 여백에 적어넣을 수 있어서 좋다. 

문인화는 우리와 밀접한 생활에서 소망하는 것을 주제로 삼는다. 

장수, 건강, 행복, 부귀, 명예, 고귀함 등 인간으로서 지니고 싶은 덕목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것도 전문 화가가 아니고 글공부하는 선비들이 짬을 내어 필체연습으로 다져진 붓의 운기를 기본으로 한다.     

옛 어른 말씀에 할 일이 없을 때는 책을 읽어라. 라는 말이 생각난다. 

무료한 시간에 책을 읽은 것이 TV를 보는 것보다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글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꼭 피가 뜨겁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이에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이렇게 건재하게 살아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미 나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들을 남겨두어 살아 있는 이들에게 수고를 끼치고 싶지 않다.     


마음에 주름살을 새기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몸이 늙으면 마음마저 늙었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다.     


내가 생각 없이 고개를 돌리는 어느 순간에 이별이 나를 찾아올지 모르고, 후회와 미련을 남길수록 생을 뒤로하는 발걸음은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최고의 자유는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고독을 느끼는 순간이 늘어난다.     


무한의 우주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이 순간에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다.    

 

이별은 반드시 온다. 함께 있는 매 순간이 기적이다. 

아끼는 사람을 더욱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람을 더욱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호기심이 사라진다는 것은 내 머리에 노화현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중년의 가장이 더 이상 가족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쓸쓸해 하는 것은 

진짜로 가족이 가장에게 등을 돌려서가 아니다.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 소개     


어른답게 삽시다. -미운 백 살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하여, 이시형 저, 2019.08.08. ㈜특별한 서재. 14,000원. 

    

이시형 – 정신과 의사, 뇌과학자.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경북대의대. 미국 예일대에서 정신과 신경정신과학박사후과정. 이스턴 주립병원 청소년 과장, 경북의대, 서울의대 성균과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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