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가 귓가에 맴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 계속 헤메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 ‘저 사람이 나에게 눈길을 주는 이유는 반갑다는 뜻일까?’ 상대방을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한층 쉬워질 것이다. 상대방의 성격을 판단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아주 작은 단서로 상대의 성격을 잘 파악하는 사람도 있고, 보이는 많은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이 능력의 차이를 ‘성격지능’이라고 한다.(미국 심리학자 존, 메이어) 내 성격은 어떤가? 내 주변의 사람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면 관계 형성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성격(性格)의 성(性)은 마음(心)과 삶(生)이 결합된 글자다. 타고난 마음이나 능력을 의미한다. 격(格)은 나무(木)와 다다르다는 뜻의 각(各)이 결합한 글자로 ‘바르다.’에서 규칙, 뼈대의 뜻으로 변화되어 주변 상황에 어울리는 분수, 품위, 격식 등을 의미한다. 그래서 성격은 한자로 풀이하면 개인이 본래부터 가지는 고유의 성질로 인간관계의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격(人格)-어떤 분야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법률에서는 권리능력을 의미한다. 철학에서는 행위의 주체가 되는 개인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지적, 정서적, 의지적 특징을 포괄하는 정신적 특성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기질(氣質) 성리학에서는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의미했다. 심리학에서는 ‘타고난 개별성’을 말한다.
개성(個性)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을 의미한다.
성격심리학은 올포트가 1930년 처음 만든 이후 성격에 대한 많은 정의가 있었다.
올포트는 성격이란 ‘바로 그 사람인 것(What a man really is)’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한 개인의 독특성과 일관성’이라고 한다. 독특성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개인의 정서, 동기, 인지, 행동 등에서 표현되며, 일관성은 시공간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행동유형의 안정성을 의미한다.
올포트는 1936년 웹스터 영어사전에 수록된 40만 단어를 모두 검토한 끝에, 인간과 관련된 단어 17,953개를 찾아냈다. 그중 성격을 나타내는 4,504개의 단어를 골라 네 범주로 나누고, 이를 특질이라고 했다.
특질을 ‘많은 자극을 기능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받아들여 일관적인 행동을 만들어내는 신경생리학적인 구조’라고 정의했다. 올포트 이래 코스타와 맥크레가 정리한 성격 특질이론으로 ‘5요인모델’이 성격을 분류하는 범주적 분류와 차원적 분류 두 가지 방법 중 차원적 분류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의미한다. 반사회적 성격을 묘사하는 용어로 같은 의미인데, 분야에 따라 선호하는 용어가 다를 뿐이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라는 개념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사이코패스는 주로 범죄심리학에서 사용된다.
반사회적 성격장애란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패턴’으로 정의한다. 성공한 사이코패스는 ‘넘버원’을 지향하며, 자신이 넘버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열정적이고 말을 잘하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속임수를 좋아하며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자기의 행동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적인 심리적 특징이다. 두려움이 없고 확신에 찬 모습, 카리스마, 무자비함, 뛰어난 집중력 등을 현대인이 성공하기 위한 성격으로 여기는데, 사이코패스가 가지는 특징들이기도 하다.
성격을 연구한 기록은 고대로부터 이어졌다.
관상을 보고 상대의 성격을 짐작하고 손금, 혈액형, 행동, 걸음걸이, 점성술, 사주팔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격을 알기 위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기원전 고대로부터 구전으로 내려온 ‘에니어그램’은 20세기 초 소련의 신비주의자 구르지예프가 정리했고, 볼리비아의 이카조가 에니어그램 성격유형론으로 만들었다. 1980년대 많은 사람이 에니어그램에 관한 책을 출간하면서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었고, 지금도 기업체에서 자기 이해와 자기 계발을 위해 사용한다.
칠십억이 넘는 지구에 사는 인류가 다 다른 성격이지만 학자들은 오늘도 단순화 분류화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용어의 정의
신경성 : 성격심리학에서 처음 정의한 사람은 아이젠크다. 1985년 성격특질을 외향성, 신경성, 정신병성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서, 각 유형은 서로 대비되는 성향인 내향성-외향성, 안정성-신경성, 충동조절성-정신병성 등으로 아뉜다고 주장했다. 신경성을 상황과 현실에 적절하지 않은 불안함이라고 정의했다.
걱정 : 걱정이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불행한 사태를 미리 점검해서 조심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 평균적으로 모든 걱정의 80%는 쓸데없는 것이다. 이는 발생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의미인데,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이 하는 걱정은 100% 가까이 쓸데없다. 신경성이 높으면 과도한 걱정에 시달리지만 너무 낮으면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실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불안 : 미국의 심리학자 롤로 메이는 “정상적으로 불안은 존재에 대한 위협에 비례해서 나타나고 건설적으로 직면된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불안을 억압해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신경증적 불안이 생긴다.”
외향성 :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사교적이며 자기주장이 강하고 활동적이며 자극적인 일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경험한다. 외향적인 사람이 인간관계에 관심을 갖는 본질적인 이유는 이들이 야망을 가진 경우가 많고 높은 지위와 사회적 관심을 즐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목표를 추구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붓고, 매우 활동적이며 섹스와 파티를 좋아하고 변화 없는 생활에 지루해하며 결혼 횟수도 내향형에 비해 많다.
내향성 : 1988년 출간된 이정균의 “정신의학”에 “내향성 인격장애는 사회적인 관계 형성이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내향적이고 정서가 빈곤한 이상성격을 말한다. 그들은 사회 참여에 관심이 없고 친구도 별로 없이 언제나 혼자 지낸다. 칭찬이나 비판을 받고 주는 것에도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의 느낌이 어떤 것인가도 관심이 없다. 외부와 담을 쌓고 혼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취미에 몰두하기도 한다. 나쁜 감정이든 좋은 감정이든 표시할 줄 모르고 유머가 없고 냉정하고 언제나 거리감이 있다.”
개방성 : 개방성은 새로운 가치체계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포함한다. 이를 ‘열린마음’이라고 한다. 지식이나 신념은 새로운 증거에 따라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늘 새로운 가능성을 고려하는데, 이는 인간의 보편적인 성향을 거스르는 특성이기도 하다. 윤리학자들은 개방성을 교정덕목이라고도 한다. 개방성은 타인의 생각이나 주장을 인정하는 것뿐 아니라 본인에게 떠오르는 이상한 느낌이나 경험도 수용하려는 성향도 포함한다. 개방적인 성격은 호기심이 강하다. 호기심이란 새롭고 기이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을 말한다. 그 대상에 따라 앎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을 즐기려는 감각적 호기심 등 두 종류가 있다.
예술 : 미국 진로발달심리학자인 홀랜드는 사람들이 가지는 직업적 흥미에 따라 사람들을 현실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사업형, 관습형 등 여섯 유형으로 분류하고 흥미유형과 직업 특성이 일치할 때 직업 만족도와 업무 성과가 높다고 주장했다.
몽상 : 몽상이란 낮에 꾸는 꿈이란 의미다.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으로 상상의 일종이다. 상상과 유사한 용어로 공상이 있는데, 이는 상상에 비해 현실성이 더 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런 몽상은 쓸데없어 보이지만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처 전략을 보여주기도 한다.
창조성 : 창조성은 참신한 상상력에서 출발하며, 보통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특성이다. 진정한 창조성은 여기에 실용성이 추가되어야 한다. 즉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참신한 상상력만을 창조적이라고 한다. 기인, 정신병자와 창조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는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반면 현실적이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은 정보들은 무시하는데, 이를 잠재적 억제력이라고 한다. 기인, 정신병자, 창조적인 사람은 이 능력이 매우 낮다.
원만성 :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신뢰가 있고, 솔직하며, 이타적이고 대인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며, 겸손하고 타인에 공감하는 부드러운 마음씨를 보인다.
마음이론 : 마음이론은 왜 사람과 침팬지가 다른지 설명해준다. 사람이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후두엽의 시각중추에서 이미지가 형성되는데. 거울신경은 시각중추의 시각정보를 운동영역에 전달한다. 마음읽기와 공감하기는 모두 거울신경의 작용으로 나타나는 심리 현상이다.
자폐증 : 자폐증이란 ‘스스로 문을 닫는 병’이란 뜻이다. 자폐증의 근본 문제는 “아동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람들 및 상황과 자신을 연관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극도의 고립 상태가 존재한다.”
착함 : 원만하고 도덕적인, 선량함, 바름, 어짊 등의 마음씨와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착하다’라고 표현하는 것, 성격 특질의 원만성에 도덕적인 심성이 추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쁜 인간 : ‘나쁘다’는 말은 좋지 않거나 옳지 않다는 뜻인데 해롭다는 의미도 있다. ‘나쁜 사람’이라는 평에는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옳지 않다는 도덕적인 판단도 포함되며, 본성이 원래 그러해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담겨 있다.
성실성 : 참되고 거짓이 없는 것, 정성스럽고 참됨. 양심적인, 성실함. 성실한 성격은 정리 정돈을 잘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성취욕이 높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며, 꾸준히 노력하고, 언행에 앞서 숙고하는 특성을 보인다.
양심 : 동양 전통에서 양심은 ‘천부적으로 갖춰진, 사람의 착한 마음’ 서양에서 양심은 ‘공동의 앎’이라는 어원 함께 느끼며 함께 알 수 있는 상호주관성을 지닌다. 사람들은 자신이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죗값을 치른 듯 평온함을 느끼기도 한다.
자기 규율 : 충동적인 유혹을 견디는 성향, 일을 일단 시작하면 끝마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는 능력, 자기조절 자기절제, 의지, 의지력, 인내심 등도 같은 의미.
정리정돈 : 성실한 사람의 주변은 모든 게 정리되어 있다. 정리 정돈이란 주위 상황이나 물건을 깔끔하게 정리해두는 성향을 말한다. 정리 정돈이 너무 심하면 강박적 성격이라고 한다. 강박이란 강하게 압박한다는 뜻으로 스스로에게 억지로 원칙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사소한 세부 사항이나 규칙, 순서, 형식 등에 집착하기 때문에 큰 흐름을 놓치고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잃게 된다. 강박 성격으로 자신이 괴롭고 주위 사람도 힘들게 하면 강박성격장애라고 한다.
완벽,완전 : 심리학에서 완벽주의에 대한 연구는 우울증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정신과 의사 아론 벡은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심리테스트를 처음 개발한 사람이다. 완벽주의자란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인 높은 기준을 세우며,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서 강박적으로 노력하며, 자신의 가치를 성취 결과에 의해서만 평가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기 평가에 따르는 수치심, 죄책감 창피함 등의 감정을 자주 경험한다. 이 중 수치심이 가장 강력한 감정이다. 수치심은 다른 사람들이 불완전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상상하면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떨쳐버리기가 더 어렵다.
나태 : 죄악에서 게으름에 대한 찬양까지, 기독교에서 나태는 7대 죄악에 속한다. 중국 전통에서도 군자들 사이에서 게으름을 경계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태가 죄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그런데 21세기에는 역설적으로 ‘느리게 살기 운동’이 시작되었다. 결과는 생활 속도를 늦춤으로써 타심이 높아졌다.
자존감 : 자존감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존감이란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을 말한다. 자존감이 높으면 실패 경험에서 빨리 회복하고 행복감이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감이 있고 대체로 긍정적이며 주도적이고 정서가 밝은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반대 성향을 보인다.
5요인모델 : 1.신경성 –불안, 적대감, 우울, 자의식, 충동성, 취약성.
2.외향성 –따뜻함, 사교성, 자기주장, 활동성, 흥분 추구, 긍정 정서.
3.개방성 –공상, 심미안,, 감성, 실행력, 아이디어, 가치.
4.원만성 –신뢰성, 솔직성, 이타심, 순응성, 겸손함, 온유함.
5.성실성 –유능성, 질서 정연함, 책임감, 성취 추구, 자기규율, 신중성.
검사키트 : 뉴캐슬 성격진단표(NPA), 성격유형검사(MBTI), 우드워스 성격검사, 투사적 검사 : 주체통각검사(TAT), 로르샤흐검사, 그림그리기검사, 문장완성검사 등, 에니어그램. 이과성지향척도검사(자율성, 유능성,관계성).
책 소개
『인간의 모든 성격』 최현석 저. 2018.08.10. 서해문집. 312쪽.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