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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r 31. 2023

안동림 역주 『장자(莊子)』

저자 : 안동림

▶1932년 평양 출생. 청주대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소설가이자 한학자, 출판기획자, 음악비평가로서 르네상스인의 면모를 보이고있는 안동림 선생은 ‘원조’ 딜레탕트이자 우리 시대의 예술 멘토이다. 선생은 전문가가 아니라 애호가라 자칭하며 손사래 치지만, 좋아하여 깊이와 너비를 채운 향유자의 전범으로 꼽힌다.      

선생이 국내 최초로 전편 완역한『장자』는 인문학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번역본으로 꼽히며, 불교의 진수를 보여주는『벽암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주석과 해설로 인문학의 기본 장서가 되었다.      

또한 클래식 음악 감상의 확고부동한 명저로 자리 잡은 『이 한 장의 명반』(이상 현암사 출간)은 그의 심미안을 추종하는 팬들에게‘클래식 교과서’로 불린다.      

데이비드 소로우를 전공하고 장자를 흠모하는 저자가 좋아하는 음악가는 모차르트, 지휘자는 후르트뱅글러이다. 허명을 거부하고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따라 조용히 삶과 예술을 즐기는 그의 지적 편력은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자기를 찾아가는 순례처럼 보인다.     

※ 딜레탕트 : 예술이나 학문 따위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사람. 

             취미로 예술을 즐기는 한량.     


순수성의 한계

나는 가끔 장자가 정치가가 아니었음을 한낱 야인에 지나지 않았음을 퍽 다행하게 여긴다. 

만약 그가 진왕 같은 지배자였다면 얼마나 국민을 교묘히 농락하고 사정없이 후려쳤을까 하고 소름이 끼친다.     

장자는 중국 사상의 역사에서 드물게 보는 비범한 귀재이다. 

예리한 직관과 뛰어난 예지는 불멸의 사상을 후세에 남겼다. 

장자는 더함 없이 혼란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이 참된 인간일 수가 있는가, 

자기가 참된 자기일 수가 있는가를 추구했고, 나아가서는 그 혼란을 극복하여 삶의 환희와 끝없이 자유로운 절대자의 세계를 터득하려 했다.     


해제 - 장자 사상이 현대적 이해

장자는 인류역사상 보기 드문 천재이다. 장자는 기원전 4세기의 전국시대를 살았다. 

고향인 송나라는 옛날부터 4전지지라고 불렀을 만큼 사방으로 적을 맞아 싸워야 했고 또 사방으로부터 전화가 집중되었던 고장이다. 그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자유를 사고했다.      


인간이란 우연히 이 세계에 뚝 떨어져 나온 하나의 생명일 뿐이며, 인간을 창조한 것은 인간의 지혜로는 헤아릴 수 없는 커다란 필연-자연이 도라고 그는 생각한다.      

장자의 철학은 그런 의미에서 현실주의 현세주의적이다. 장자에게 신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 

장자에게 인간은 애초부터 고독하며 매달릴 신을 갖지 못한 채 불안 앞에 홀로 선 절망적인 존재이다.      

장자는 생명을 무엇보다도 존중했다. 그는 생명을 해치는 짓을 무엇보다도 미워했다. 

생명 없는 질서보다도 생명 있는 무질서의 존중을 표현했다. 

장자는 현대인에게 고향으로의 복귀, 인간이 본래의 자기로 돌아갈 것을 가르쳐 주는 위대한 저서이다.   

  

장자의 이름은 주(周), 자는 자휴(子休)이다. 기원전 370~300에 살었으리라. 공자보다는 150년 뒤지고 맹자와는 거의 동년배가 되는 셈이다. 

중국에서 장자를 가장 존경한 사람은 당 현종이다. 그는 장자의 사상을 사모하여 장주를 남화진인이라고 추종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유학만이 절대 유일의 학문이며 최고의 도덕 이념이었으므로 도가의 서는 사악한 것으로 이단시하였다.     


내편(內篇) 소요유(逍遙遊) 제1

구속이 없는 절대의 자유로운 경지에서 노니는 것을 소요유라고 한다.     

만약 천지 본연의 모습을 따르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무한의 세계에 노니는 자가 되면 대체 무엇을 의존할 게 있으랴. 그래서 至人에게는 私心이 없고, 神人에게는 功績이 없으며, 聖人에게는 명예가 없다.라고 한다.     


제물론(齊物論) 제2     

제물론은 만물(세상의 모든 사물)을 고르게 하는 논리라는 뜻이다. 

자유인(절대자)의 조건은 만물이 하나임을 깨닫고 궁극적인 하나의 세계로 돌아가는 데에 있다고 주장한다. 장자 33편 중 에서 가장 중요하고 난해한 사상을 담은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사람으로서의 형태를 받은 이상, 목숨을 해치는 일 없이 그대로 자연히 죽기를 기다리자.

주위의 사물에 거역해서 서로 해치고 다툰다면 일생은 말 달리듯 지나가 버려 막을 도리가 없다.     

시작이 있으면 그 앞에 아직 시작되지 않음이 있고, 또 그 앞에 아직 시작되지 않음의 이전이 있다. 

있다(有)가 있고 없다(無)가 있으면, 그 앞에 ‘있다 없다’의 이전이 있고 또 그 앞에 ‘있다 없다’ 이전의 이전이 있다.      


어느 서평을 읽다가 이 책을 꼭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펼쳐 보게 되었다.

읽다가 도중에 그만두었다.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한계를 알았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책 소개

안동림 역주 『장자(莊子)』 ㈜현암사, 1993.1.15. 초판, 2006.9.15. 개정판 16쇄, 4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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