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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y 17. 2023

김헌 지음 『천년의 수업』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천년의 수업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천년의 수업”     


“인간답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존재와 죽음, 자존과 행복, 타인과의 관계 등 인간이 본성과 욕망을 서양 고전을 통해 알아보는 책이 있다.     

서울대학교 교수인 김헌이 쓰고, 다산북스에서 발간한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천년의 수업”이다.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질문’이라고 한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이유로 질문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질문을 포기한다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어디로 노를 저어야 할지, 

이리저리 휩쓸려 움직이는 삶은 얼마나 조마조마할 것인가? 라고 한다.     

질문하고 다시 질문하고 또 다시 질문하다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맞을까?


내 답이 유효한 걸까? 또 다른 답은 없을까? 바람과 조류를 살피고 날씨를 가늠하며,

자신이 나아가는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질문을 하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스윤리학에서 ‘프로네시스’라는 말을 했다.

이는 ‘실천적 지혜’라는 뜻이다.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좋은 삶을 사는 것에 관하여 잘 숙고하는 사람’이 

실천적 지혜가 있는 현명한 사람이라고했다.


어떤 일의 가치를 판단할 때 그리스 사람들은 세 가지 관점에서 질문을 했다.

이익이 되는가, 손해가 되는가? 옳은가, 그른가? 아름다운가, 추한가?     


즉 ‘이 일이 나에게 이득이 되는가? 법에 저촉되거나 일반적인 윤리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름다운가, 멋있지는 않아도 최소한 추하지는 않은가?’라는 질문을 했다.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설 때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해 줄 것이다.     


그리스 델피에 있는 아폴론 신전 기둥에는 ‘너 자신을 알라’는 문구가 있다.


나에 대한 성찰은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것인가, 라는 개인적인 문제와 

‘내가 아는 나’뿐만 아니라 ‘남이 보는 나’라는 관계적 차원까지 확대된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확신은 위험하다.

‘나’의 진짜 모습, 의식하지 않은 부분까지 생각하면서 살기 위해서

우리는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인간답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가 들면 사는 게 허무해질 때가 있다.

배우자나 자녀들도 이전만큼 살갑지 않다는 느낌이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살았던 기간보다 살아갈 기간이 짧아진다. 

죽음에 대한 예감이 더 진해지고 남은 삶이 간절하고 소중해진다. 


내가 잘 살고 있나?라는 회의감이 든다. 인간적인 삶에 대한 질문에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온 발자국의 궤적을 돌아보고, 얼마나 인간적인 삶을 살았나를 물어보라

만족스럽지 않다면, 지난날을 후회하고 과거를 지우려고 하기보다 

앞으로 어떤 길을 만들며 어떤 자취를 남기고 갈 것인지를 꿈 꿀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고민할 때 우리는 더욱 인간다워질 것이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가?

남은 인생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죽고 나면 지금 하는 일이 무슨 소용일까?

어차피 없어질 존재인데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모든 존재는 왜 죽는 것일까? 죽으면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대체 무엇일까?

주위 사람과 사이가 안 좋을 때 인간관계에 대해 묻고, 연애가 잘 안 풀리면 사랑이라는 감정을 묻게 되듯,

죽음이란 삶 자체를 회의하게 만든다. 


죽음만큼 강력하게 삶을 통째로 뒤흔드는 질문은 없다.

죽음은 인생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는 계기이자, 모든 질문을 백지화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없다가 있다가 없어진다.

세상에 없었는데 어느 날 태어나 있게 있게 되고, 이 세상에 있다가 죽어 사라진다.


나는 지금 ‘있는’ 상태니까 ‘없는’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누구도 감히 예상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삶을 지속시킬 방법은 없는가? 육신이 없어져도 나의 삶, 나의 존재를 최대한 연장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스인들은 ‘불멸의 명성’ ‘자식을 낳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삶은 영원하지 않고 시간은 잔인하리만치 냉정하게 간다.


행복만 계속되는 인생은 없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결국에는 죽음으로 끝난다.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지금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더욱 가치있다는 사실.

슬픔이 있기에 기쁨은 더욱 달콤하고 고통이 있기에 성취의 보람도 더 크다.

인생은 유한하며, 그로 인해 삶의 순간들이 빛난다.

모든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죽음이 사실은 모든 존재를 빛나게 한다.     


인생이라는 영화에서 멋진 주인공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만족스럽고 행복할 수 있을까?

“누구나 자기 인생이라는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다.” 미국의 작가 존 바스가 한 말이다.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나’이다. 


아주 사소한 행위라고 해도 자기가 생각하고 결정한다. 자기 인생에서 주연이 아닌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다. 자기가 인생이 주연임을 잊고 산다. 


내 인생, 내 세계에서 만큼은 내가 황제보다도 귀한 존재인데,

왜 그런 ‘나’를 하찮게 여기는 것일까? 인생이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자존감은 타인이 아니라 본인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본인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잘 살았다. 

이렇게 나 자신을 인정하면 괜찮은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시인이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그 안에서 내가 주인공이고 나의 세계는 내가 삶을 통해 몸으로 부딪혀 겪으며 만들어낸 이야기로 채워진다. 그것은 나의 역사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양상으로 세계가 변하든 그 속에서 인간이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새로운 세상에서도 자신의 삶을 잘 꾸릴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유지되는데 필수적인 조건은 

첫째, 인류라는 종이 이어져야 한다. 둘째, 교육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기술이든 과학이든 그것을 만들어내는 주체는 인간이다. 

그것을 이용하며 혜택을 누리는 존재 또한 인간이다.

따라서 ‘기술은 인간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기술을 배우기 전에 인간은 무엇이며, 무엇을 해왔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의 쓸모와 방향을 판단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이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새로운 세상에서도 자신의 삶을 잘 꾸릴 수 있다.     


인간은 한 번밖에 살 수 없다. 그런 만큼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려 하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전은 내가 아직 겪어보지 못했던 문제를 먼저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여러 질문에 부딪히고 그 답을 찾아야 할 때, 

가장 유력한 답을 제시해 주는 것 중 하나가 고전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존재다. 

무언가를 추구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내가 처한 상황이 단박에 바뀌지는 않지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진다. 

그리고 좀 더 나은 내가 되면 나를 둘러싼 상황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성장을 포기하고 꿈꾸지 않는 순간, 시간에 따라 ‘죽어가는 것’이 된다.     

사람은 기억의 존재다. 자신의 삶을 기억을 바탕으로 되돌아보고 평가한다. 


우리의 삶을 말할 때 우리는 기억할 만한 경험들로 과거를 재구성하고,

재구성된 과거를 통해 자신의 현재 의미를 부여하며 나아가 미래의 삶도 계획한다.

독서는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준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곧 그 이야기의 세계에 빠지는 것이다. 

책 읽기를 통해 수많은 세계를 경험한다.     


책 소개

『천년의 수업』 김헌 저, 2020.04.20. 다산북스, 315쪽, 16,000원. 

     

김헌-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졸업.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석,박사학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박사학위.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부교수로 재직 중.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 등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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