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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n 04. 2023

김웅철 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일본이 초고령사회라는 것 보다 한국의 노령화가 더 문제인 것 같은 생각에서다. 


성질 급한 사람이 술값 먼저 낸다고 먼저 고령사회를 겪고 있는 일본을 모델로 하여 국가든 사회든 개인이든 간에 현재 진행 중인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이 책에서 일본이 고민하고 경험하고 있는 일을 우리가 예측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지역사회의 변화는 주택에서부터 나타난다. 

도쿄 위성도시가 한참 성행 할 때 급조된 주택에 빈집이 늘고 노인들만 거주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수도권 위성도시 개발과 닮은꼴이다.      


일본에서는 그런 빈집을 활용하여 고령자를 위한 ‘홈스테이’, ‘동네 사랑방’ ‘보육원과 요양원을 한 곳’에 2025년 이른바 단카이 세대가 75세가 되는 해부터 인구 4명당 1명이 노인이라는 현실이 다가오면, 간병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65세 이상 노인을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집단이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판 고려장이다.     


일본에서는 간병 문제에 정부, 기업, 지자체 등이 연계된 제도를 실험하고 있다. 

심지어 동남아 젊은이들을 간병에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일본에 거주하면서 취업을 보장해 주는 방안도 시행 중이다. 


또한 AI 기술을 접목하여 도시에 사는 자녀가 부모의 일상생활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돌봄 로봇도 등장했다.      


또 다른 문제는 혼자 사는 노인의 ‘고독사’ 문제이다. 

일본에서는 사후 15일 이상 지나서 발견되면 ‘고독사’로 15일 이내 발견되면 ‘고립사’라고 부른다.      

2010년 보도에 따르면 매년 3만 2,000여 명의 노인이 홀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의 해결에 보험회사가 나섰다. ‘고독사 보험’ 상품이다. 

혼자 살다 죽은 노인의 장례 문제, 사후 자산관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보장이다. 


또 경비회사도 노인 혼자 사는 집에 안전 점검 집안일 돌봄서비스와 병원 함께 가기 등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으로 장례에 관한 문제도 제기된다. ‘우주장’ 캡슐에 넣어 인공위성에 실어 지구 궤도를 돌다가 50년 후에 지구에 안착한다는 상품에 일본에서 5명이 비싼 비용에도 참가했다고 한다.     


고령화에 따른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다발로 인한 면허증 반납제도, 새로운 직업으로 고령자와 함께하는 ‘트레벌 핼퍼’ 즉 여행 도우미이다. 7, 80년대 유행했던 디스코택, 다방의 부활과 편의점 등에 고령자 점원 등장이다. 


일본편의점은 한국 편의점에 없는 세 가지가 있다. 간병상담사, 성인용 기저귀, 조제약이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10만 시간”을 즐긴다. 

시니어들의 해외 유학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외국 생활과 어학 공부에 유학업계가 호황이다. 

짧게는 3주, 길게는 3개월까지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어학도 배우고 현지 문화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교통편, 호텔을 여행사에서 해주고 홀로 참가하여 단체를 이룬 사람들과 동행하는 것이다. 

단체로 행동하지만 ‘나 홀로 여행’을 최대한 살려 준다. ‘걸으면서 배우는 워킹투어’도 유행이다. 

맛집, 역사, 취미를 주제로 걷는 것이다. 고령자 맞춤형 승마에 퇴직 경주마들이 활용된다. 


‘건강 마작’도 유행이다. 돈 내기, 술, 담배가 금지된다. 

황혼 재혼도 늘고 있다. 남자 50세, 여자 45세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는 10~20%에 그친다.  대부분 각자 집을 소유하고 상대방의 거처를 오가며 생활하는‘시니어 통근 부부’ 주말만 함께 지내는 ‘시니어 주말 부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강과 취미를 함께하고 서로를 챙겨준다. 졸혼(卒婚)도 유행이다.      

각자 원하는 인생을 존중하면서 서로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도와준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거리 두기라고 말한다. ‘가정내 별거’도 있다. 

각자 고향 집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거나 자녀 집에 며칠씩 머물면서 정기적으로 부부간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데스 카페’도 유행이다. 분위기 밝은 카페에서 커피나 다과를 즐기며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이야기하는 곳이다. 여러 사람의 죽음에 관한 생각과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할 수 있게 되고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생겼다.     

이제 나도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     


책 소개

김웅철 저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2017. 10. 25. 페이퍼로드. 16,800원.

  

김웅철 - 서강대 경영학과, 동 대학원 사회학석사, 일본 게이오대학 경제학부에서 연구원 자격으로 수학, 매일경제신문 도쿄 특파원, 국제부장, 매경비즈 교육총괄부장으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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