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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n 12. 2023

김어제 지음. 『쿼런틴』

-코로나19와 생존 과정을 새긴 40일간의 기록.

코로나19가 발생하여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책의 제목 “쿼런틴 Quarantine”은 격리, 검역을 일컫는 말이다. 

14세기 유럽 흑사병이 대유행할 당시 베네치아 의회가 입항하는 선박과 선원 들을 40일 동안 격리 및 검역한 일에서 유래한 단어다.     


  이 책은 한국인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에 걸려 40일간 병원에 가지 않고 해열제만으로 이겨낸 이야기다. 미국의 의료체계와 생활상, 한국으로 귀국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기재하였다.      


  제주도에 살면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잘 느끼지 못하듯, 대한민국에 살면서 외국과 비교하여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제도를 부러워하는 첫 번째가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 그리고 저렴한 의료비다.     


  대한민국의 건강보험은 1961년 5·16혁명으로 과도 정부를 만든 당시 국가 재건회 의장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1962년 7월 사회 보장 제도를 확립하라는 지시로 대한민국 최초로 1963년 11월 사회 보장에 관한 법률과 산업 재해 보상법이 마련되고 그해 12월 의료보험법이 처음 제정되어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먹고 살기도 힘든 시절 국민이 건강을 위한 의료체계를 생각한 지도자의 현명함을 느끼는 대목이다. 

이후 1977년 7월 1일 의료 보험이 정식 시행될 때까지 현실에 맞는 의료 보험법의 초안을 잡기 위하여 당시 신현확 보건사회부 장관과 경제 기획원 남덕우 장관이 심도 있는 토론과 연구를 진행하였고 김종대 당시 보건복지부 기획 관리 실장 등에 의해 "의료 보험은 사업장 근로자부터 시행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라는 기본 내용을 완성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이 선진국이 세계 최강국이지만, 돈이 없으면 병원에 갈 수 없다. 미국인이 파산 1위가 의료비가 원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세계가 부러워한다. 이 책의 작가도 남편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병원에 갈 수 없었다. 마트와 약국의 물건도 사재기로 인해 부족하다. 약을 사러 갔지만, 품절이다. 세계 제일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실정이 이렇다. 우여곡절 끝에 귀국했지만, 남편은 확진이 되어 격리와 치료 기간을 거친다.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를 여러 번 흔들었다. 인류는 삶과 문화가 새롭게 바뀐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진화해 왔다. 코로나19도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방식을 바꾸게 만들었다.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하는 미국에는 다양한 종교 공동체가 있다. 이들은 고대의 경전과 규율을 맹신하여 백신과 마스크,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거부한다. 자기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가 됨과 동시에 다른 공동체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반면 소득 수준이 낮고, 노동 계층과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은 감염이 정도가 극심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데 전염병이 돈다고 일을 포기한 채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건강이 걱정되지만,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일을 전문가들이 예측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하지만, 그것을 실행할 권력은 없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정보를 하나로 모으고 각 부처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중심이 없으면 아무리 잘 준비된 의료체계가 있어도 소용이 없다. 의학, 약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공중보건학, 통계학, 행정학 등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을 합쳐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코로나19가 끝나고 후유증을 대비해야 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책 소개     

쿼런틴-코로나19와 생존 과정을 새긴 40일간의 기록. 김어제 저. 2020.09.07. 마음의숲. 314쪽.


김어제 – 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 졸업, 뉴욕에 살고 있다. 인터넷에 '어제'라는 이름으로 브런치에 음식과 요리에 관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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