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서조 Jul 08. 2023

신재현 지음.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책 제목이 요즘 모 방송국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 제목과 같아서 참여한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나는 선조가 약 600여 년 전에 제주도에 입도한지 20대가 된다. 대대로 제주도에서 나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내가 느끼는 제주도와 외지에서 와서 사는 사람이 느끼는 제주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해서 읽었다.     


저자는 서울에서 부부 교사로 생활하며, 제주도에 자주 여행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제주도에 살고 싶어서 결국 제주도에서 임용고사를 보고 이주했다. 그리고 제주도에 살면서 느낀 점을 책으로 썼다.      

처음에 성산읍에 살면서 공항도 멀고 생활하는데 힘들어서 제주시가 가까운 애월 타운하우스로 이주했다고 한다. 언제 제주도로 이주했는지 정확한 날짜가 없지만, 유추해보면 3년 정도 된 것 같다. 사람이 새로운 곳에 이주해서 정착하여 적응하는 시간이 일반적으로 3년은 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제주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에서 부부가 공무원 그것도 교사로 재직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제주도는 대기업이나 큰 공장 같은 대규모 사업장이 없다. 그래서 한정된 일자리 때문에 취업이 힘들다. 제주도에서 제일 좋은 일자리라고 하면 공무원을 꼽는다. 보통 외벌이 공무원만 되도 주위에서 부러워한다. 그런데 부부가 공무원이면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특별한 대우? 를 받는다. 저자는 부부가 초등교사이다. 맞벌이 공무원으로 생활에 일단 경제적인 애로사항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애로가 없기 때문에 제주 생활이 낭만적일 수도, 즐거울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제주도에 살면서 제일 첫 번째 문제가 좋은 일자리와 수입원이다.     


제주도는 척박한 땅이다. 지금은 관광 산업이 번창해서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지만, 예전 6, 70년대는 오로지 밭에서 나는 보리와 고구마가 주요 수입원이었다. 경제적으로 고단한 것도 문제지만,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제주도에서 벌어진 정치 상황과 특히 많은 피해를 입은 4.3사건은 제주 사람들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경계심이 많고,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의 글 중에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차박하는 이야기가 있다. 낭만적인 것 같지만 나이가 든 제주도 사람에게는 경치 좋은 곳이 아픈 상처의 장소인 경우가 많다.      


저자는 애월에 있는 ‘타운하우스’를 임대해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주거지는 대부분 타 시도에서 제주도에 임시 와서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과 교류는 제주 사람과 교류가 아니다. 제주도도 많이 변했다. 1980년대 이전과 이후는 같다고 보지 않는다. 고향에 가도 예전 동네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어쩌다 아는 사람을 보면 외국에서 만난 것처럼 반갑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주도에 관광하고 한 달 살이, 일년살이 등 제주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주도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그 제주도가 아니고 생소한 곳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 생각일까? 이 책을 읽고 저자 개인이 느끼는 제주도에 관한 감정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책 소개

신재현 지음.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2021.10.05. 처음북스. 259쪽. 15,000원.     

신재현.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 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전공.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 작가로 등단. 제주도 애월에 살며 초등학교 교사.          



매거진의 이전글 김서영 지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