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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06. 2023

김서영 지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잠을 자는 동안 ‘꿈’을 꾼다. 

꿈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현실과 다르게 진행될 때가 많다.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사고, 이빨이 빠지는 꿈을 꾸면 나쁘다는 속설도 있다. 


그러나 ‘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해서 나를 알아내는 연구를 한 사람이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의사이며 과학자다. 그는 정신분석학을 연구했다. 정신분석을 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저자는 “꿈의 해석의 목표는 우리가 꿈을 이루는 것,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꿈은 남이 꾸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꾸는 거다. 

내 미래의 꿈도 마찬가지다. 남이 결정해 줄 수 없다. 둘 다 내가 꾸는 꿈이다.      

꿈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재료로 사용한다. 


꿈의 해석은 나 자신의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기억에 남는 꿈을 적어서 분석하면 자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러면 내가 언제 기쁜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왜 좋아하고 왜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     

꿈에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죽어서 너무나 슬펐다면, 상식적인 해석은 그 사람이 죽을까 봐 두려웠다. 라는 것이지만, 정신분석학에서는 슬픔이라는 정서가 진짜 내용을 감추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좀 사라져 버렸으면.’하고 바라는 마음이 꿈에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속마음을 가리는 것이다. 이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충돌로 일어난다.     

모든 꿈에는 소원과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온다. 내가 언젠가 했던 일, 들었던 말, 만난 사람, 느꼈던 감정이 무의식 속에 잘 새겨져 있다가 합쳐져서 꿈이 만들어진다. 꿈의 내용은 언제나 하나의 기억이 다른 기억으로 이어지면서 생성된다.     


책을 이해하는 방법 또한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싫고 좋고 기쁘고 화나는 내용이 나온다. 

이런 대목을 견뎌내고 나면 우리 마음에 그 책의 어떤 이미지가 남는다. 그리고 자신의 고유한 방식으로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내 일부가 되니 책은 나를 바꾼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만나고 그것을 매개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면 내 삶에 변화를 불어넣는 방식이다. 

책을 읽는 작업은 매번 박진감 넘치는 모험이 될 수 있다. 그전과는 전혀 다른 내가 매 순간 태어날 테니까.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은 분석심리학을 창시했다. 

그는 무의식 속에 우리를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신화적인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무의식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방향이 틀렸을 때 우리에게 꿈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 준다.     


‘꿈의 해석’은 프로이트가 ‘의식’ ‘전의식’ ‘무의식’이라는 정신의 구조를 처음으로 이론화한 책이다. 

의식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편안하게 알고 있는 영역이다. 


전의식은 조금만 노력하면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는 영역이다. 무의식의 영역은 그보다 깊은 층위를 말한다. 무의식은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이 자국으로 남아 있는 곳, 한번 새겨지면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무의식 속 기억들이 조합되는 경우의 수는 무한하다. 우리의 의지로써 기억하고 싶은 걸 기억하는 게 아니라 무의식과 의식의 상호 작용 속에서 받아들여진 것을 감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연상이라고 해도 의식은 무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연상을 진행할지 결코 알지 못한다. 

우리는 특정 기억이 특정 방식으로 연결되어 나오도록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없다. 


무의식을 분석하지 않고 내가 진정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불만이 가득한데 의식적인 차원에서는 계속 미소를 짓고 있다면 나는 행복하지 않다. 


내가 끝까지 의식의 편만 들면 무의식의 진실은 다른 경로로 말한다. 그게 바로 ‘증상’이다. 몸이 말을 한다. “나 지금 괴로워” 무의식의 이야기는 또 다른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 말실수가 그중 하나다. “아, 실수!”라고 얼버무리지만, 사실 그 실수 속에 진실이 담겨 있다. 장난을 치다가 정말로 불같이 화를 내는 경우도 내가 조절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내 무의식에서 솟아오른 것이다. 무의식이 진실이 나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 그래서 창피한 모습은 가리려고 한다. 

내가 눈치를 보는 내 안의 나를 ‘이상적 자아’라고 한다. 우리는 이상적 자아의 눈치를 보면서 외적 기준에 맞추어 나 자신의 이미지를 다듬게 된다. 꿈도 이런 경향을 그대로 반영해서 꿈 작업을 한다.   

  

프로이트는 “꿈 작업만이 꿈의 본질”이라고 한다. 꿈 작업은 꿈 사고에서 꿈 내용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반대고 꿈 분석은 어떤 꿈 작업에 의해 꿈 내용이 나타났는지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 끝에서 우리는 꿈 사고, 즉 무의식의 진실을 만난다.      


꿈이 표현하는 방식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언어’다. 프로이트는 꿈 사고가 꿈 내용으로 변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이 언어라고 설명한다. 꿈이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흔한 놀이가 바로 언어유희다.

꿈에 카페라테가 나왔다면, 왜 아메리카가 아니고 카페라테일까? 카페라테에는 우유가 들어있다. 우유는 모유, 어머니와 관련될 수 있다. 꿈속의 라테는 어머니와 관련된 단어일 수 있다. 소통이 모든 방식은 똑같이 분석할 수 있다. 제일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이 가장 자주 반복하는 단어를 찾는 것이다. 반복되는 단어를 토대로 우리는 그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단어의 표현 방식 또는 구성 방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 삶의 마음속 사고를 이해할 수 있다. 이미지나 형상에 대한 분석이라도 구체적인 분석은 항상 언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무의식에는 표상들이 들어있다. 억압된 표상들이 압축과 전치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마음을 찌르는 괴로움이 밀려오는 것도 괴로운 기억과 관련된 표상이 의식 속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한 것들은 모두 표상으로 무의식 속에 남는데, 여기에는 억압된 표상들과 그렇지 않은 표상들이 섞여 있다. 무의식의 내용은 표상들이고, 그 표상들이 의식의 단어와 연결되면서 그 존재를 드러낸다. 무의식 속에 있던 덩어리들 가운데 어떤 것이 의식의 단어와 연결되어야 우리가 그 표상을 인식할 수 있다.     


이 책은 “내가 잘하는 것, 내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것, 내게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걸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의식의 진실을 이해하여야 한다. 무의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정성껏 내딛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우리 머릿속에 입력하는 정보의 양만큼 우리의 세상이 만들어진다. 무엇을 얼마나 입력하느냐에 따라 세상의 크기가 달라진다. 어디에 무엇이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면 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움직였던 미세한 자극을 포착한 뒤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답은 오직 나 자신이 내면에서만 찾을 수 있다.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서는 내면으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 꿈 분석은 그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다.     


책 소개

김서영 지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2014.12.15. ㈜사계절출판사. 296쪽. 13,800원. 

  

김서영.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영국 셰필드대학교 정신과 심리치료연수센터에서 정신분석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광운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라캉일기’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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