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노엘라의 그림과 음악의 콜라보
꼭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우연히 선물로 받고 읽게 됐다.
예술은 무엇인가. 미술? 음악? 인간은 미술과 음악 없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의식주가 변변치 않았던 시대부터 인간은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배부르고 편안하면 될 것 같은데 왜?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을까?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이런 의문이 생겼다.
작가는 5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14살에 미국에 음악 유학 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느낀 것을 책으로 표현했다.
내가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일응 그렇구나, 하는 느낌도 있다.
외국의 화가와 음악가만 사례를 들고 있어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감정에 대한 사례가 없음이 아쉽지만 뭐, 예체능이 세계 공통의 언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잘 몰랐던 화가와 음악가에 대해 알게 된 것이 기쁘다.
음악과 미술을 연결하여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작가의 감성이 느껴진다.
이 책은 옆에 두고 계속 읽어야 하겠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그림과 음악은 이렇듯 통하는 것이 많다. 종종 함께 보고 들으면 감정이 배가되는 것을 발견한다.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은 붓 터치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모네의 그림은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화성과 허공에 떠다니는 듯한 음표들로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드뷔시의 음악을 연상케 한다. 표현주의 화가 뭉크의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 터치 또한 표현주의 음악가 쇤베르크의 말하는듯한 창법이나 12 음계 등을 통해 그 공통된 느낌을 찾을 수 있다.
나는 ‘예술가’라는 직업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예술‘적’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의 조각들이 모여서 사랑이 된다.
무언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그것이 사람이든, 사랑이든 아니면 시간이든 참으로 슬픈 일이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때, 꿈에 빠져들고 싶을 때, 그리고 꿈에서 깨기 싫을 때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듣고는 한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요정과 여신이 사는 환상의 세계를 거닐고 있는 것만 같다.
브람스 현악 6중주 1번 2악장을 듣는다.
클라라의 마흔한 번째 생일에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를 위해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선물로 주었다는 곡, ‘브람스의 눈물’이라는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이루지 못한 사랑에 아파하는 브람스의 심정을 느낄 수 있다.
거의 모든 예술은 인간의 근원, 인간의 본질, 인간의 내면을 찾아 표현하려고 한다. 그중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성적 욕구일 것이다. 성욕은 모든 인류 탄생의 근원이 아니던가?
클림트와 시마노프스키의 작품은 위선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인간의 본능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관능과 환락의 세계를 보여준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느끼고 고뇌하는, 아름답고 진실된 사랑의 참모습이 아니었을까?
프라다 칼로는 뒤 프레와 마찬가지로 평생 고통 속에서 인생을 보낸 화가다. 18세가 되던 해 그녀는 극심한 교통사고를 당한다. 척추, 쇄골, 갈비뼈, 골반이 부러지고 오른쪽 다리는 열한 군데가 골절되었으며 오른쪽 발은 짓이겨졌다. 쇠파이프는 그녀의 복부와 자궁을 뚫고 나갔다.
슈베르트는 “우리는 행복이란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상 행복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간과 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육체에 의한 유한한 삶에 있다. 세상의 모든 동물은 육체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육체는 언젠가는 늙어 죽게 되어 있다. 영원히 살 수 없는 인간의 몸. 육체를 벗어나서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인간, 따라서 인간은 수많은 시대를 거치면서도 항상 같을 것을 염원한다. 육체에 갇힌 영혼의 자유를 말이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6번 Op.135의 마지막 악장의 악보에는 다음과 같은 의문의 문구가 남겨져 있다. “어려운 결심, 꼭 그래야만 하는가? 꼭 그래야만 한다! 꼭 그래야만 한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혁명은 자신에 대한 혁명일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이기기 힘든 상대는 자신이라고 하지 않던가? 내 안에 혁명의 용기가 필요할 때 다짐해본다.
우연, 우리가 우연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것들은 우연이 아닌 평소 우리의 생각으로 인하여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일 수도 있다. 진정으로 원하고 그리면 이루어진다. 무의식의 세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무의식 속에서 우연을 끌어내고. 우연은 필연이 되고 필연은 운명이 된다.
무엇이 진정 ‘잘’사는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며 예술적인 것일까? 대답은 아마도 ‘진실할 때’가 아닐까. 진실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든 진실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아는 것만이 인간에게 올바른 힘을 부여해준다.
예술을 다음과 같이 정의 내려 보았다.
창조의 예술 : 없었던 것을 있게 하다.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다.
인내의 예술 :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다. 인간 내면의 본질을 끌어내다.
공감의 예술 : 깊이 생각하고 느끼게 해 감동을 준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어 삼위일체를 이루어낸다면 최고의 예술이 되지 않을까? -2권에서 계속.
책 소개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2, 노엘라 저, 2010. 3. 22. (주)백도씨, 13,800원,
노엘라 -5세 바이올린을 시작, 14세 미국 세인트 폴 학교 와 Peabody 예비학교를 거쳐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학, 석사학위,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취득. ‘주간한국’에 칼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