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 원작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작품을 썼고, 전 세계 수많은 언어로 여러 차례 번역되었다. 미카엘 카코야니스가 영화화했다.
이 책은 30대의 화자(작가)가 크레타섬에서 갈탄광을 하면서 조르바를 만나 겪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화자는 책 속 진리에만 갇혀 있는 사람이다. 조르바는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고 초인적인 춤과 노래 악기, 온갖 모험을 즐기는 반대되는 두 사람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오랜만에 소설의 문장을 음미하며 읽었다. 대화, 그리고 화자의 독백 등을 통해 삶과 죽음 사랑, 종교 어디서나 존재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성찰하고 문제를 제시한다. 한 번 읽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조르바는 먹고 마시고, 춤추고 사랑하고 산투리를 연주하며 단순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단 한 가지는 ‘여자’다. 그에게 여자는 악마의 화신이요, 남자를 유혹하는 사이렌이요, 연약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존재다.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한 참 모자란 여성편력을 아쉬워하지만 화자에게는 따라 할 수 없는 해방된 존재인 것이다.
1943년 작품인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자극적이고, 화려한 색채와 눈을 자극하는 문구들이 판치는 단편적인 정보 홍수 시대에 적응하기 어려운 구(?) 시대 인물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고 오랜만에 종이 속의 활자에서 상상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여자가 원하는 건, 자기를 보는 남자가 자기를 원하는 겁니다. 여자가 원하는 건 오직 그것뿐이니까 그렇게 해줘야 하는 겁니다! 여자는 신비 그 자체고, 여자에게는 절대 아물지 않는 상처가 하나 있습니다. 다른 상처는 다 아물지만, 이 상처만은 절대 아물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아물지 않아요.
왜 조물주께서 우리에게 손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손을 내밀어 잡으라고 손을 주신 겁니다! 그러니 잡아요! 살면서 수많은 여자를 봐 왔지만, 그 빌어먹을 과부만 한 여자는 없습니다. 조르바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산다는 게 곧 말썽이요 골칫거리입니다. 죽으면 골칫거리가 없어지겠지요. 살아 있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요? 허리띠 풀어놓고 골칫거리 만들어내는 게 곧 삶이에요!”
시간의 주기적 리듬, 무한히 계속되는 생명의 윤회, 태양 아래서 차례로 바뀌는 대지의 네 얼굴, 유한한 삶, 그리고 언젠가는 흙 속으로 돌아가게 될 우리, 모두는 오직 한 번밖에 살 수가 없다. 다른 삶은 없다. 그리고 이 삶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즐길 수 있는 곳은 오직 이곳뿐이다. 영원히 다른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먹는 음식으로 무얼 하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게요. 어떤 사람은 먹은 걸로 비계와 노폐물을 만들어내고, 또 어떤 사람은 그걸로 일과 즐거움을 만들어내지요. 신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고요. 그러니까 인간은 세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재형 옮김, (주)문예출판사, 2018. 5. 30. 12,000원
니코스 카잔차키스 : 현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1883년 크레타 섬의 이라클리오에서 출, 터키 지배하의 크레타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 전쟁을 경험하였다. 아테네대학에서 법학을 공부, 파리 유학 베르거송과 니체의 철학 공부 1912년 1차 발칸 전쟁 때 육군에 자원입대 1917년 크레타섬에서 조르바의 모델이 된 요르기오스 조르바와 함께 탄광 사업 1957년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을 다녀온 후 백혈병으로 사망.
이재형 ; 한국외국어대 프랑스어과 박사, 프랑스에서 머무르면서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