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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25. 2023

김홍 지음. 『엉엉』

젊은 사람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오늘의 젊은 작가 39》 - 〈당신이 소장해야 할 한국문학의 새로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 하나다.     


제목이 ‘엉엉’이라서 사람이 우는 소리, 의성어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난해한 내용의 소설은 처음이다. 다 읽었지만, 줄거리를 요약할 수도,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제 퇴물이 맞다. 한 권의 소설을 읽고 내용을 이해는 커녕 줄거리도 모른다는 것은, 현재와 완전히 격리된, 시대에 동떨어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용은 주인공 화자의 ‘본체’가 떨어져 나가서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온다. 본체는 본체대로 화자는 화자대로 따로 존재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이 책을 읽어도 내용을 알 수 없는 이유이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과 상상 속에 일어나는 일들이 뒤섞여 있다. 유명요리사가 등장하고 유튜브와 블로그, 대통령선거, 인수위원회, 대형교회의 비리 등등 현실적인 뉴스 속 이야기와 ‘나’와 분리된 ‘본체’가 따로 놀다가 어느 날 봄비가 너무 오래 오는 이유가 ‘나’의 울음 때문이라는 사정당국의 판단과 울음을 그치겠다는 서약이 등장한다.      


대통령선거에 줄을 잘 못 서서 좌천된 공무원 이야기, 경찰의 피의자 신문조서, 쿠팡 배달원, 일용직 근로자의 직업병이 진지하게 전개되다가, 국가시스템인 주민등록전산본부가 비로 인해 침수되어 복구 불능이 되고 새 정부는 ‘이참에 전 국민 주민등록증을 갱신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쿠팡’ 대표의 이름 ‘김범석’으로 새 이름을 갖는다.      


책 뒤쪽에 있는 강보원(시인, 문학평론가)의 ‘미래가 너무 가까이 있다’ 제목의 평론을 읽었지만, 평론 역시 내가 이해하기는 역부족이다.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알 수 없다. 젊은 사람과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소설을 읽고 좌절을 느낀다.      


책 소개

김홍 지음. 『엉엉』 2022.10.28. ㈜ 민음사. 230쪽. 14,000원.

     

김홍. 1986년 서울 출생.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설집 『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장편소설 『스모킹 오레오』가 있다.      


#엉엉 #김홍 #민음사 #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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