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페팽의 소설 '기쁨'을 읽고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샤를 페팽'

by 안서조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이자 인기도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 카피에 ‘프랑스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스타 철학자 샤를 페팽’이라는 글귀가 있어서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살인하고 장기수로 복역하는 남자가 재판을 받는 과정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타인의 생각을 유추한다.

그리고 코드가 맞으면 친밀감이 생기고, 말벗이 되고 술친구가 되는 관계가 발전한다.


이 책의 주인공 ‘솔라로’는 조그만 기업을 운영하는 평범한 시민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행복하다.

사업이 부진하고 엄마가 말기 암에 걸려 병간호를 하는 과정도 행복하다.

“평생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없어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들에 속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뿐이지 아무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처럼 머릿속에 떠오른 온갖 상념에 빠져 지냈다.

만일 내가 시각장애인이 된다면? 갑작스럽게 세상을 볼 수 없게 된다면 그래도 이렇게 세상을 사랑할 수 있을까? 흔히 말하는 것처럼, 볼 수 없기에 그만큼 더 예민하게 다른 감각으로 느낄 수 있을까?


내가 언어장애인이 된다면? 청각장애우가 된다면?

그렇다면 그중 어떤 쪽을 선택하게 될까?

그러니까 시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 중에 선택한다면?

내가 교도소에 가서 독방에서 몇 년을 보내야 한다면 지금 바람을 느끼며 행복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곳의 바람을 맞으며 좋아할 수 있을까?

교도소에서 내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바로 그런 질문들을 한다는 것이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다.


각자의 편견에 눈이 가려진 듯 하나같이 편협한 시선으로 전부 이야기된 마당에 뭘 덧붙이겠는가?

‘솔라로’의 독백이다. 내 생각이 이미 정해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나의 틀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 인간이 속성인 것 같다.


요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토론회를 보면서 그런 생각한다. 각자 자기 생각을 말하고 내 생각과 다른 말이면 공격을 한다. 다수가 지원하는 말이 정의가 되고 옳음이다.


아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도 모든 아버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언젠가 때가 되면 다들 의아해하는 것, 도대체 내 아들이 누구인지….

그렇지만 아마도 그것이 바로 아버지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사랑하는 것, 진심으로 사랑하는 걸 배우게 된다.


진실한 사랑은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도 사랑해주는 것이니까.

그는 행복한 바보도 아니고 무책임한 마약중독자도 아니다. 제대로 말하고 사고할 수 있다.

자신이 한 행동과 말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가 생각하는 방식이 사회에 위협이 된다.

최악은 그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는 데 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금지한 것들이 존재하기에 사회는 존립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 일에 대해 전혀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그는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는 듯 모든 걸 받아들이고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 경제적 곤경, 법적 소송, 자기가 죽인 남자, 심지어 친구의 자살에도 모든 것을 수긍하고 받아들인다는 것. 이런 태도는 결코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이 살아간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으면서 전혀 불편하지 않은 사람.

자기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꼭 주입하게 시켜야 하는 사람.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등

어쩌면 모두가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쁨. 샤를 페팽 저. 김미정 옮김. 2016.09.22. 너 캐 책자. 201쪽 12,000원.


샤를 페팽 : 프랑스 국립 정치학교와 국립 고등상업학교를 졸업. 도뇌르 고등학교와 파리 정치대학에서 철학을 강의. [세계철학 백과사전] 등 저술.


김미정-이화여자대학교 불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번역학과 졸업. 번역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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