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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Nov 01. 2023

『레이크 사이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일본추리소설

제목 ‘레이크 사이드’는 호숫가, 호수 주변 정도의 뜻이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2002년에 발간된 이 작품은 2005년 일본의 국민 배우 야쿠쇼 코지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었다.     


줄거리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네 가정이 여름방학을 맞아 호숫가 별장에서 특별 과외를 하는 도중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사건의 범인은 아이 네 명 중 하나인데, 그 범인이 자기 자식일 수 있다는 생각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부모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재혼 커플의 아버지가 나타나서 사건의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가 발생한다. ‘입시’라는 사회 문제를 살인사건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으로 일본에서 주목을 모았다.      


대한민국에도 자녀 입시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조국사태’ 메스컴을 타고 있는 유명 인사의 자녀로부터 소시민 부모의 자녀들은 학원비 부담으로 가계가 휘청인다. 또한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청문회장에서 낙마하는 것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작가는 묻는다. 자녀의 일에 어디까지 관대할 수 있는가. 자녀가 살인을 저질렀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설 속의 주인공 ‘슌스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아내가 데리고 온 아들 ‘쇼타’에게 아버지로서 부정父情을 느낀다. 아내에게 말한다. “나도 같은 죄를 저질렀어. 만약 쇼타가 한 짓이라면 그건 나 때문이기도 해. 그러니 녀석의 인생에 상처를 주는 일만은 반드시 막아야 해.” 그리고 그 사건에 공범이 된다.    

  

아이의 좋은 중학교 입시를 위해 부모는 헌신적으로 노력한다. 아버지들은 돈을, 어머니는 정조를 바치면서 합격하기를 바란다. 부모의 약점을 이용한 범죄가 발생한다. 구조적으로 ‘갑’인 그들은 학원강사, 학교 교사, 직원 등의 지위를 가지고 ‘을’인 학부모를 마음껏 유린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도 입시 비리와 관련해서 학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탈세와 부정 시험문제 유출 혐의로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는다는 보도가 있다.


정당한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하기보다 내 아이는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이에게 잘못된 행태를 보여주는 것을 ‘아이를 위해서’라고 합리화한다. 그러나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가 온전할 수 있을까?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 떠오르는 말이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람의 언행에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는 생각을 한다. 특히 자녀 앞에서는 더 조심해야 한다.


책 소개

『레이크 사이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2023.08.28. 대원씨아이(주). 307쪽. 16,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1958년 오사키에서 태어나 오사카부립대학 전기공학과 졸업. 1985년 『방과 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제26회 사바타렌자부로상 등 수상. 작품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교통경찰의 밤』 등이 있다.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졸업.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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