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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r 26. 2024

『2029 기계가 멈추는 날』

게리 마커스·어니스트 데이비스 공저

이 책의 부제목은 〈AI가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은 정말 오는가〉이다.

AI에 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요즘 ChatGPT 등 인공지능이 부상하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은 AI가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듯하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관해 전문 연구를 해오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르다.


이 책의     

저자들은 “AI의 전환점은 2012년에 일어난 딥러닝의 재탄생이 아니라 상식과 추론 영역에서의 ‘딥 언더스탠딩’, 즉 심층적 이해에 대한 문제의 해결점이 보이는 순간이다. 기술의 변혁은 1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지만, 추론과 상식적 가치관, 건전한 엔지니어링 응용에 토대를 둔 ‘인간이 신뢰할 수 있는 AI’로 탈바꿈할 때야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공지능 AI가 집안일을 하고 고령자를 돌보고 하는 공상영화와 같은 일은 현재까지 전혀 이루어진 것이 없다.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딥러닝,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것은 아직은 영화 속 이야기라고 한다.     


지난 20년간 우리는 많은 기술적 진보를 경험했다. 대부분 빅데이터 세트 기반의 머신러닝 형태였다. 음성 인식, 기계번역, 이미지 레이블링과 같은 영역에서 발전했다. 이미지 레이블링과 영상 레이블링의 최첨단 기술은 계속해서 진보하고 챗봇의 기능 역시 점점 나아질 것이다. 물건을 집어 들거나 움직이는 로봇의 능력도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야생동물을 추적하거나, 여진을 탐지하는 데 딥러닝을 이용하는 등 사회적으로 유용한 응용 프로그램들도 점점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컴퓨터가 인간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면, 미래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컴퓨터는 지금보다 훨씬 더 사용하기 쉬어질 것이다. 더 이상 도움말 메뉴를 세세히 읽거나 키보드 단축키를 외우지 않아도 된다. 현재 컴퓨터로 하고있는 모든 지루한 업무는 훨씬 간단하게 자동으로 처리 가능하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평범한 인간 수준의 이해력을 기계에 주입하는 기술이 확장된다면, 기본적인 상식을 넘어 과학자나 의사 등 인간 전문가에 필적하는 전문지식을 가진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지금부터 수십 년 후 이런 수준의 딥 언더스탠딩에 이르면 기계들은 전문적인 수준의 의료 진단을 하고 법률사례 및 서류를 이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가르치는 등의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은 모든 분야에서 똑같은 속도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전문가 수준의 딥 언더스탠딩을 먼저 구현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정량 과학 분야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는 반면, AI는 다른 분야에 비해 유아기적 단계에 이르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범용지능을 가진 AI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대단히 어렵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은 실현될 것이다. 목표를 향한 진전을 이루는 가장 좋은 길은 빅데이터와 딥 러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존에서 벗어나 새롭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의 AI, 즉 세심하게 설계되고 가치관, 상식, 세상에 대한 ‘딥 언더스탠딩’을 부여받고 나오는 AI를 지향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초기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기술이었다. 그러나 막상 오늘까지 이루어진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1950년대 마빈 민스키 같은 선구자들은 AI의 모든 문제가 20세기 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 뒤로 50년이 흘렀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2002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까지 “AI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대단히 낮다. 인간의 지능과 같은 ‘유연성을 갖춘 다목적 인공지능’에 이르는 길은 멀다. 엄청난 양의 기초적 진전이 필요하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AI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이유는 언론보도가 대단치 않은 진전도 패러다임의 대전환인 양 AI의 능력을 과장하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15일 〈뉴스위크〉는 “인간을 능가하는 로봇의 일기 능력,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했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는 연구에 로봇이 관련되어있지도 않았으며 그 시험은 읽기 능력의 아주 작은 한 측면만을 측정했을 뿐이다. 이해력에 대한 철저한 테스트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고 실제로 위험에 빠진 일자리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리바바가 만든 프로그램이 독해의 몹시 제한적인 한 측면을 평가하는 특정 테스트에서 약간의 진보를 이뤄낸 것뿐이었다.      


인간의 정신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이 AI 연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다. 어린아이는 새로운 개념을 흡수하고 이해하는 역량에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기계보다 훨씬 앞서 있다. 전문가들은 컴퓨터를 어느 한 측면에서 ‘초인간적’이라고 묘사한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다섯 가지 근본적인 측면에서 앞서있다. 인간은 언어를 이해할 수 있으며,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엄청난 데이터가 없어도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배우고, 불완전하고 심지어 일관되지 않은 정보들 가운데서 추론을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기존의 AI 시스템은 인간을 능가할 가능성이 없다.      


추론하고 언어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인간과 같은 유연성을 갖춘 기계를 원하면 우선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정신이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 무엇 인지를 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 그 이후에야 이런 문제와 정면으로 부딪침으로써 깊이 있고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책 소개

『2029 기계가 멈추는 날』 게리 마커스·어니스트 데이비스 공저. 이영래 옮김. 2021.06.25. ㈜비즈니스북스. 408쪽. 19,800원.

   

게리 마커스 Gary Marcus. 뉴욕대학교 심리학, 신경과학 교수. 로버스트닷 창립자 겸 CEO. 햄프셔대학교에서 인지과학으로 석사학위, MIT 대학교에서 뇌과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마쳤다. 1996년 전도유망한 젊은 심리학자들에게 수여되는 로버트 판츠상 수상. 저서. 『클루지』, 『마음이 태어나는 곳』 등.     


어니스트 데이비스 Ernest Davis. 뉴욕대학교 쿠란트 수학연구소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고 있다. AI의 상식적 추론 영역에서 세계적이고 독보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저서. 『상식적 지식의 표상』     


이영래.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졸업.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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