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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pr 05. 2024

『묻지마 돈 봉투! 왜?』

〈그 진실과 거짓의 싸움〉조덕중 지음

이 책의 부제목은 〈그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다.     

저자는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은행,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돈에 관한 전문가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오만원권 지폐를 신권으로 바꿔야 한다. 그 이유는 회수되지 않고 숨어있는 130조 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130조 원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는 현실이 대한민국 발전을 저해하고 미래세대의 희망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인 것은 ‘양극화, 저출산’이 원인이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00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2050년이면 소멸할 국가 1순위라고 전망한다. 왜 돈을 쏟아부었는데, 개선되지 않을까? 원인은 부패카르텔로 인한 부정한 돈이 부패 저수지에 고여있다. 탈세와 범죄를 위한 검은돈으로 정치, 사회, 문화, 사법 등 각계각층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고액권과 관련한 문제로 이 세상에 납득이 안 되는 일이 있다. 원인과 결과를 있는 연결고리가 명료하지 않은 일이다. 그 뒤에는 눈에 안 보이는 돈이 있다. 요즘 드러난 민주당 전당대회, 화천대유 대장동 등 의혹 뒤에도 검은돈이 도사리고 있다.      


화천대유가 그 주인에게 473억 원을 장기대여 했다. 그중에 수십억을 현금으로 빼갔다. 모두 5만 원 권으로. 성남시 일대 은행 지점들이 난리가 났다. 5만 원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회사에서는 일반 국민이 현금 1천만 원 이상 인출 할 때 이유를 묻고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한다. 금융정보분석원이 경찰에 통보했지만 6개월 뭉갰다. 대장동 사건이다. 요즘 현금 거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2017년에 전 국민은 463조를 신용카드로 썼다. 2021년에는 605조로 점점 카드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5만 원권 지폐를 싹 쓸어간 화천대유는 어디에 그 돈을 보관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재판은 3년 넘어 지지부진하다. 일반 서민 같으면 벌써 교도소에 갔을 터인데.     


라임 사건의 피해자는 9천9백억을 날렸다. 주범이 잡혔다. 5만 원권 60억 3천만 원도 함께 몰수되었다.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추징금도 769억 원이다. 공범도 징역 15년과 벌금 40억 원이 선고되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실 직원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압수한 60억 말고 나머지 수백억 원은 어디에 있을까?     


현금은 익명성이 높다. 특히 고액권은 돈세탁이나 탈세 등에 쓰이기 쉽다.

2007년 멕시코는 마약 조직을 적발했을 때, 아파트에서 2억 불의 미 달러화가 나왔다. 영국은 500유로 지폐 가운데 90%가 범죄 조직에 의해서 반입된다. 자금세탁대책 국제기구 FATF는 모든 나라에 고액권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고액권(오만 원권)은 인터넷 도박, 마약, 매춘, 증여, 상속, 매출의 탈세, 상납, 뇌물, 로비 자금과 이런 범죄의 증거를 인멸하고 법망을 빠져나가는 비용에 사용된다. 출처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라임사태 주범을 보석한 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현금 55억 원을 캐리어에 담아 도피하려다 잡혔다. 판사는 어떤 기준으로 보석했는가? 혹시??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최소 679원 원을 횡령하여 특정경제처벌법으로 68년 형, 공범을 해외 도피시키고 이의 도피를 돕고 자신도 도피한 주범은 극형은 불가피하다. 그를 보석한 판사를 당장 구속해야 한다. 고교 동문을 알려진 판사, 변호사 등을 그 도피 공범으로 처벌하라. 판사와 함께 영장 전담이었던 판사도 그의 대포폰 추적 통신 영장을 기각하고 그의 1차 구속 영장을 기각해 도피에 영항을 주었다. 이들을 직무유기,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특경법과 뇌물죄, 청탁금지법 등 위반으로 엄중 처벌해야 한다.”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범인과 변호사, 판사가 모두 공범인 세상이다. 이런 구조를 척결해야 한다.     


2023년 11월 우리나라 화폐는 181억 원이 발행되었다. 지폐 총매수는 67억 장이다. 이 중 5만 원 권이 32억 장이다. 전체의 48%이다. 만 원권 16억 장, 5천 원권 3억 장, 천 원권 16억 장이다. 5만 원권은 국민 한 사람당 평균 62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5만 원군을 이명박 정권에서 35조, 박근혜 44조, 문재인 정권 때 71조 원이 늘어났다. 현 정부에서는 20개월에 10조 원이 늘었다. 5년 임기로 치면 30조 원이 될 것이다. 전 정부에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2012년부터 10년간 국민소득은 50%가 늘었는데, 같은 기간 통화량은 107%가 늘었다. 카드 결제 등 디지털 결제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이 아주 많이 늘었다. 5만 원권은 2장 중 1장이 회수되지 않는다. 회수율은 문 정권 끝 해인 2021년 17.4%로 사상 최저였다. 여섯 장을 찍어내면 다섯 장은 회수되지 않는 셈이다. 정권 말기에 누가 그 많은 5만 원권을 꼬불쳤을까?      


미국의 100달러 지폐의 환수율을 70%대이다. 유럽의 500유로 지폐의 환수율은 90%이다. 외국도 고액권이 있지만 우리와 실정이 다르다. 2022년은 문재인 정권이 4개월, 윤석열 정권이 8개월이었다. 2022년 5만 원권 회수율은 56.5%로 사상 최고였다. 윤 정권 이후 5만 원권이 회수되고 있다.      


우리나라 5만 원권 환수율이 19.4%까지 내려갔다. 대장동 사건이 터진 2021년이다. 100달러나 500유로 환수율은 70~80%이다. 2019년 유럽 중앙은행은 500유로를 폐지했다. 고액권이 탈세와 돈세탁에 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도 2021년 1,000싱가포르달러의 발행을 정지했다. 미국의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100달러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불법 거래를 쉽게 하고 시중에 잘 유통되지 않기 때문이다.     


1989년 G7 파리정상회의의 합의로 FATF가 설립되었다. 1990년 40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자금세탁을 방지하고 테러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자금세탁방지 조직을 개발하고 회원국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각국에 고액권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고액권 폐지가 세계적인 흐름이다. 국내 은행들 역시 화폐의 디지털화를 바라고 있다.      


시중에 돌지 않고 숨어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 추측해 보면, 만 원권을 숨기지 않는다. 부피가 작은 오만원권이 넘치기 때문이다. 만 원권은 지난 10년 내내 17조에서 왔다 갔다 했다. 모든 탈세, 탈법자는 오만원권은 숨긴다. 숨어있는 오만원권은 133조 원으로 추정된다. 160조 원이 발행되었으니까 30조 원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화폐 총발행액이 181조 원이므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은 51조 원이다. 도는 돈과 숨은 돈의 비율은 28:72이다. 찍어 낸 돈의 72%가 숨어있다. 숨어있는 돈이 도는 돈의 2.6배가 된다.     


숨은 돈이 나와서 돌게 되면 조세부담률은 줄어든다. 만약 25%만 떨어뜨린다고 가정해도 현재의 조세부담률 23.9%를 17.9%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 때 조세부담률이 23.9%까지 올랐다. 버는 돈은 51% 늘었는데, 뜯긴 돈은 그 세배 가까운 143%가 늘었다. 2012년 이명박 정부 화폐발행잔액 54조 원, 박근혜 97조 원, 문재인 168조 원, 2023.12. 181억 원으로 증가했다.     


화폐는 법적으로 한국은행 것이 아니다. 한국은행에 있는 돈은 한국은행의 자산이나 부채가 아니다. 한국은행 금고에서 나가는 순간 한국은행 회계장부에는 빚으로 잡는다. 돈은 한국은행이 낸 빚이다. 국민이 한국은행에게 빌려준 것이다. 한국은행은 자본이 없다.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국민한테 빌린 빚이 자본이나 마찬가지다. 빚은 미래에 꼭 갚아야 한다. 빚은 미래의 구속이다. 빚을 늘리는 것은 미래를 구속하는 일이다. 현재 한국은행에서 찍어내 시중에 있는 돈은 모두 181조 원이다. 11년 전과 비교하면 127조 원이 늘었다. 전자결제가 늘고 있는 마당에 줄어야 하는데 현금발행의 증가하는 현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낼수록 국가의 불확실성은 늘어난다.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확실성이다. 그 고리가 없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이 불확실성이 바로 리스크다.     


결과를 미리 통제할 수 있는 확실성을 최대로 늘려 결과를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리스크의 근본 원인은 책임회피이다. 망하지 않으려면 책임회피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국가의 중추인 정치, 관료, 사법, 언론이 이권 카르텔로 전락하여 집단이기를 위해 확실성을 줄이고 불확실성을 늘림으로써 국가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판사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지혜를 관리하는 공무원이다. 판사가 지혜를 외면하여 국가의 불확실성이 늘게 되었다. 국민이 위험하게 빠지게 되었다는 뜻이다.      


정부는 투명한 금융거래를 위해 금융실명제, 김영란법, 현금 거래 보고제도 등 노력을 해왔다. 이런 제도들이 꼬리 없는 5만 원권으로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유전무죄라는 말이 있다.      


한국은행은 1950.5.12. 창립되었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어떠한 규격, 모양 및 권 종의 한국은행권을 발행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1950.8.28. 조선은행권을 한국은행권으로 바꿨다.

1953.2.17. 100원을 1환으로 바꾸었다.

1962.6.10. 10환을 1원으로 바꾸었다.

5만 원권을 교체해야 한다. 새 화폐로 바꿔야 한다. 숨어있는 5만 원권을 찾아내고 탈세, 탈법에 이용되지 않도록 조속히 바꿔야 한다.     


내 생각은 5만 원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고액권을 폐지하라는 국제기구의 권고사항도 있는데 굳이 5만 원권을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요즘 평범한 국민은 거의 카드나 디지털 화폐를 쓴다. 현금을 거래에 이용하는 경우는 극히 특별한 사례로 볼 수밖에 없다. 탈세, 불법 증여, 뇌물을 없애는 방법은 모든 거래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조속히 맑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화폐의 디지털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많은 사람이 읽고 고액권의 폐해를 느꼈으면 좋겠다.     


책 소개

『묻지마 돈 봉투! 왜?』 조덕중 지음. 2024.01.30. 도서출판 현우사. 223쪽. 15,000원.

   

조덕중. 광주상고, 국제대학 경제학과 졸업. 해병 장교 57기. 하나은행, 은행감독원 한국은행 근무. 국민의힘 국책자문 기획전략 위원회 위원. 저서. 『돈이 안 돌면 사람이 돌아 버린다』, 『승자의 기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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