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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pr 10. 2024

『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장편소설

4월9일, 화요일 글쓰기를  못했다. 연재를 보는 분들께 사과드린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소설의 줄거리는 젊은 연인 사이에 끼어든 사이비 광신교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에 주요 등장인물은 세 사람이다. 첫사랑 남자 ‘윌’, 여자 ‘피비’, 피비를 광신교에 끌어들이는 교주 ‘존 릴’이다. 윌은 중학생 때 기독교에 몰입해서 신학대학에 진학하고 선교활동을 열심히 하던 중 하느님의 존재에 회의를 느끼고 일반대학으로 전학한다.      


‘피비’는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 명문가 아들인 아버지와 결혼한 엄마는 여대 수석 졸업생이다. 시댁의 구박에 못 이겨 ‘피비’를 데리고 미국으로 이주한다. 부모의 불행한 결혼 생활에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어느 날 피비는 자신은 피아니스트로 자질이 없다고 스스로 느끼고 음악을 그만둔다. 피비가 운전하던 차 사고로 옆에 탔던 엄마가 죽는다.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던 중 윌을 만나 사랑한다.      

윌이 중국에 인턴으로 가고 없는 사이에 사이비교주 존 릴이 피비에게 접근한다. 피비는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마침내 병원을 폭파하는 테러를 한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고 자살한다.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체험이 녹아있는 것 같다. 사이비 종교의 은밀한 행태를 상세히 소개한다. 사랑의 느낌을 세밀하게 말한다.


남자의 첫사랑, 여자의 첫사랑은 어떻게 다를까? 피비를 잊지 못하는 윌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피비도 윌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친구에게 윌을 사랑하는 진정을 이야기한다. 사랑은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할 때 파경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 교주를 따라 32명의 신도가 목숨을 끊은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이 있었다. 사이비 광신교는 왜 생길까? 어떤 사람이 거기에 빠져드는 것일까? 종교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메스컴에 보도된다. 왜? 사이비 종교는 근절되지 않고 이어지는지 궁금하다.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어서 그런지 소설을 읽으면서 국내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북한 수용소에 관한 이야기, 탈북자에 관한이야기도 등장한다. 재미있다.     


소설 중에서

사람들이 남들 앞에서 내세우는 모습은 그들의 실제 자아만큼이나, 또는 그보다 더욱더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수용소에 구호 물품으로 매니큐어가 든 상자들이 도착했을 때 여자 수감자들이 활기를 띤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들은 배급 식량이나 옷가지를 화장품과 맞바꿨고, 생기로운 빨간색으로 손톱을 칠했다. 얼어붙을 듯한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그들은 매력적이기를 원했다. 일반적인 여자들은 평생 자기 몸무게만큼의 립스틱을 먹는다.


욕망은 소유의 시작이다. 옛사람들은 영혼이 배 속에서 산다고, 식욕과 동시에 태어난다고 믿었다.     


사람들이 지상에서 살 때는 육신 안으로 숨을 수 있겠죠. 그러나 죽고 나면 벌거벗은 채 빛에 바쳐집니다. 모든 죽음이 그렇지요. 드러난다는 것. 이윽고 저들은 불꽃처럼 보일 겁니다.     


책 소개

『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지음. 김지현 옮김. 2023.01.09. (주)문학과지성사. 320쪽. 16,000원.


권오경. R.O.Rwon.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브르클린 칼리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첫 장편소설 『인센디어리스』를 출간했다. 7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2021년 가스 그린웰과 공동 편집한 소설집 『뒤틀림』을 출간했다.   

  

김지현.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 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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