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는 법」
이 책의 소개 멘트는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는 법」, ‘언제 태어났는지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할까?’이다.
요즘 세대 갈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는 방법으로 세대 간 지지 정당에서 편차를 보인다. 지은이는 영국인이다. 영국의 세대 갈등, 미국의 세대 문제 등을 통계 수치를 활용해서 나열한다.
베이비부머는 이기적인 소시오패스,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애에 빠진 나약한 공상가라는 평이 사실일까.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미래를 훔쳤고, 젊은이들은 기성세대가 소중이 여기는 전통을 말살하고 있다. 라는 우려가 등장한다.
기후 변화, 불평등 심화, 경제 발전 지연, 정치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모든 세대가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와 연관된다. 새로운 기술의 채택 속도와 영향 범위는 세대마다 다르다. 과거 산업혁명기 발명들이 광범하게 채택되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렸지만, 현대적 삶의 중심이 되는 기술, 즉 스마트폰이 세계적으로 채택되는 데에는 불과 1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독일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는 “기술 가속화가 사회 변화 속도를 증가시키고, 따라서 삶의 경험 속도가 불가피하게 증가하며, 이후 시간 절약을 위한 기술 가속화의 지속적 수요를 촉발할 때 가속화의 순환이 발생한다.” 우리 시대가 ‘엄청난 가속화’를 경험하고 있든 아니든, 기술 변화는 연령 집단 사이의 단절을 키운다. 오늘날 세대들이 각자 다른 물리적 공간,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사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이는 더 심각한 오해와 고정관념을 낳는다.
우리는 보통 당면한 가까운 미래를 가장 걱정하고, 그다음 시기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우려하며, 먼 미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기후 변화와 같은 존재론적 위기 앞에 있는 상황에서 이런 태도는 엄청난 도박과 같다. 사람들 대부분은 성인 세대가 가장 젊은 세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세대로 ‘Z세대’, ‘밀레니얼 세대’, ‘X세대’, ‘베이부부머’,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에 태어나 현재 살고 있는, 즉 가장 나이가 많은 ‘전쟁 전 세대’로 구분한다. 이런 구분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까지는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세대에 관한 문제는 한 나라가 아닌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지금 같은 시대에는 당신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가 언제 태어났는지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 세대의 국제적 연구가 가지는 진정한 가치는 세계적 세대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 아니라 세대별 차이가 언제, 왜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데 있다.
이 책은 ‘자산’, ‘주거’, ‘교육과 노동’, ‘행복’, ‘건강’, ‘사생활’, ‘문화’, ‘정치’, ‘환경’, ‘세대 가르기’를 주제 별로 통계를 이용하여 보여준다.
자산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부자가 되겠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는 것이 점차 소득이 아닌 자산 측면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몇십 년간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주요한 경제적 변화는 소득보다 자산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이 이런 추세를 주도했다. 자신이 소득보다 더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다 보니 나이 든 집단들에 자산이 크게 집중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소득의 격차보다도 더 공정치 못하게 느껴진다. 재정난에 처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는 오래 사는 부모를 돌보는 비용으로 점점 더 많은 돈이 소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대 간 전쟁’과 관련해서 우리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부당한 입장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의 시간과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기여를 한 사람은 반드시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그리고 오래 산 사람들이 더 많은 기여를 했다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다. 세대 간 긴장이 심각하지 않은 것은 우리 자신 역시 모든 연령대를 거쳐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연관한다. 성별, 인종, 민족성, 사회적 계층이나 소득과 달리 연령과 관련해서는 그 누구도 범주의 변화를 피할 수 없다.(죽지 않는 한). 결과적으로 우리는 연장자들에게서 우리 자신의 미래를 본다.
현재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가난할 것이란 우려는 떨쳐버릴 수 없다. 이것은 부가 점점 소수에게 집중되면서 인구 대부분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확대된 결과다. 진짜 문제는 커지는 불균형과 그로 인한 불평등이다.
2008년 금융 위기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성장 불안이 젊은이들이 부모의 집에서 떠나는 시기를 늦추고, 주택에 들어가는 소득의 비율을 늘리고 자기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흐리고 있다. 부의 창출에 대한 가능성, 기족 관계의 속성, 독립성에 대한 감각, 장기적 인간관계와 부모로의 이행 시점 등 젊은이들의 삶에 연쇄적 영향을 미친다.
언제 태어났느냐가 주택 구입에 대한 전망과 결과를 틀 짓는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택 문제는 ‘지연된 성인기’와 전반적으로 늦어진 삶의 경로라는 추세를 뚜렷이 보여준다. 주택 문제는 최근 수십 년에 걸쳐 부동산 소유에 대한 재정적 장벽이 높아진 데 원인이 있다. 젊은 집단이 열망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고, 제도에 갇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암울한 미래가 심각한 사회적 위협이 되고 있다.
연령을 불문하고 다른 연령 집단 간 접촉은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여러 연구가 양로원의 노인들이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그들과 놀면서 보내는 시간에서 유익함을 얻으며, 어린이들은 지혜와 삶의 경험을 흡수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킴 스탤리 로빈슨의 소설 『미래부 장관』은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기후 변화로 수백만 명이 죽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이에 대응해 파리협정 당사자들은 ‘미래부’라는 별칭을 가진 ‘협정 이행을 위한 보조기구’를 만든다. 미래부 장관의 역할은 “세계인권선언에 정의도니 대로 기성세대의 권리만큼 소중한 권리를 가진 미래 세대의 세계 시민들을 옹호하고, 직접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생물들의 법적 지위와 물리적 보호를 증진함으로써 그들을 수호하는 것이다.”
2015년 교황 프란치스코는 “세대 간 결속은 선택 사항이 아닌 기본적인 정의의 문제다. 우리가 물려받은 세상은 우리 뒤를 이을 사람들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각국의 정부들 역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내각, 미래부’를 두고 있으며 헝가리에는 ‘미리 세대를 위한 고충처리국’이 있다. 웨일스(Wales)는 영국의 구성국 중 하나로, 그레이트브리튼 섬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 나라는 2015년 ‘미래세대행복법’을 제정했다. 공공단체에 “결정의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고 빈곤, 의료 불평등, 기후 변화와 같은 지속적 문제를 방지할 것”을 요구한다.
가족 구성원이 가진 기억의 범위는 대략 200년이 될 것이다. 1910년대에 태어난 조부모부터 2110년대까지 살 아이들까지. 탄광과 제철소에서 일한 할아버지부터 아이들이 할, 상상할 수 없는 일까지 이런 생각은 존재하는 시간의 단면을 믿을 수 없이 좁아 보이게 만든다.
세대를 이해하고 서로 보듬어 안을 때 사회 구성의 첫 요소인 가정에서부터 세계가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다.
책 소개
『세대 감각』 바비 더피 지음. 이영래 옮김. 2022.08.29. 어크로스출판그룹(주). 407쪽. 18,000원.
바비 더피 Bobby Duffy.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이 정책연구소 소장. 공공정책학 교수. 일상 속 여러 통념과 선입견을 넘어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실을 보는 방법을 제시해왔다. 저서『팩트의 감각』.
이영래.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졸업. 캐나다 거주. 전문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