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넘어서는 1%의 영감〉
이 책의 부제목은 〈실패를 넘어서는 1%의 영감〉이다.
책 표지에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바꿀 수 있다. 생각이 행동을, 행동이 인생을 지배한다. 실패도 자신이 빚었으니, 성공도 내 손으로 빚어낼 수 있다. 스스로의 운명을 어떻게 예측하든 결과는 당신의 예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줄 것이다.”라고 쓰여있다.
저자는 인생의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인간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위기 상황에서 진정한 자신과 대면하는 성향이 있다. 믿을 수 있는 것이 자기 자신뿐일 때 믿음의 강도는 더욱 세지는 것이다. 앤드로 카네기의 말을 인용한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
저자는 2019년 사업에 실패하고 큰 빚을 졌다. 번개탄을 원룸텔 안에서 피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그 순간에 이 정도면 나도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보다 서글픈 건 극단적 선택을 알게 된 노모가 충격을 받아 식음을 전폐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을 본 외할머니가 내 딸을 죽이지 말라며 책망했을 때였다. 그날 이후 독방에 갇혀 하루하루 시간을 태웠다. 다시 죽을 용기는 없었기에 살아야만 했다. 동네 도서관에 들어가 무작정 집히는 대로 책을 읽었다. 빅터 프랭클의 책을 읽고 삶의 의지를 배우고 니체의 글을 읽으며 주인공으로 사는 인생을 생각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은 글을 쓰는 일밖에 없었다. 6개월 동안 써 내려간 것이 이 책이라고 한다. 이후 몇 권의 책과 강연으로 빚을 다 갚았다. 그리고 이름을 ‘김단’으로 바꿨다. ‘단旦’은 아침 단으로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처럼 자신을 스스로 밝히는 인생을 살겠다는 의지다.
기억하고 싶을 글귀를 정리했다.
삶은 위험하다. 예전에는 더 위험했다. 인류가 질병, 위생, 안전의 위험에서 어느 정도 해방이 된 시점은 2천 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전까지 인간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다. 인류의 선조들은 수만 년 동안 자연재해, 맹수의 위협, 무리 간 분쟁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손실과 피해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발전시켰다. 그 영향이 유전으로 이어져 지금의 우리 역시 좀처럼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하게 됐다. 행동경제학 용어로 ‘손실 회피’ 성향이다.
거대한 실패란 쌓아 올린 평판이 무너지고, 생계가 곤란해지는 것을 말한다. 거대한 실패를 겪으면 이미 무너지니 평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기 위해 시도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자신의 과업에 더욱 집중한다. 의지만 있다면 암담한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인지적 고착화’란 모든 상황을 일반화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정보만 취사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프레임을 만들면 이를 바꾸기 꺼리고 그 안에서만 사람과 사물을 대한다. 정치적 견해도 자기 입장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인지적 고착화는 전두엽의 기능을 축소하여 창의력을 좀 먹는다.
리처드 파인만은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미약한 삶의 경험으로 많은 것을 단정하고 일반화하여 기회의 요소들을 놓친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새로운 현실에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예측이 의미 없을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이다. 경험에만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형태로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삶 속으로 운이 들어올 수 있다.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 낸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노력으로 인생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행동해야 삶이 변화한다는 인생에 대한 통제력을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바라볼 때 도파민은 분비된다. 도파민은 자기 삶에 대한 태도 설정에 따라 훨씬 더 건강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시간 대학교의 심리학자 앵거스 캠벨은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연구했다. 많은 사람 중에서 특별히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내 삶을 내 뜻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자기 삶을 오롯이 자신이 통제할수록 행복할 확률은 올라간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구절이다.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는 이런 말이 전해진다.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다.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아라.” 훗날 우리가 숨을 다할 때 가족과 친구들은 슬퍼할 것이고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큼은 그 죽음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탐험가 아문센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직업을 탐험가고 정한 뒤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얇은 옷을 입은 채로 잤고, 탐험가가 겪게 될 선장과 불화를 피하기 위해 미리 ‘선장 자격증’을 땄다. 그는 탐험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모든 생활을 그에 맞춰 재조정했다. 정체성은 무수한 의사결정에 뚜렷한 우선순위를 제공해 유혹과 자극의 요소들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운동선수라고 뚜렷하게 각인시킨 사람은 불필요한 술자리를 자연스럽게 피하고, 식사할 때도 가능하면 건강식으로 먹는 선택을 별 어려움 없이 할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투영한 이미지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실패자’, ‘부적합자’가 아닌 ‘도전자’, ‘혁신가’, ‘기업가’, ‘창작자’ 등 긍정적인 단어로 규정짓는다면, 자기 행동을 그 방향성대로 움직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정체성은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에 맞춰 모든 사고를 정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되도록 자신의 과업에 부합한 건전한 정체성을 정교하게 새겨야 한다.
현재는 우리에게 내려진 가장 큰 환희이자 축복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살라’는 뜻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구전되는 라틴어를 최초로 유행시킨 사람은 로마이니 호르티우스다. 그는 기원전 44년 마르크스 브루투스의 편에 섰다가 패하는 바람에 자기 재산과 권력을 모두 날린다. 그는 이런 허망함을 시로 표현했다. “바빌론의 점성가들에게 생의 마지막이 언제일지 묻지 말라. 현명한 생각을 하라. 오늘 포도주를 내려라. 말하는 사이에도 우리를 시샘한 세월은 흘러간다. 내일을 믿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
메타 사고를 유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타인의 생각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고의 근력을 키울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일인칭에서 삼인칭으로 시선을 이동시킬 수 있다. 우리는 숨을 쉬듯 책을 읽어야 한다. 만약 책의 내용이 와닿지 않더라도 비평해야 한다. 비평은 필연적으로 사고를 통한 판단을 내포한다. 비평의 과정을 통해 판단 능력이 함양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우리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일상을 정돈하고, 정돈된 일상을 기록하여 수치화하고, 타인의 사고를 게걸스럽게 섭취해야 한다. 이것이 한없이 자연스러운 행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노력으로 자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사고의 담론을 자신에게서 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배를 만들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목재를 마련하고 임무를 배분하는 게 아니라 인부들에게 끝없이 넓은 바다를 동경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에게 자기 일이 가진 의미를 설득하는 일이고 이는 정의를 통해 구체화한다.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사고하는 성향이 강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맞추어 세계를 해석한다. 나이가 들수록, 한 직장에 오래 종사할수록 사고는 편협해진다. 우리는 돌돌 말려있는 생각의 지도를 쫙 펼쳐야 한다. 사고를 수평적으로 또 수직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정말 뛰어난 사람은 생각의 차원을 확장하여 2D에서 3D로 사고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사람에게는 부와 명예, 사람 등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것이 다양한 생을 관통하는 가장 간명한 진리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가변적인 것들이 제공하는 유혹은 워낙 거세다. 지극한 행복이란 의외로 먼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잡고 있는 붓, 펜, 노트북 자판 속에 행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 있다.
낙관적인 미래를 강하게 믿으면 믿음대로 행동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의 신념이 돼 더 압도적인 추월을 만들어 낸다. 인간이 가진 손실 회피 성향을 후회로 사용하지 않고, 생의 혁신을 위해 사용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심상화이다. 심상화를 통해 우리의 무의식이 깨어났을 때 잠재력이 최대로 발현된다.
인생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변수로 가득해서 때로는 위기가 덮치기도 한다. 그래도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은 크나큰 위안이다. 어떤 상황에도 차분하고 초연해져야 한다.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이 꽉 들어찬 인생에서 자신의 일상만큼은 예측이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인생에 대한 통제감을 가질 수 있다.
삶은 무수한 대안의 연속이고 휘두르기를 멈추지만 않는다면 결국 소망하던 바와 맞닿게 된다. 세상은 이미 그렇게 만들어졌고 역사 속 모든 추월자가 자신을 태워 이를 증명했다. 노력하면 언젠가 이룬다. 이 간단한 진리와 명제를 종교로 삼아야 한다.
나를 위해, 나태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결심을 세울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책 소개.
『역주행의 비밀』 김단 지음. 2023.03.02. 스노우폭스북스. 255쪽. 17,000원.
김단. 비즈니스 컨설턴트,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저서 『게임주 빅뱅』, 『면접 레볼루션』, 『우리는 무엇을 사야 하는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