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세계의 전쟁·분쟁 지식도감』
이 책의 온전한 제목은 『지도로 읽는다 세계의 전쟁·분쟁 지식도감』이다. 이다미디어 출판에서 ‘지도로 읽는다 시리즈’로 펴낸 책이다. 세계는 알려지거나 안 알려지거나 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휴전 중이다. 정규전은 아니지만 정규전 못지않은 전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다.
이 책은 1장. 아시아의 분쟁, 2장. 남북 아메리카의 분쟁, 3장. 중동의 분쟁, 4장. 아프리카의 분쟁, 5장. 유럽의 분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시아의 분쟁은 중국이 전방위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대만, 인도 등 주변국과의 마찰, 신장웨이우월과 네이멍구 등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 북한의 핵 문제, 미얀마 내전, 남중국해 분쟁 등 아시아태평양에서 빈발하는 전쟁과 분쟁도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안에 미국을 앞지르겠다는 ‘중국몽’을 제시했다. 중국은 2010년 GDP가 일본을 넘어선 후, 세계 2위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추며 신흥대국으로 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해상권은 미국이 장악해 왔으나, 중국이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을 긋고 방어만을 구축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 시작이다. 중국은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주변국들과 영해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2050년까지 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미군에 대항할 수 있는 해군력을 갖추어 하와이 인근에 제3도련선, 미국 서해안 부근에 제4도련선을 그어 진출하려는 전략까지 마련하고 있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은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신경제 벨트인 ‘일대일로’ 구상을 발표했다. 고대 중국과 유럽을 잇던 ‘실크로드’의 현대판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광역경제권 구상이다. 일대일로 사업의 회원으로 참여한 국가는 150여 개국,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60%이다. 일대일로는 중국 서부에서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유럽에 이르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남중국해를 가로지르고 인도양과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해상 실크로드(일로)’가 있다.
미국은 ‘쿼드’와 ‘파이브 아이즈’, ‘칩4 동맹’으로 중국 포위망을 짜고 있다. 쿼드는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의 안보 및 경제 협의체로서 2006년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제안한 구상안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구,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앵글로 색슨계 영어권 5개국이 맺은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이다. 2010년 이후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면서 파이브 아이즈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해서 완성한 칩4 반도체 동맹도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는 중국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신장웨이우얼에서 사라지는 이슬람 위구르족의 비극.
중국 북서부 신장웨이우얼(신장위구르) 지역은 튀르키예계 이슬람교도 우구르족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고대 시대 서역이라고 불리던 지역 일부분으로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다. 19세기 말 청나라가 신장성을 설치한 이후로는 ‘신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신장은 중국 면적의 약 6분의 1을 차지하며, 천연가스와 석탄 매장량이 풍부해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위구르족의 독립운동에 강경한 탄압으로 대응해 왔다. 주민들에게 불임 수술과 임신중절 수술을 강제로 시킨다는 국제 인권 단체들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청나라가 멸망하자 와이멍구(현재 몽골)는 독립을 선언했고, 네이멍구는 중화민국에 합류하기로 했다. 네이멍구는 중곡 영토의 거의 10분의 1에 해당하며, 석탄과 희토류 등 막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멍구의 몽골족과 와이멍구의 몽골인은 같은 민족이며 언어와 종교도 거의 비슷하다. 중국의 몽골족 탄압은 신장위구르족 탄압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한족의 이주 정책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여 네이멍구 인구의 약 80%가 한족이고 몽골족은 17%로 감소했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은 1914년 티베트 정부와 영국령 인도가 체결한 ‘맥마흔라인’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중국은 ‘제국주의 시대의 유물’로 치부하고 티베트의 관할지역이라며 인도와 대립해 왔다. 히말라야산맥 지역의 동쪽 국경이 불분명한 상태인 것은 그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에 인접한 실리구리 화랑을 확보하려고 했다. 실리구리 회랑은 인도 본토와 북동부의 7개 주를 연결하는 요충지였다. 이곳을 중국이 차지하면 인도가 분단되기 때문에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 국경분쟁에서 이 지역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이유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북단에 있는 카슈미르 지방은 인도, 파키스탄, 중국의 국경선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은 반세기 넘게 카슈미르 지방을 둘러싸고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분쟁은 힌두교도가 많은 인도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종교 전쟁이기도 하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 중재재판소는 1994년 발효한 ‘유엔해양법조약’에 의거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기각했다. 암초로 형성된 스프래틀리 군도는 영해와 EEZ(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준이 되지 않으므로 중국의 인공섬 건설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중재재판소의 판결을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판결을 휴지 조각이라고 헐뜯으며 암초를 메워 만든 인공섬에 활주로와 레이더 기지를 건설했다.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 놓고 일본, 중국, 대만 3개국이 격돌.
중국이 태평양으로 나가려면 센카쿠 열도가 있는 동중국해를 횡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은 일본 영토인 센카쿠 열도를 탐내고 실효 지배 중인 일본과 무력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서쪽으로 약 300km,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무인도로 옛날에는 일본인이 살았으나 거주가 어려운 바위산이라 현재는 무인도로 남아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요충지이며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도 풍부해서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북한은 비밀리에 핵 개발을 계속했고 2006년 처음으로 핵실험을 했다. 유엔은 이를 제재했지만, 북한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핵보유국으로 선언하였다. 2023년에는 고체연료를 이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일본은 러시아와 쿠릴 열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일본 훗카이도 메무로반도와 러시아 캄차카반도를 잇는 쿠릴 열도 남단에 있는 하보마이 군도, 시코탄섬, 구나시리섬, 에토로후섬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다. 일본은 구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령한 4개 섬이 원래 홋카이도의 부속 도서라며 러시아를 상대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곳은 일본을 견제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일 뿐 아니라 미군과 대치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땅을 기지로 삼아야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 활동을 견제할 수 있다. 쿠릴 열도 남단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지고 러시아의 실효 지배가 강화될수록 일본 반환의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아시아의 마지막 미개척지라고 불리는 미얀마는 최근 내전과 로힝야족의 난민 문제로 시끄럽다. 미얀마 내전은 내부적으로 미얀마에 산재한 수많은 소수민족의 독립과 자치, 그리고 민주운동 세력과 군부의 주도권 다툼이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는 드문 가톨릭 국가이다. 전 국민이 83%가 가톨릭교도이며 9%가 개신교도이다. 나부 민다나오섬과 술루 제도를 중심으로 약 6%의 이슬람교도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온건하지만, 일부 극단주의 세력이 뭉쳐서 필리핀 정부와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반정부 무장 세력은 크게 이슬람교도와 공산주의 세력으로 양분할 수 있다. 이들은 필리핀 남부의 민다나오섬과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섬을 연결하는 주요 제도의 섬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쿠바는 경제적 안정을 위해 2024년 2월 14일 한국과 비밀리에 진행해 온 국교 수립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수십 년 동안 북한과 형제국으로 지내온 쿠바가 대사급 외교관계를 성사하여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되었다.
미국과 멕시코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중국에서 만든 원료가 멕시코로 넘어가 제조되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유통되는 데, 미국에서 약물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위험한 약물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이름에서 국명을 딴 콜롬비아는 커피 원두와 함께 코카인 수출국으로 유명하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브라질과 멕시코 다음으로 인구도 많아 약 5,200만 명이다. 산유국이기도 한 콜롬비아가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내전과 테러, 세계 최대의 코카인 수출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
유대인에게 ‘벨푸어 선언’, 아랍인에게 ‘맥마흔 서한’ 영국의 이중 외교가 팔레스타인 분쟁의 직접 원인이다. 1947년 영국이 이중으로 약속한 이 문제에서 빠지며 팔레스타인 이임 통치권을 반려하자 유엔은 팔레스타인을 유대 독립국과 아랍 독립국으로 분할 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아랍인은 유엔이 분할안을 거부했다. 1948년 5월 14일 유대인이 이스라엘 건국을 일방적으로 선언하자 미국은 즉각 이를 승인했다. 팔레스타인 땅에 살던 아랍인들은 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건국 선언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인근 아랍 국가들도 이에 동조해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등 아랍 연맹 5개국은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언한 다음 날 팔레스타인으로 쳐들어갔다. 중동전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세계에서 핵무기 보유가 인정된 나라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이렇게 5개국뿐이지만 국제사회의 승인 없이 비밀리에 핵 개발에 성공하거나 핵 개발 진행이 의심되는 나라가 있다. 그중 하나가 이란이다.
중동지역의 패권국을 지향하는 이란은 주로 종교, 민족 등이 문제로 분쟁이 발생하는 각국의 부장 단체를 지원한다. 이들에게 무기와 자금을 제공하고 군사 훈련을 실시해 지배 지역을 이란의 영향권에 두려는 것이다. 이란의 원조를 받는 세력은 주로 이슬람교 시아파 단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 전쟁 후의 이라크와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입지를 구축한 시아파 민병대가 있다.
시리아는 반정부 시위가 발단되어 내전이 발발했고, 그 상태가 종파와 민족 대립으로 확대되면서 10년간 지속되었다. 화학 무기 공격, 고문, 성폭력 등이 만연했고 최소 40만 명이 사망하는 유혈 참극을 초래했다.
페르시아계 유목민족인 쿠르드족은 ‘쿠르디스탄’이라는 지역에 사는 민족을 말한다. 인구는 3,5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페르시아어계인 쿠르드어를 사용하며 대부분 이슬람교 수니파를 믿는다. 쿠르디스탄은 제1차 세계 대전에 패한 오스만 제국이 붕괴하고 튀르키예,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 여러 나라의 국경으로 분단되는 바람에 독립국이 디는 데 실패했다. 쿠르드족은 ‘나라를 갖지 못한 세계 최대 민족’이라고 알려졌다.
이란이 국가 목표는 이슬람 혁명 수출, ‘대악마’ 미국과의 전쟁, ‘소악마’ 이스라엘 타도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모두 중동의 이슬람 대국인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아랍인, 이란은 시아파 페르시아인이라는 차이가 있다. 국제관계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친미, 이란이 반미였기 때문에 양국은 사사건건 대립했다. 아라비아반도 남부의 예멘은 양국의 패권을 다투는 무대가 되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러시아어를 쓰는 러시아계 주민이 많다 원래 러시아에 우호적이었다. 또한 동부에 있는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제국주의 상징과도 같다. 수도 키이우가 있는 서부는 우크라이나어를 쓰는 우크라이나계 주민이 많은 지역으로 러시아보다 서방 국가들에 더 우호적인 편이다. 영국의 정식 명칭을 ‘그레이트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이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로 나뉘어 있다.
중심 지역은 잉글랜드이다. 9세기에 통일된 잉글랜드는 1536년 웨일스, 1707년 스코틀랜드, 1801년에 영국 왕 조지 3세가 아일랜드 국왕을 겸하게 되어 ‘그레이트아일랜드연합왕국’이 탄생했다.
스페인은 카스티야인, 바스크인, 카탈루냐인, 갈리시아인, 발레시아인 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 바스크인, 카탈루냐인, 갈리시아인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어 독립 의지가 강하다.
2022년 2월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이다. 미국과 소련 사이의 구 냉전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 대립이었다면 신냉전은 중국이 등장으로 인해 정치, 경제, 문화 등 국제적이고 전면적인 패권 경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유럽, 중동, 남중국해, 동아시아, 중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역 분쟁이 냉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전쟁으로 이어질 것인가 불안하다.
우주에서 보면 작은 공만 한 지구에 80억 인구가 살고 있다. 오대양 육대주에 사람 사는 곳마다 분쟁과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이 개미를 보면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고 생각하듯 우주의 눈으로 보면 인간도 개미와 같아 보일 것이다. 재미있게 이 책을 읽고 세계 각 나라와 분쟁의 원인에 관한 상식을 많이 알게 되었다.
책 소개
『세계의 전쟁·분쟁 지식도감』 라이프사이언스 지음. 안혜은 옮김. 2024.06.21. 이다미디어. 318쪽. 18,500원.
라이프사이언스. 세계 여러 나라의 폭넓은 네트워크로 국내왜에서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해 독자적 관점으로 실용적인 교양서를 펴내는 기획 편집 집단. 펴낸 책, 『지도로 읽는다 세계의 전쟁·분쟁 지식도감』 등
안혜은. 상명대학교 졸업. 전문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