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연 장편소설 『블랙북』

by 안서조

책 제목에 끌려서 읽었다. 가끔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정신을 정화한다.


책의 줄거리는 태어나는 날 엄마가 죽은 주인공 박재승은 중 3이다. 학급에서 예지 능력이 있는 친구로 통한다. 담임선생님의 지시로 도서관 책 정리를 하던 중 이상한 책을 발견한다. 고급 다이어리처럼 딱딱한 검은색 표지에 제목도 작가 이름도 없다.


책을 펼치자 오늘 날짜가 쓰인 페이지만 하얀색, 나머지 페이지는 모두 검은색. 내지 사이에 끼워진 가름끈마저 검은색이다. 페이지에는 ‘04. 08. Q: , Yes / No’라고 적혀 있다.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오늘 날짜가 적힌 페이지만 하얀색일까. ‘Q’는 질문을 뜻하겠지, 재승은 볼펜을 들고 질문을 썼다.


Q: 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했을까? ‘No’에 동그라미가 쳐졌다. 다음 날,


서랍에 있는 검은 책을 꺼냈다. 책을 열자 하얀 백지에 날짜가 오늘 날짜로 바뀌었다. 어제 써넣은 글자도 없어지고 ‘04. 09. Q: , Yes / No’라고 적혀 있다. 학교에서 내일은 줄넘기 시험이 있다. 재승은 연습을 못 했다. 내일 비가 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줄넘기 시험이 늦춰질 테니까. 검은 책에 “내일 체육 시간에 비가 올까?”라고 적었다. 재승이 쓴 질문에 “Yes”라는 단어에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핸드폰 날씨 정보에는 내일 날씨 강수확률 20%다.


줄넘기 시험 시간 첫 번째 친구가 시험을 보려는 순간 천둥소리가 들리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강수확률 20%였는데, 진짜 비가 오다니, 검은 책의 대답은 진짜였다. 재승은 검은 책의 이름을 ‘블랙북’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변에 친구들이나 일상생활에 관한 것은 책에 적어보고 답을 얻는다.


재승의 반에는 소진이라는 여학생이 있다. 결석도 잦고 점심 시간에 식당에도 가지 않고 엎드려 잠만 잔다. 재승은 소진이가 왜 그러는지 궁금했다. 재승이도 어린이집에 다닐 때 학대를 당한 기억이 있어서 소진이도 남모를 학대를 당하는 것이 아닌지 안타까웠다.


국어 수행평가로 짧은 영화 만들기가 주어졌다. 반장은 반에서 친구가 없는 재승이와 수진, 그리고 유주를 모듬으로 만들고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재승은 시나리오를 쓰고 수진은 콘티, 유주는 연기, 반장은 촬영, 편집을 하기로 한다.


영화 시나리오로 재승은 ‘블랙북’이라는 제목으로 자기가 갖고 있는 검은 책을 내용으로 쓴다. 콘티가 완성되고 유주의 연기로 반장이 촬영한다. 촬영이 끝나고 편집하고 발표해야 하는 데 반장이 코로나에 걸려 학교에 못 온다. 집에서 편집하고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 해 수행평가 점수가 30점 감점되었다. 그런데 국어 선생님이 블랙북 영화를 보고 내용이 너무 좋다며 전국 중학생 영화 콘테스트에 응모하자고 제의한다.


영화는 콘테스트에서 최우수 상을 받고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모 대학 교수가 블랙북을 전에 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재승에게 접근하여 블랙북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한다. 위기의 순간 담임 선생님의 나타나서 구조되고 해피앤딩이 된다.


작가의 창작 노트

일력이란 날짜가 적힌 종이를 날마다 한 장씩 떼어 내게 만든 달력입니다. 새해가 되면 설레는 기분으로 마음에 드는 일력을 구입합니다.

하루를 마칠 때면 일력의 종이를 조심스레 떼어 냅니다. 내일의 날짜를 바라보며 내일은 어떤 하루가 펼쳐질지 생각합니다. 걱정 하던 일은 해결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내일을 향한 기대와 우려, 내일의 일만이라도 미리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요? 『블랙북』 이야기는 일력을 한 장씩 떼어 내던 바로 그 순간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다.


『블랙북』 김하연 지음. 2025.04.10. 따끈따끈책방. 239쪽. 14,000원.

김하연. 대학에서 국문학 전공, 프랑스 리옹 3 대학에서 현대 문학 공부.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 시작. 쓴 책, 청소년 소설 『시간을 건너는 집』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