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감각의 형태」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감각의 형태」이다.


‘말’ 사람과 사람이 하는 대화를 칭하는 단어다.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내 생각이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말’을 정확하게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책에서 공감되는 부분을 옮겼다.


인간이 가진 고유한 것 가운데 하나가 언어다. 인간은 언어 가운데 특히 말은 우리의 호흡이 날숨과 들숨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발화와 청취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언어는 오로지 인간의 전유물일까?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사람들은 동물에게도 언어가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실제로 오랜 기간 인간과 동거하는 반려동물의 경우, 인간과 교감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언어도, 우리가 그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순간 우리를 어려움에 빠뜨린다. 우리는 언어의 두 층위를 가정할 수 있다. 하나는 몸짓으로서 언어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고유한 언어다. 인간과 동물은 몸짓으로 교감하고 소통한다. 언어는 몸짓이고 음성이기도 하지만, 기호이고 제도이기도 하다.


몸짓과 음성은 언어의 생명적·개인적 속성을 강조하고, 기호와 제도는 언어의 소통적·사회적 측면을 강조한다. 또한 몸짓과 음성은 몸의 능력과 관련되고 기호와 제도는 정신의 능력과 관련되기 때문에 우리는 전자에서 언어의 자연적 측면을 후자에서 언어의 문화적 측면을 읽어낼 수 있다. 이처럼 언어는 복합적이며, 심지어 상반된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따라서 숨쉬듯 말하는 인간에게도 언어는 불투명하고 수수께끼 같은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 책에서는 언어의 기원이나 본질, 인간의 무의식 안에 깃든 언어의 측면,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말을 다룬다. 언어를 가진다는 것은, 세계 속에서 타인과 함께 산다는 것이다.


우리가 몸짓을 통해서외부의 세계와 사물, 그리고 타인과 관계를 맺듯이 언어적 몸짓은 위의 관계에 더해서, 나 자신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한다. “자신을 초월한다”라는 말은 주어여 있는 내가 있다. 이 ‘나’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나’이다. 그것은 본능적인 ‘나’일 수도, 생물학적인 ‘나’일 수도 있다. 어떤 점에서 ‘나’는 의미있는 존재이지만 이 의미는 내가 선택하거나 내가 지향하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내게 먼저 주어져 있는 의미다. 그런데 그러한 ‘나’는 나 자신의 울타리를 나와서 바깥을 보고 바깥을 향해 움직인다. 움직인다는 것은 현재의 나에게서 미래의 나를 향해 간다는 것이고, 주어져 있는 의미를 넘어서 미래의 의미로 향한다는 것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의미를 붙잡는다는 것이고 의미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말은 몸짓이고 의미를 지향한다. 아직 포현되지 않은 의미는 언어적 몸짓에 의해 말이나 문장으로 세상에 출현한다. 말의 사용을 사전 속 단어들을 문법에 맞게 배열하여 머릿속의 생각을 전달하는 활동으로 이해한다면, 말의 사용에 창조성이란 전혀 없다. 말한다는 것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의미를 말로 포획하고 세상에 내놓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말, 몸짓으로서의 말은 그 자체가 하나의 표현으로서 의미를 수반한다는 점엣 예술적 활동과 공통점을 갖는다.


우리는 “열정” 내지 “열기”라는 단어를 들을 때 우리의 몸속 어딘가가 뜨거워지는 느낌을 경험하고, “용기” 내지 “모험”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마음속 어딘가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느낌을 경험한다. 이처럼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몸과 마음에 변화를 느낄 때 있다. 메를로퐁티는 언어의 특징 가운데 특히 말이 몸에 직접 작용하는 효과에 주목한다. 몸이 마음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이 정서나 감정으로 드러나기에 말이 주는 효과는 주로 정서나 감정과 연관될 것이다.


언어 활동은 말과 문자라는 매체를 통해 청각과 시각에 도달한다.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 사람들은 음성언어보다는 문자언어가 본질적인 언어라고 생각하기 시작 했다. 인간에게 사유는 본질적인 것이며, 일시적이지도 소멸하지도 않는 영원한 사유를 전달하는 데에는 음성언어보다 문자언어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기분이 좋을 때 콧노래를 부르거나 아니면 혼잣말에 아무렇게 곡조를 넣어 흥얼거린다. 노래와 말의 기이한 방식의 결합이지만 이러한 말에 자발성과 정념이 섞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말과 언어를 단순히 사고나 사상의 전달자처럼 여길 때 그러한 말고 언어에는 ‘노래하듯이’가 함축하는 의미가 빠져 있다.


‘말’ 책을 다 읽었는데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역시 말은 어렵다. 말할 때 조심해야겠다.


책 소개

『말』 정지은 지음. 2023.03.31. (주)은행나무. 170쪽. 9,900원.

정지은. 홍익대학교 교양과 조교수. 연세대학교에서 생물학 전공,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서 공부, 프랑스 부르고뉴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박사학위 취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