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타인을 마주할 때』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인과 편안하게 공존하는 법」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인과 편안하게 공존하는 법」이다.


원제목은 『Uber den Umgang mit Menschen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법에 관하여』이다.

카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난제는 사람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놀라운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실천철학서!”이다.


역자는 서두에서 “이 책은 타인과 마주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가 그 타인과 어떻게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를 이야기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누군가에게 그런 ‘마주하고 싶지 않은 타인’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지도 깊이 있게 다룹니다. 그의 문장은 마치 지금 대한민국의 거리와 카페와 사무실, 학교, 집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처럼 생생하게 느껴집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인격 수양서이자, 인간학이며, 관계 심리서이고, 깊은 자기 성찰의 거울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말 많은 사람, 산만한 사람,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타인의 친절을 악용하는 사람 무례한 상사, 교묘한 아첨꾼, 악인과 위선자, 변덕쟁이와 고집불통, 자존심이 상처받기 쉬운 사람, 조언을 가장 한 간섭꾼, 침묵할 줄 모르는 사람, 그리고 애석하게도, 우리가 그토록 멀리하고 싶지만 결국 언젠가 꼭 마주하게 되는 존재들.

제1부는 〈인간관계의 기본원칙〉이다. 책을 읽고 심리학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인간관계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저자의 표현력에 감탄했다. 18세기나 21세기나 사람의 마음과 심리는 다르지 않다는 것과 사람 성격에 따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를 옮겼다.


세상에서 사람은 자신을 얼마나 가치 있어 보이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는다. 이 원칙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경제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또는 지적으로든 자신의 약점을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다. 허풍을 떨거나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자신을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을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무엇보다 진실함과 정직함에서 비롯된 단단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자신을 쉽게 닿을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게 하되, 동시에 남들이 당신을 괴팍하거나 고립된 사람, 혹은 거만한 사람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한 번 한 말은 지키는 것, 약속을 어기지 않는 것,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는 것은 보편적이고 오래가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믿지 않는 말을 억지로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말이 거짓이 없고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반드시 신뢰를 얻게 된다. 신뢰는 결국 좋은 평판이 되고, 높은 평가로 이어진다.


남의 외모나 체격, 생김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것은 누구도 쉽게 바꿀 수 없고 외모가 남들과 다른 사람에게는 그 차이를 웃음거리로 삼거나 신기하게 여기는 것 자체가 견디기 힘든 모욕이 된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이 얼마나 상대적이며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지를 생각해 보라. 보기 좋지 않은 외모라 불리는 것 속에도 따뜻한 마음과 깊이 있는 사고가 깃들어 있을 수 있다. 외모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습관들, 과장되거나 어색한 몸짓, 기묘한 행동, 서투른 태도나 촌스러운 옷차림도 마찬가지다. 그런 차이를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짓거나, 수군거리며 이야기하는 건 품위 없는 태도다.


사람들은 당신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늘 지켜본다. 우리는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로 누군가의 명예를 해치거나, 그 사람의 가능성과 꿈을 꺾어 버릴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거짓된 소식으로 친구를 놀라게 하거나, 농담처럼 말하며 불안하게 만들지 마라. 장난삼아 던진 말일지라도 상대에겐 진심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인생은 본래 충분히 고되고, 불쾌한 일은 저절로 찾아오며, 걱정할 일은 이미 넘쳐난다.


자신의 방식을 남에게 강요하지 마라. 행복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 안에 있다. 누군가를 억지로 행복하게 만들려 드는 것만큼 폭력적인 일도 없다. 삶의 껍데기만 붙잡고 사는 이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고자 하는 사려 깊고 지적인 사람을 비웃는 장면을 우리는 자주 본다.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언제나 양심을 깨끗하게 지키는 일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과정과 방법이 스스로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비뚤어진 길을 택하고 나서 ‘결과만 좋으면 된다’라고 자신을 합리화하지 마라. 정직하고 떳떳한 방법을 선택하라.


자기 자신에게 지켜야 할 의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 자신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언젠가 모두가 등을 돌리는 순간이 오더라도, 당신만큼은 자신을 버려서는 안 된다. 스스로와 함께하는 시간을 평온하고 위로 가득하게 만들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대하는 태도부터 조심스럽게 돌아보아야 한다. 타인을 대할 때처럼, 자신에게도 정직하고 섬세하며 공정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돌보되 지나치게 보호하지는 마라. 건강은 때때로 운명을 이길 힘을 주지만, 그것을 잃는 순간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도 아무 소용이 없어진다. 강해야 할 순간에 주저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강인함을 길러야 한다. 스스로 만들어 낸 병에 갇히지 마라. 사소한 불행에 쉽게 주저앉지 마라. 작은 고통에 짓눌려 무너지지 마라. 견뎌라.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간다. 단단한 태도와 의지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슬픔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다른 곳에 두는 순간 슬픔이라는 감정도 서서히 옅어진다.


자신을 존중하라. 그래야 다른 이들도 당신을 존중할 것이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부끄러운 행동은 삼가야 한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양심 앞에서 떳떳하게 살아가야 한다. 옷차림은 단정하게, 걸음은 반듯하게,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지 마라. 당신의 가치를 잊지 마라.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남들보다 지혜롭거나 능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배우고자 하는 마음과 올바른 태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실을 늘 기억하라.


결코 절망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운명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마라. 진정한 위대함은 언제나 내면에서 시작된다.


스스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라.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지 마라. 책과 사람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여라. 같은 생각만 반복하다 보면 결국 단조롭고 경직된 사람이 되어 자기 틀에 맞지 않는 것은 무조건 배척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친절한 친구가 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가장 정직하고 냉정한 조언자가 되어야 한다.


[기질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

사람이 기질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낙천형(활달하고 명랑한 사람), 열정형(열의는 넘치지만 다소 성급하고 욱하는 사람), 태평형(느긋하고 평온한 사람), 염세형(감성이 풍부하면서도 세상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 한 사람이 오직 한 가지 기질만 뚜렷하게 지닌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네 가지 성향이 저마다 다른 비율로 섞여 있어 그 복합적인 기질이 한 사람의 성격을 이룬다.


열정형과 낙천형이 잘 섞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된다. 이들은 지배자의 기질을 지녔다. 여기에 염세형이 더해지면 그는 폭군으로 변한다. 낙천형과 태평형이 어우러진 사람은 평온한 삶을 누릴 것이다. 적을 만들지 않고 탐욕에 흔들리지 않으며, 일상의 작은 기쁨을 누린다. 열정형과 염세형이 결합하면 대개 불행한 결과를 낳는다. 염세형과 낙천형이 열정형이 뒤섞인 사람은 자신을 안팎에서 갉아먹는다. 불꽃처럼 치열하게 살지만, 결국엔 자기 안의 불에 타버리고 만다. 염세형과 태평형이 합쳐진 사람, 그들은 함께 살아가기 가장 힘든 존재다. 그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일은 아무리 지혜롭고 선한 사람이라 해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될 것이다.


‘악인’이라고 불리는 자들, 뿌리부터 타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인간은 누구나 조금쯤은 원초적인 어둠을 지니고 태어난다. 본래부터 완전히 악한 사람은 없다. 잘못된 교육, 제어되지 못한 욕망, 가혹한 운명과 환경이 사람을 그렇게 망가뜨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어떻게 악인이 되었느냐가 아니라 이미 그렇게 변해버린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다. 한가지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은 ‘악한 자들과 섞이지 않는 것’ 그것이 기본이다. 평온과 도덕적 완성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래야 한다. 아무리 뿌리 깊은 신념을 지닌 사람이라 해도, 악인들과 어울리다 보면 타락한 장면에 익숙해지고 어느 순간 그 혐오의 감각마저 무뎌진다. 그런 순간 우리는 유혹 앞에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배움과 교양, 그리고 분별력은 서로 다른 것이다. 우리는 습관처럼 배우고 외운 것들을 지혜로 착각하고, 그 틀에서 벗어난 이들을 무시한다. 그러나 종종 배우지 않은 사람들의 투박한 말에서 진짜 자연의 숨결을 느낀다. ‘서민’들의 거침없는 웃음과 눈물 속에서 무대 위의 거짓을 깨닫곤 한다. 그들의 말에는 꾸밈없는 진실이 있다.


진정한 웃음에는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하는 힘이 있다. 웃음은 사람을 가볍게 하고, 잠시나마 세상의 무게를 내려놓게 한다. 그 웃음이 번지는 순간 그 기운은 아름답고 복된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맑고 건강한 웃음을 짓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쉬게 하라.


술주정뱅이, 욕정에 사로잡힌 자, 그리고 그 밖에 타락한 자들은 가능하면 멀리하라. 피할 수 있다면 그들과 어울리는 일 자체를 삼가야 한다. 세상이 많은 모임과 술자리에서, 특히 남성들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음담패설과 외설적인 농담이 아무렇지 않게 오간다. 이런 부패한 분위기 속에서 양심 있는 사람은 결코 웃음으로 동조해서는 안 된다. 침묵하거나 함께 웃는 순간, 자신도 그 타락의 일부가 되어 버린다. 단신이 그 자리에 있다면, 그들이 아무리 농담으로 포장된 말을 하더라도 자리를 편하게 만들지 마라. 반드시 단호하게 거부하라. 충고하고, 그들의 관심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최소한 당신만큼은 그 타락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제2부 〈이해가 좋은 관계를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불편한 법과 질서를 부정하고, 결국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이웃의 재산을 욕심내고, 아버지의 빚조차 갚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세상. 결혼이라는 이름조차 사라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한 사람이 말과 태도에는 그 부모가 함께 비친다는 것을 잊지 마라. 부모를 정성껏 모시는 이에게는 하늘의 복이 따른다. 사람들의 존경도 자연스레 따라온다.


사랑 없이 맺어진 결혼은 한쪽만 일방적으로 받으려 들고, 의무와 책임은 점점 흐려진다. 그래서 부부라는 긴 여정을 함께할 사람을 고를 땐, 무엇보다도 지혜와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 선택이 곧 삶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세상을 들여다보면 많은 결혼이 뜨거운 청춘 한가운데서 이루어진다. 이성보다 감정과 욕망에 이끌려 아직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린 마음으로 ‘운명’이니 ‘영혼의 반쪽’이니 하는 말을 믿으며 맺어지는 경우가 많다.


힘든 일이 닥쳤을 때, 기쁨과 슬픔을 나눌 때, 결국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내 아내, 내 남편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위기를 맞은 순간에도 우리는 함께 키운 자식들을 바라보며 처음 사랑하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게 자연스레 서로를 향해 다시 돌아가게 된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사람들이다. 아무 말 없이도 믿을 수 있어야 하고, 말할 때는 숨김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나눠야 한다는 건 아니다. 세상에는 때로 입을 다물어야 할 일이 있고,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고요한 사정이 있다.


남편은 자기 집에서 주인이어야 한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이성의 요구다. 집의 주인에게는 논쟁이 아니라 책임이 주어진다. 그는 단순히 함께 사는 동등한 판단자가 아니라, 그 위에서 가족을 지키는 존재다. 아내가 더 지혜로워서 남편을 마음으로 이끈다 해도, 겉으로 드러나는 남편의 권위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과 이성적인 대화를 나누는 건 애초에 쉽지 않다. 그들은 다른 취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소통이 어려운 상태다. 세상은 그들에게 오직 사랑하는 사람 한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흐릿하거나 아예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만약 여러분이 인생에 대해 진지한 조언을 나누고 싶거나 믿을 만한 친구를 찾고 싶다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누군가와 너무 가까워지다 보면 그 삶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언젠가 이별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슬프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도 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타인의 존재에 전부 기대지 않는다. 그 누구도 우리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를 가장 자연스러운 순서대로 살펴본다면, 가족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대상은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가족 다음으로 당신이 가장 먼저 도움과 조언을 베풀어야 할 대상은 바로 이웃이다. 좋은 이웃과 따뜻하고 허물없이 지내는 삶은 큰 기쁨이다. 인생에는 사소한 도움이 큰 은혜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고, 바쁜 하루 속에서 나누는 짧은 인사 한마디나 마음이 통하는 이웃과 대화 하나가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악인은 무관심과 무시가 가장 큰 벌이다. 누군가 당신을 헐뜯거든 흔들리지 말고 당당 하라. 세월은 결국 진실을 드러낸다.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라. 그래도 그들이 그치지 않는다면, 그때는 당신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올곧게 정면으로 맞서라. 단 한 사람의 떳떳한 태도가 천 명의 비겁자를 이길 수 있다. 힘 있는 자일수록 적에게는 단호하되, 패배한 자에게는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대해야 할 사람은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이다. 가난한 사람, 절망에 바진 사람, 외면당한 사람, 밀려난 사람, 길을 잃고 추락한 사람들. 신이 잠시 당신에게 맡긴 것이 있다면, 그 일부를 그들과 나누어야 한다. 가족의 생계에 지장이 없는 한, 당신의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라. 많든 적든 당신이 줄 수 있는 만큼을 기꺼이 건네되, 그 태도는 정중하고 품위 있어야 한다.


문제는 술이 사람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술을 마시면 유쾌해지고, 어떤 이는 다정하고 따뜻해진다. 반대로 어떤 이는 괜히 슬퍼지거나 말이 줄고, 또 어떤 이는 사소한 일에도 시비를 걸며 괜히 싸움하려 든다. 이 중에서도 특히 경계해야 할 유형은 마지막 부류다. 술버릇이 험한 사람, 술만 마시면 공격적으로 변하는 사람과는 가급적 마주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어쩔 수 없이 함께 있어야 한다면 절대로 맞서지 말고 조용하고 부드럽게 넘겨야 한다.


약하다고 해서 모두 다 착한 것이 아니며, 거절한다고 해서 매정한 것도 아니다. 진짜 착한 사람은 할 수 있는 만큼 돕고 그 이상은 정중히 선을 긋는 사람이다. 너무 허물없이 굴지 마라. 배움이 부족한 사람들은 친절을 쉽게 오해하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짐의 무게는 다르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얹어주면, 결국 그 무게에 짓눌리거나 관계가 어그러질 수 있다. 넘치게 언 지 말고 상대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나누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배려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내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을 자신이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법이나 세상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법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건드리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비열한 자들의 논리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정직한 사람은 누구를 자기 뜻대로 휘두르려 하지 않으며, 스스로도 그런 방식에 휘둘리지 않는다. 확고한 원칙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간섭에 흔들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킨다.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최소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으며, 외부의 방해 없이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켜나간다면 결국 좋은 결과는 반드시 따라온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길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 좋은 책이다.


책 소개

『우리가 타인을 마주할 때』 아돌프 크니게 지음 / 박상미 옮김. 2025.05.30. 저녁달. 415쪽, 21,000원.


아돌프 크니게 Adolph Freiherr von Knigge(1752~1796)

18세기 독일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가, 작가. 인문학자. 하노버 지방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박상미. 심리상담가, 문화심리학자.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 한국의미치료학회 부회장, 수련감독. 심리치료 교육기관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지은 책,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