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본성의 암호를 풀다」
이 책의 부제목은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본성의 암호를 풀다」이다.
저자는
뻔히 후회할 줄 알면서 왜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할까?
왜 사랑하는 연인과 매번 같은 이유로 다툴까?
똑같이 노력하는데 왜 어떤 사람은 승진하고 나는 제자리일까?
왜 우리는 “돈이 전부가 아니야”라고 말하면서도 통장 잔고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갈까?
왜 다이어트 다짐은 늘 3일 만에 무너질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왜 모를까? 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15년간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활동과 심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인간 행동과 감정의 핵심 원리를 설명하는 열쇠를 발견했다. 이 열쇠에 ‘라이프코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네 가지 ‘라이프코드’ 시스템의 조화가 우리의 성격을 결정하고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만든다. 네 가지 시스템은 균형 시스템, 조화 시스템, 자극 시스템, 지배 시스템이다. 이 네 가지가 당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결정한다.
캘리포니아 공대와 스탠퍼드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동일한 와인을 두 번 마시게 했다. 같은 와인에 ‘5달러’라는 가격표와 ‘45달러’라는 가격표를 붙였다. 결과는 ‘45달러짜리’ 가격표가 붙은 와인이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기능성 자기공명 영상(MRI)로 참가자들의 뇌를 관찰한 결과 비싼 가격표를 붙인 와인을 마실 때 실제로 뇌의 쾌감 중추가 더 활발하게 반응했다. 혀가 아니라 뇌가 맛을 결정한 것이다. ‘비싸다’는 정보가 기대감을 만들고, 그 기대감이 ‘맛있다’라는 감정을 만들어 냈다.
이 실험은 우리가 믿어왔던 이성적 판단이 얼마나 허상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감정과 기대가 먼저 방향을 정하고 이성이 그럴듯한 이유를 덧붙일 뿐이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70% 이상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라이프코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모든 것을 통제한다.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결정한다. 나아가 우리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까지 좌우한다. 아무리 뛰어난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도 감정의 바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라이프코드의 작동 원리는 단순하면서 정교하다. 바로 생명체가 완수해야 할 단 2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생존하라! 굶어 죽거나 잡아먹히지 않아야 한다.
번식하라!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라이프코드는 우리에게 ‘감정’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생존, 번식에 유리하면 긍정적 감정을 보상으로 주고, 불리하면 공포, 혐오, 고통 같은 부정적 감정으로 경고한다.
라이프코드를 이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타인, 나아가 인간 사회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예를 들어, 부부 갈등의 많은 부분이 서로 다른 라이프코드의 충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면,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 각자의 감정적 욕구를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문제도 마찬가지다. 상사의 까다로운 요구나 동료의 경쟁적 행동 뒤에 숨은 감정적 동기를 파악하면,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은 맑은 유리창이 아니다. 그것은 렌즈이고, 필터다. 친구와 같은 영화를 봤더라도 당신은 감동의 눈물을 쏟을 때 옆자리 친구는 지루함에 꾸벅꾸벅 졸았다면? 영화가 두 가지 버전으로 상영된 것이 아니라 당신과 친구의 마음속 렌즈가 애초에 다르게 세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새 한 마리가 내가 보지 못하는 자외선을 보고,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 박쥐는 어둠 속에서 초음파로 길을 찾고, 철새는 지구의 자기장을 나침반 삼아 대륙을 건넌다. “이것만이 진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내 렌즈기 만든 한계 속에 스스로 가두게 된다. 우리의 시선은 결코 순수하게 객관적일 수 없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렌즈로만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성향 중 하나는 ‘자기중심성’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다른 이들도 자신과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 착각한다.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해석은 일상 속 수많은 오해와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된다. 어떤 사람은 변화를 ‘피해야 할 위험’으로 보며 현재의 안정을 지키려 애쓴다. 하지만 다른 이는 같은 변화를 ‘잡아야 할 기회’로 인식해 주저 없이 뛰어든다.
우리는 종종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왜 저 사람은 나처럼 생각하지 않지?”라며 답답해하거나 “저 사람은 틀렸어!”라고 단정하며 날을 세운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수많은 갈등-세대 갈등, 남녀 갈등, 인종 문제, 환경 문제, 정치적 대립-의 밑바닥을 한 커플만 들춰보면 이 자기중심성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 말은 맞고 네 말은 틀렸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말투, 배경, 가치관,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편안함과 정서적 안정감은 느낀다. 심리학 연구는 유사성이 높은 관계가 그렇지 않은 관계보다 더 안정적이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가까운 관계인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도 다름은 양면성을 지닌다. 때로는 갈등의 원인이 되지만, 서로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갈등 속에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면,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각자의 세계를 확장하는 가장 특별한 선물을 주고받게 될 것이다. 핵심은 당신과 상대방의 라이프코드를 이해하고 그 다름을 존중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건강한 관계의 시작이다.
행복은 의식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당신과 연인은 서로 다른 환경, 경험, 상처, 기쁨을 안고 자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유한 존재다. 라이프코드도, 유전자도, 삶의 궤적도 다르다. 이 다름과 차이에만 초점을 맞춰 에너지를 소모하고 다툼을 반복하기보다,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상대의 좋은 점과 사랑스러운 점을 적극적으로 찾아 칭찬해라.
연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창한 이벤트나 값비싼 선물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진심 어린 존중과 따뜻한 감사 그리고 사소한 애정 표현이다.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이는 표현들이야말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즉각적으로 불러일으키고 뇌의 보상 회로를 강력하게 자극하여 두 사람이 관계를 승리의 나선으로 이끄는 강력한 연료가 된다.
젠더 의학은 “여성은 작은 남성이 아니며 모든 세포 단위부터 다르다”는 사실을 말한다. 과거 신약 임상시험은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여성의 월경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안정적인 결과를 방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심장질환 치료제 디곡신처럼 남성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여성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 약이 탄생하기도 했다. 생물학적 성을 무시하면 생명의 위협을, 사회적 젠더를 무시하면 차별의 고통을 낳는다.
남성의 뇌는 세상을 거대한 시스템으로 파악하고, 그 안의 논리와 효율성을 찾으려 한다. 반면 여성의 뇌는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맥락을 읽어내고, 미묘한 감정의 디테일을 포착하는데 더 뛰어나다.
남녀의 차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이다. 망원렌즈와 광각렌즈가 각기 다른 쓸모를 지녔듯,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빚어내는 다른 사고방식 역시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갈등의 뿌리에는 언제나 오해가 있다. 상대방이 고의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와 다른 운영체제로 작동할 뿐임을 깨닫는 순간, 관계의 모든 풍경이 달라진다. 이해는 갈등은 줄고 신뢰는 깊어진다. 서로의 다름을 결점이 아니라 보완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독일의 집단 학살 연구자 군나 하인존은 70개국의 인구 구조와 분쟁 가능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회에서 15세에서 30세 사이의 남성이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서면, 사소한 정치적 혹은 경제적 계기만으로도 내전이나 전쟁 위험이 급증한다. 극심한 분쟁을 겪고 있는 이라크, 시리아는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하거나 초과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인 삶의 만족도는 인생의 황금기라 불리는 20~50세 사이의 사람보다 60~75세 노년층에서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연금과 퇴직금이 이전 소득보다 적을 수 있지만, 대부분에게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소비 욕구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돈이 많으면 행복해진다’는 공식은 착각에 불과하다. 더 많은 돈을 손에 쥔다 해도, 인간의 뇌는 새로 쌓인 부에 허무할 만큼 빠르게 적응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당신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그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미국 행동경제학자 엘리자베스 던 대니얼 길버트와 티모시 윌슨의 연구를 바탕으로 ‘현명하고 행복한 소비를 위한 6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물건이 아닌 ‘경험’을 사라. 물건의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 줄어들지만, 경험의 가치는 추억이라는 이자가 붙어 끝없이 늘어난다.
2. 나를 위해 쓰지 말고 남을 위해 써라. 남을 기쁘게 하는 소비는 어떤 명품보다 오래가는 만족감을 주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3. 큰 한 방보다 ‘작은 여러 방’이 좋다. 인생은 한 번의 거대한 불꽃놀이가 아니라 매일 밤 하늘을 수놓는 작은 별들의 총합이다. 매달 즐기는 맛있는 식사, 마음에 드는 책, 소소한 취미 용품이 주는 기쁨은 여러 번이다. 작은 기쁨들은 매번 새로운 도파민을 터뜨린다.
4. 즉시 갖지 말고 ‘기다림’을 즐겨라. 심리학은 즉각적인 만족보다 기대하는 시간이 더 달콤하다고 말한다.
5. ‘있어 보이는 기능’에 속지 마라. 핸드폰의 수많은 기능 중 매일 쓰는 것은 몇 개나 될까? 불필요한 기능에 돈을 낭비하지 말고, 정말 필요한 것에 집중하라.
6. 스펙 비교는 ‘시간 낭비’다. 행복은 객관적인 성능이 아니라 주관적인 경험의 질에서 온다.
당신의 지갑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당신이 진정으로 가치를 두는 것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왠지 끌려서 산 물건은 흥미로운 단서다. 이는 단순한 충동구매가 아니라 내면의 결핍을 채우려는 무의식적인 시도일 수도 있다.
정치라는 단어에서 갈등이 먼저 떠오를 만큼, 우리는 이 주제를 두고 오래도록 결렬하게 싸워왔다. 이 모든 지긋지긋한 싸움의 가장 깊은 곳에는 서로 다른 라이프코드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의 고유한 라이프코드 설정값이 정치적 성향과 가치관을 형성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는 의견 대립이 필연적이다. ‘개방성’과 ‘통제성’, ‘자유’와 ‘안전’ 같은 가치관의 대립은 결국 우리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 시스템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리는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뇌는 먼 미래의 추상적 위험에 둔감하다. 뇌는 불확실한 미래의 큰 보상보다 즉각적인 작은 보상을 선호한다. 뇌는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을 2배 이상 크게 느낀다.
행복 제언.
1.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라. 작은 절제의 경험들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큰 정신적, 육체적 만족과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
2. 내 안의 양면성을 끌어안아라. 우리 안에는 안전을 추구하는 마음과 모험을 갈망하는 마음, 소속감을 원하는 동시에 자유롭고 싶은 욕구가 공존한다. 문제는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다.
3. 자신만의 중심을 지켜라. 모든 미덕은 중용에 있다. 삶의 시기와 상황에 따라 자신만의 최적점을 유연하게 찾아가라.
4.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활용하라. 어떤 성향이 절대적으로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은 없다.
5.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미국이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은 78세 때 인터뷰에서 “내가 20대였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썼다. 40대가 되자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60대가 되었을 때 나는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은 애초에 나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6. 승리의 나선에 올라타고 패배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작은 성공이 더 큰 성공을 부르는 선순환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아침 침대 정리 같은 사소한 성취가 하루의 에너지가 된다.
7.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라.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낯설게 느껴질 때,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지금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욕구는 무엇일까?” 상대방의 신발을 신고 그들의 길을 걸어보려는 진심 어린 시도가 진정한 소통의 첫걸음이다.
8. 뇌와 몸을 끊임없이 단련하라. 80대의 나이에도 새로운 책을 읽고, 낯선 길을 탐험하며, 생소한 취미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젊은이 못지않은 인지 능력과 기억력을 발휘한다.
9. 단순함의 유혹을 경계하라. 민감한 사안일수록 한쪽 입장만 절대적으로 옳다고 외치는 목소리는 경계해야 한다. 복잡한 문제는 대체로 양쪽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진정한 해법은 극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있다.
10. 권력의 오용을 경계하라. 권력은 견제받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부패한다.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권력이 공동체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끊임없이 감시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라이프코드와 연결되어 있다. 이는 나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타인의 다른 자리를 존중하며, 나와 세상을 위한 건강한 균형점을 찾는 여정이다. 통찰력 있는 인간은 이 원리를 삶으로 체득한 사람이다. 라이프코드에 맹목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며 더 의식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을 내린다. 이 지혜가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책 소개
『라이프코드』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임다은 옮김. 2025.09.03. 필로틱. 337쪽. 22,000원.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HANS-GEORG HAUSEL.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 독일 신경마케팅 분야 권위자. 인간 행동의 핵심 원리를 담은 ‘림빅 맵’을 개발했다. 컨설팅 기업 ‘그루페 님펜부르크’ 대표. 저서.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이모션』, 『승자의 뇌구조』 등.
임다은. 독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