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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12. 2022

생활 속 화학작용 알아보기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머릿속에 쏙쏙! 화학노트’를 읽고

이 책의 부제가 “우리 생활은 전부 화학으로 되어 있다! 알아두면 생활 속 지혜가 쑥쑥!”이다. 

우리 일상은 화학작용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H2O)를 마시고 쌀에 열을 가해서 밥을 짓고, 각종 양념을 이용해서 반찬을 만들어 먹고, 주방세제를 이용해서 설거지를 한다.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온갖 화학 반응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공기가 당연히 호흡을 할 수 있게 하듯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 그 성분이나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 것인지에 관한 생각은 전혀 없이 살아간다. 그래서 생활 속 화학에 관해 상식을 갖기 위해 읽었다.     


저자는 서두에 “우리는 물질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다. 물질 없는 생활을 감히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공기, 물, 옷 책상, 플라스틱, 연필, 식품, 약 이 모두가 물질이다. 우리 자신 또한 물질의 일부다. 물질은 변한다. 액체인 물은 얼음, 수증기로 변한다. 가스는 불에 타 열과 빛을 낸다. 꽃은 피고 우리도 성장한다. 이처럼 물질은 변한다. 이는 모두 화학 반응의 결과다.”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흥미를 갖게 하는 내용을 발췌했다.     


화장실용 세제와 염소계 표백제는 섞어서는 안된다. 이 둘을 섞으면 염소가스가 발생한다. 염소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군이 벨기에 서부의 이프르에서 사용한 독가스로 유명하다. 약 5천 명의 병사가 이 독가스에 목숨을 잃었다. 염소계 표백제는 어떠한 산과 섞이더라도 염소를 발생시킨다. 식초나 청소용으로 쓰는 구연산도 산성이다.      


종이 귀저기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부분은 고흡수성 수지(고흡수성 폴리머)라는 일종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수지는 자신의 무게보다 약 1,000배 이상 물을 흡수한다. 이 고흡수성 수지를 이용하여 사막에 나무를 심는 녹화사업을 하고 있다. 해마다 대한민국 면적(10만㎢) 보다 큰 12만㎢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2018년 기준 고흡수성 수지의 세계 수요는 연 3백만 톤이다. 고령화 등의 이유로 귀저기 사용량이 연 5~7% 증가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질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여러 물질이 섞인 ‘혼합물’이다. 단 하나의 물질로 이루어진 ‘순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의 순수한 물질’로 소금은 99%가 염화나트륨이다. 설탕 특히 그래뉴당이나 얼음설탕은 100%에 가깝다. 금 24K는 100% 금이라는 뜻이다.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탄소이며 1955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사가 인위적으로 다이아몬드를 합성했다. 요즘은 무색투명한 천연 다이아몬드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합성 다이아몬드를 만들고 있다. 애완동물이나 고인의 모발, 유골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조만간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폭락할지도 모른다.  

   

‘맛’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다. 짠맛이 강하다면 독성이 있는 금속 성분이 함유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신맛이 강하다면 식물이 부패했을 가능성이 있다.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는 1878년 탄생한 ‘사카린’이 있다. 설탕의 350배다. 1977년 발암성이 있다는 지적에 사용금지 되었다가 1991년 사카린은 발암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이 판명되어 다이어트 식품이나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음료수 병에 적혀 있는 성분표를 보면 아스파탐(설탕의 200배), 아세설팜칼륨(200배) 수크랄로스(600배) 등 생소한 물질명이 적혀 있다. 수크랄로스는 DDT나 BHC(살충제)와 동일한 유기염소 화합물이다. 수크랄로스는 120℃ 이상 가열하면 염소를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술은 포도당에 효모균(이스트)를 넣으며 효모균의 포도당을 분해해 에탄옥과 이산화탄소를 발생한다. 이것을 알코올 발효라고 한다. 와인은 포도를 으깬 뒤 저장하면 자연히 알코올 발효가 진행하며 만들어진다. 쌀이나 보리 같은 곡물에 있는 전분을 누룩균이나 발아한 보리(맥아)로 제조한 술을 양조주라고 한다. 양조주를 증류해 에탄올 함유량을 높인 술을 증류주라고 한다. 포도로 마든 브랜디, 보리로 만든 위스키, 당밀로 만든 럼, 용설란으로 만든 테킬라 등이 있다. 증류주에 과일 마무껍질, 뱀 등을 담가서 만든 술을 리쿠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매실주나 살모사주가 대표적이다.      


근육은 근섬유라고 하는 세포가 콜라겐 막으로 묶인 구조다. 근섬유는 긴 섬유 형태의 근원섬유 단백질과 그 사이를 메우는 구 형태의 근장 단백질이라는 2종류의 단백질로 이루어졌다. 동물의 모든 단백질 중 30%는 콜라겐이다. 단백질은 60℃가 넘으면 근장단백질이 응고되므로 고기는 전체적으로 단단해진다. 65℃가 넘으면 콜라겐이 수축되기 때문에 고기는 단단해진다. 75℃가 넘으면 콜라겐이 분해되어 젤라틴으로 변하기 때문에 고기는 또다시 부드러워진다.     


마약, 각성제, 디자이너 드러그 등을 ‘마약’이라고 부른다. 어린 양귀비 열매에 상처를 내면 수지가 맺히는데 이 수지를 굳힌 것이 아편이다. 성분은 모르핀과 코데인이다. 모르핀에 무수아세트산을 작용시키면 헤로인이 된다. 코데인은 암 등의 질병에 진통제로 사용하지만 헤로인은 강한 습관성이 있다.

각성제는 머리가 맑아진 든한 착각에 빠져 기분이 고조된다. 황마라는 식물에서 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나온다. 이 성분을 합성하기 위해 연구하던 중 발견된 것이 메스암페타민이다. 메스암페타민은 일본에서 히로뽕이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되었다. 상습적으로 복용하면 마약고 똑같은 습관성이 발생한다.

디자이너 드러그는 ‘향’, ‘입욕제’, ‘아로마’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용 후의 감각은 마약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이고 해악 역시 마찬가지다.      


얼음대신 아이스크림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는 ‘드라이아이스’는 이산화탄소의 결정이다. 드라이아이스가 녹으면(승화하면) 이산화탄소로 변한다. 자동차와 같은 좁은 공간에 드라이아이스를 대량으로 놓아두면 중독을 일으켜 의식 불명에 빠질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질식성 독이다. 농도가 3~4%를 넘으면 두통, 현기증, 구역질 이 발생하고 7%가 넘으면 몇 분 만에 의식을 잃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탄소의 완전연소를 통해서 발생한다. 산소가 적은 상태에서 탄소를 불완전 연소기키면 맹독인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생명체의 조건은 1. 자기복제나 유전이 가능하다.(DNA, RNA 등의 핵산을 지님)

2. 스스로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다.(대사, 호흡이 가능하다)

3. 세포 구조를 가진다. 세균은 단세포생물로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바이러스는 자력으로 에너지를 획득하지 못한다. 숙주에서 에너지를 얻어야만 활동할 수 있다. 숙주에 기생하지 못하면 살지 못한다. 바이러스는 비생명체이다. 바이러스는 DNA, RNA 등의 핵산을 갖추고 있어 자기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세포막이 없어 세포와 핵 모두 만들지 못한다. 다시 말해 바이러스는 단백질 용기에 들어 있는 핵산인 셈이다.     

DNA(데옥시리보 핵산)는 유전정보의 핵심이다. 인간이 세포핵 내부에는 23쌍(46개)의 염색체가 있다. DNA는 염색체 안에 작게 접혀 있다. DNA의 특정한 부위가 유전자다. RNA(리보 핵산)이란 DNA가 모세포의 세포분열과 함께 복제되어 완전히 똑같은 DNA가 딸세포에게 보내진다. 그러면 딸세포는 DNA 안에서 유전자 부분만을 꺼내 편집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RNA다. 

RNA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전령 RNA(mRNA)’라고 불린다. 또 ‘전령 RNA(tRNA)가 있다. 전령 RNA는 설계도에 따라서 해당하는 아미노산을 단백질이 합성되는 장소까지 데려간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아미노산과 결합 시킨다.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아미노산 결합 순서에 따른 단백질이 완성된다. 단백질은 효소로서 생화학반응(생명 유지와 세포 증식을 위한 화학반응)을 지배한다.     


작은 원자핵 2개를 융합해서 커다란 원자를 만들어내면 여분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 에너지를 핵융합에너지라고 한다. 반대로 큰 원자핵을 부수어(핵분열반응) 작게 만들어도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러한 에너지를 핵분열에너지라고 한다. 핵융합으로 만든 폭탄이 수소폭탄이다. 핵분열로 만든 것이 원자폭탄이다. 우너자폭탄이 위력은 TNT 화약 2만 톤 정도인데, 수소폭탄이 위력은 5,000만 톤에 달한다. 현대과학은 원자핵반응(핵융합, 핵분열)을 평화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핵융합발전을 실용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책 소개     

머릿속에 쏙쏙! 화학노트.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곽범신 옮김. 2020.11.13. 시그마북스. 15,000원. 231쪽.

2022.06.읽음.     

사이토 가쓰히로, 1945년 출생. 일본 도호쿠 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나고야 공업대학교 명예교수 엮임. 유기화학, 물리화학, 광화학, 초분자화학 전문가 저서, 『가볍게 읽는 유기화학』 『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등이 있다.     

곽범신,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 옮긴 책, 『돈의 세계사』 『인간은 왜 아픈 걸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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