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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오 Aug 05. 2023

아직 생기지도 않은 내 아이에게(5)

수학 공부할 때 기초 이론만큼은 확실하게 알기를

안녕, 아가야! 엄마란다. 오늘은 네가 듣기 귀찮고 잔소리같은 이야기를 해보려 한단다. 벌써부터 듣기 싫다고? 저런. 그래도 엄마 말을 한번 들어보렴.


엄마는 네가 태어나면 어릴 때부터 수학 공부를 시켜줄 생각이란다. 수학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이론을 어릴 때부터 알려주겠다는 말은 아니야. 어릴 때는,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기초적인 계산 중에서 더하기, 빼기 정도를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초등학교 들어가서 곱셈의 개념과 구구단에 대해서 배우도록 해줄 생각이란다. 이건 엄마가 대학에서 전공이 수리과학부 (수학과, 통계학과)였기 때문에 잘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엄마니까 지나치게 엄하게 가르치지도 않을 거고, 네가 모른다고 무시하거나 화내지도 않을거야. 엄마는 수학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그런 아이들을 무척 많이 봤기 때문이지. 




다시 앞으로 가서 엄마가 더하기, 빼기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던 말로 돌아갈게. 이건 사실 엄마만의 방법이 있단다. 아가야, 네가 세상에 태어나서 자동차라는 걸 타고 도로를 달리게 되면 주위에 수많은 자동차가 보일거야. 그 차들을 보면서 엄마는 어릴 때 차들의 뒷번호에 관심을 가졌단다. 그 네개의 숫자를 모두 더하면 얼마가 되지? 하면서 더하기를 익혔지. 하다보니 더해서 10이 나오는 수들을 먼저 더하면 나머지 숫자를 더해서 10만 더하면 되니까 계산이 더 빨라진다는 것도 알았고 말야. 이런 경험이 있어서 엄마는 너에게도 같은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 어차피 차 안에 앉아만 있으면 심심하거든. 뭔가 저절로 하고 싶어진단 말이지. 그러니 너도 이런 방법으로 산수 계산을 잘 하게 되면 좋겠다. 더하기만 잘 하게 되면 빼기는 저절로 개념이 익혀지거든. 그러니 뺄셈도 잘 할 수 있게 될거야.




너는 아마 처음엔 투덜거릴 거야. 엄마, 이런 건 왜 해? 계산기 있잖아! 하면서 이해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도 있어. 하지만 아가야. 엄마 생각은 조금 다르단다. 엄마는 네가 산수 계산을 잘 할 수 있게 되고,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배우는 수학 이론을 완전히 익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단다. 학교 시험에서 반드시 틀리라고 나오는 문제를 다 맞춰오라는 얘기가 아니야. 그것보다 수학 이론을 무슨 이야기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란다. 하긴, 이론을 확실히 알게 된다면 수학 시험에서도 점수가 낮게 나오긴 어렵겠구나. 그렇더라도 엄마가 기대치가 높다고 생각하지는 마. 왜냐하면 엄마는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만큼 두뇌 개발에 좋은 방법은 또 없다고 믿는 사람이거든. 




수학 기초 이론이라는 건 간단하게 말하면 교과서를 말한단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다 잘 풀어서 맞추게 되면 교과서를 씹어먹은 셈이 되겠지? 그렇게 되어야 수학 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한 셈이 된단다. 엄마는 이 방법 덕분에 다른 과목들, 그러니까 영어나 사회, 과학도 잘 할 수 있게 되었어. 수학을 잘 하게 되면 머리가 상당히 빠르게 발달한단다. 엄마가 그걸 직접 겪어본 산증인이야. 그러니 너 역시 수학 공부 만큼은 손놓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수학 공부 하라는 잔소리를 네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했구나. 그렇더라도 엄마의 말을 잔소리라고, 꼰대의 이야기라고 귀 뒤로 흘려버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꼰대이기 이전에 엄마는 너를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이지. 


그럼 다음에 또 이야기할게. 잘 지내렴.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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