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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산 Aug 16. 2022

낙조, 지는 해에 마음을 빼앗기다

바닷가의 일몰

7월 말부터 여름 동안 오롯이 주부로 살았습니다.

두 아이들이 자취하다 돌아왔으니 방학 동안 집밥을 잘 먹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야채, 고기, 해물,...

내년에 취업할 둘째는 취업 포트폴리오 만드느라 고생하니  잘 먹여야 하고.

이렇게 집밥을 해먹일 수 있는 것도 복이지요.

물폭탄으로 수해가 난 가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작은 아이는 지난주에 코로나에 걸려 일주일 심하게 앓았습니다.

저도 외출 삼가고 아이 곁에 있었습니다.

역시  자식 아픈 걸 보느니 제가 앓는 게  맘이 편한 것 같네요.

고열에 입맛 잃고 살갗이 아프다는 아이를 보니  제 목도 타고 보기가 힘드네요.

얼마나 힘든지 3월에 코로나를 앓은 제게 엄마는 이렇게 아픈걸 어떻게 견뎠어 하네요 .

저도 외출 삼가고 아이 곁에 있다 보니  답답하고 힘들었네요.

오늘은 여기저기 외출해서 볼일을 보고 바다가 보고 싶어 가까운 곳으로 갔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셀카도 찍고 지는 해를 넋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하루 할 일을 다하고 돌아가는 해의 뒷모습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사람들이 떠나는 뒷모습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문득 주변에 지인들이 떠나는 소식을 들으니 저의 뒷모습도 가끔 생각합니다.

썩철썩 바닷물 소리가 시간을 쓸어내리는 소리 같네요.

여름이 떠나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해가 뜨는 순간의 아름다움, 해가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 같은 아무리 봐도 기적 같은 아름다움이 매일 일어납니다.

게다가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그 삶에 희망의 길을 열어주는 기적도 일어나지요.

코로나, 화재, 수해로 어려운 가운데서  늘 아름다운 손길을 내밀어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의 뉴스가 들립니다.

그런 사람들의 사연을  담고 넘어가기에 저 햇살이 아름다울까요.

내일을 품었기 때문일까요.

저 붉은 해가 그늘진 마음에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혼자 빛나지 않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움이 참 아름다움이라는 가르침을 남기며  오늘도 저녁해는  하루의 옷자락을 접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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