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캘린더

[연재 소설] 7. 2월 17일 재취업

by 아드리아나

7. 2월 17일 재취업


“어머니 장례식은 잘 치렀어요? 가보지 못해서 죄송해요!”

“제가 알리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서울이라... 너무 멀어서요.”

“삼실에선요?”

“오지 말라 했는데 몇 분이 와주셔서... 제가 죄송했지요.”

“교수님들은 많이 왔어요?”

“아니요. 거긴 그만둔 지 이미 오래되어서 알리지 않았어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어요. 사무실에만 특휴 쓴다고 말했던 거고요.”


곰팅이 맥주 한잔 산다고 했다. 그동안 술 생각이 없었는데 맥주보다 술이 마시고 싶었다. 마이너스 캘린더에 대해서 말할까 말까 잠시 고민했으나 그냥 말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고 있다 해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장례식처럼.


‘교수’ 그만두고 ‘임공’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곰팅도 그렇고 가끔 알고 있는 사람들이 물을 때가 있다. 후회하지 않냐고. 나의 대답은 늘 비슷했다. 알다시피 직장의 장단점은 어디서나 있기 마련이다. 돈을 벌려면 직장이 아니라 투자하거나 사업해야 한다. 그걸 하기 위한 종잣돈을 만드는 중이다. 평생직장을 때려치웠으니 어떤 직장이든 ‘시한부’이고 그 시한부마저 할 수 있는 때는 지금뿐이라고.


작년에 퇴직 통보가 사라졌는데 2월 17일 재취업은 어떤 의미일까? 센터에 출근하니 그동안 살펴보지 못했던 업무메일과 메신저 내용이 가득 쌓여 있었다. 그중 하나에 근무평가 제출이 있었다. 재취업은 이걸 뜻하는가 보다 했다.


12일 오전에 연구소 대표님 전화가 왔다. 전에 비상근 부소장으로 있었던 연구소이다. 지난 1월에 연구용역 제안서 참여 인력에 나를 넣겠다고 해서 이력서를 보내고는 잊고 있었다.

“모박사님, 서울시 연구 우리가 됐네.”

“대표님, 6개월짜리 연구 말씀하시는 거지요?”

“그렇지, 언제 회의를 한 번 해야 하는데 언제가 좋을까?”

“음... 토요일 오전 10시 어때요?”


토요일 오전 10시에 온라인 회의가 있었고, 대표님은 아직도 나를 부소장으로 소개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연구소 감사 사임은 했어도 부소장 사임은 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17일에 나는 다시 비상근 부소장이 되었다. 재취업은 연구소였다.


한동안 주말이 바빠지겠다. 잘됐다. 번잡한 생각들도 사라질 것이고 무엇보다 어머니 생각을 안 하게 될 테니 정말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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