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기도, 나만의 보물
이지은 작가님의 팥빙수의 전설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팥할머니를 다시 만나 반가울 것이다.
이번엔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 옆에 모여드는 손주들처럼,
나와 아이도 자연스럽게 집중한다.
옛날 할머니처럼 읽어줘야 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할머니’가 되어 보려 애써본다.
그런 노력을 아이는 아는 걸까?
깔깔거리며 외친다.
“한 번 더!”
하지만 늘 그렇듯, 두 번째는 스스로 읽는 시간.
태양 왕 수바
처음엔 제목이 낯설었다.
‘수바’? 오타인가? 의아했지만,
알고 보니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하늘의 태양왕, 수바였다.
날개를 빼앗긴 수바는 그것을 되찾기 위해
팥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한다.
손주 같은 수바인지,
아니면 뭔가를 얻으려는 속셈인 건지
어쨌든 할머니는 삶의 지혜로 수바의 날개를 찾아준다.
그리고 수바가 고마움의 표시로 전해주는 ‘보물의 씨앗’.
그건 바로…
수박씨.
우리가 여름이면 통통통 두드리며 사던 그 수박.
“혹시 수박인가 싶어 먹기 전에 꼭 두드려 봐.”
할머니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역시, 이지은 작가님답다.
익숙한 듯 신선하고,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책을 덮고, 나에게 두 가지 질문이 남았다.
1.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란다면, 나만의 기도법은?
2. 내가 생각하는 진짜 보물은 무엇일까?
아이에게도 물어본다.
“네가 수바라면, 어떻게 기도할 거야?”
“네가 갖고 싶은 보물이 있다면, 그건 뭐야?”
이 질문은 단순한 독후활동을 넘어서,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답을 하시겠나요?
그림책은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이 던지는 질문은
어른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나는 오늘, 그 생각의 씨앗을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