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서 시작된 봉사의 기록
기대의 시작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
내가 가장 눈여겨본 공간이 있었다.
아이가 곧 어린이집에 들어갈 나이였기에
그곳이 보육기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주변 아파트마다 어린이집이 있었으니
나의 바람은 지나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그 공간은
방치된 채로 남아 있었다.
작은 도서관과의 첫 만남
시간이 흐른 뒤,
아이가 다섯 살 되던 해에
그 공간에 작은 도서관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내가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시기였다.
도서관은 책 기부로 운영되었고,
나도 집에 있던 책을 기부하며 처음 발을 들였다.
아이를 위한 행사와 첫 봉사
도서관과의 진짜 인연은
아이가 여섯 살 말,
크리스마스 행사 때였다.
아이가 적은 아파트에서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만으로도 반가웠다.
나는 쿠키를 굽고, 주변 엄마들에게 홍보하고,
산타와 사진 찍는 자리를 마련하며 도왔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는 일이 즐겁게 다가왔다.
도서관에서의 시간과 공동체
이 일을 계기로 도서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용자는 많지 않았지만
그 시간 동안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아이와도 함께 도서관에서 잠시 머물 수 있었다.
아이는 도서관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고,
어느 도서관에 가든 좋아했다.
아파트 안에서 작은 공동체가 생겨나는 것을 느끼며
나 역시 만족스러웠다.
봉사가 준 의미
시에서 지원하는 사업과도 연결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는 엄마가 도서관에서
선생님처럼 활동하는 모습을 멋지다고 말했고,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1년 동안 이어진 봉사활동은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았다.
엄마에게서 배운 봉사의 마음
사실 나의 친정엄마는
오래전부터 봉사에 진심이셨다.
어린 시절,
엄마는 태연학교나 어르신들이 계신 곳에
봉사하러 다니셨지만
그 모습이 멋지게 보이지 않았다.
엄마는 늘 기회가 있을 때 봉사를 해보라 하셨지만,
나는 알겠다는 말만 할 뿐 마음을 두지 않았다.
깨달음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되었다.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고,
내 아이에게 따뜻한 세상을
보여주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작은 활동에서 시작된 봉사가
내 삶을 조금 더 넓고 깊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