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서 다시 나로,

되찾은 에너지

by 라니코


운동과 나, 멀었던 시간


나는 운동과 친하지 않았다.

땀이 흐르는 게 싫었다.

출산 후에도 운동은 내 관심 밖이었다.

돌아오지 않는 몸과 함께 살았다.

언젠가는 살이 빠지겠지 하는 희망 하나로,

예전 옷은 버리지도 못하고

옷장 깊숙이 넣어두기만 했다.

새로 산 옷인지,

늘어나서 편해진 옷인지 모를 옷들만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아이와 함께 보내며,

내 몸인지 남의 몸인지도 모른 채 시간은 흘렀다.

‘엄마’로서의 삶은 벅찼고,

그 삶은 때때로 나를 놓치게 만들었다.


내 시간의 시작, 낯선 공백


아이를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면서

조금씩 ‘내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 없는 나 혼자만의 시간,

낯설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어디서부터 나를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여러 운동을 시작했다.

요가, 헬스, 필라테스.

하지만 운동 자체를 즐기는 편도 아니고,

쉽게 질려버리는 내 성격에 오래가지 못했다.


줌바와의 첫 만남


그러던 어느 날,

활기차 보이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람이 즐겨 한다는 운동이 바로 줌바였다.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생소한 운동.

정적인 운동이 익숙한 나에게는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궁금했고,

그녀를 그렇게 빛나게 만드는 게 뭔지 알고 싶었다.


줌바 첫날,

나는 맨 뒤에 섰다.

마치 미어캣처럼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눈치만 봤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데도,

나는 너무 의식됐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좋았다.

어색했지만 즐거웠다.


낯설지만 살아나는 에너지


몸치인 나에게 리듬을 타는 것도,

빠르게 따라가는 것도 어려웠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은 모두 활기차고,

표정만 봐도 살아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런 모습을 닮고 싶었다.

한때는 내 안에도 있었던 이 에너지를,

다시 찾고 싶었다.


줌바의 시작은

외적인 변화가 아닌

잃어버린 나를 불러내는 움직임이었다.


나를 되찾는 과정


그렇게 줌바와 함께 한 시간은 3개월.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오래가진 못했지만

그 시간이 내게 준 건 운동 이상의 의미였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조금씩 낯설지 않아졌다.

무엇보다,

‘나는 여전히 나를 찾는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줌바는 나에게 삶을 되돌리는 ‘움직임’이었다.

아직도 나는 내게 어울리는 것을 찾는 중이고,

아직도 나는 완전히 돌아온 게 아니지만,

그 3개월은 분명히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었다.


줌바가 남긴 선물


멈춰 있던 시간에 다시 숨이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

그게 바로, 나에게 줌바가 남긴 선물이다.

줌바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활기와 웃음을 되찾아 준 춤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아이를 보내며, 나를 되돌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