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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르바 Oct 27. 2021

닥터 인사이드 (15)

내 안의 의사

14. 건강도 트렌드를 따라가는 시대



 비타민 신화의 진실


   <잡식동물의 딜레마>로 유명한 마이클 폴란은 건강하게 살려면 '건강보조제를 챙겨먹는 사람처럼 행동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건강보조제를 챙겨먹는 사람들은 대개 학력이 높고 부유하며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양식을 본받으면 자연히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게 된다는 얘기다. 

  자연치유의 대가인 앤드류 와일 박사는 자신도 비타민을 알약으로 섭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종합비타민제는 대표적인 건강보조제다. 세계 비타민제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비타민제를 먹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꾸준히 있었다. 2005년에 한국에도 번역 소개된 <비타민 쇼크>라는 책에서 저자들(한스 울리히와 예르크 치틀라우)은 합성비타민은 천연비타민을 대체할 수 없다면서 음식을 통해서 천연비타민을 섭취하라고 권합니다. 

  더 강력한 비타민 쇼크는 2007년에 코펜하겐에서 일어났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크리스티안 글루드 박사가 “비타민보충제가 오히려 사망률을 높일 수 있으니 따로 복용할 필요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서 전세계 의학계, 제약업계, 언론이 발칵 뒤집혔다. '코펜하겐 쇼크'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유명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 논문은 합성비타민의 항산화 효과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 A·C·E, 셀레늄,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모두 복용하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5% 높고, 비타민A만 복용하면 사망 위험은 16%, 베타카로틴만 복용하면 7%, 비타민E만 복용하면 4% 높았다. 즉 한 가지만 먹든, 두 가지를 먹든, 전부 먹든 사망위험률은 평균 5%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비타민C 뿐이었다.        


 항산화효과를 생각한다면 과일과 채소를 먹어라 


  암, 심혈관 질환, 노화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활성산소이다.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셀레늄 등은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지키는 항산화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발표된 200편 이상의 연구 결과에서도 각종 비타민, 항산화제, 영양물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과 소화기 암 발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산소를 없애려면 항산화물질이 필요하지만 합성비타민이나 천연원료 비타민을 섭취했을 때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사람이 안 먹는 사람보다 병에 덜 걸린다는 역학연구는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권위 있는 영양학회 등에서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 문제는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현대인의 식습관이다. 대충 때우는 식사에 익숙한 사람들은 필요한 양만큼 비타민을 섭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쉬운 선택으로 비타민제나 항산화제를 찾게 되는 것이다. 제약회사들의 맹렬한 광고 공세와 이를 도와주는 언론의 부채질도 크게 한 몫 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비타민제가 국민영양제로 부상했다.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의 화학구조식은 같지만 우리 몸속에 들어가서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천연비타민과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타민의 효능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


  비타민C는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오염과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의 필수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메가 비타민 요법’을 창안한 라이너스 폴링 박사는 다량의 비타민C를 섭취해 감기를 예방·치료하고 암 예방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타민C가 피부를 팽팽하게 만드는 젊음의 묘약이라고 광고하는 경우도 흔하다. 일부 피부 클리닉이나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메가 비타민요법을 시행하지만, 이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타민C의 1일 권장량은 100mg인데, 메가 비타민 요법은 1500~2000mg 복용을 권장한다. 

  세계보건기구는 비타민C를 하루 1000mg 이상 먹으면 설사와 같은 위장장애, 결석, 용혈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과잉섭취에 주의하라고 권고했다.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지용성 비타민보다 부작용이 덜하다고 하지만 메가 비타민 요법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데 반복적인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효과나 안전성을 확인되어야 한다.  

  미국 의사 존 마이어스가 개발한 영양제 주사인 ‘마이어스 칵테일’은 천식, 섬유근육통, 만성피로증후군 등에 대체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타민C와 비타민B군,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주성분으로 과일이나 채소 등 음식으로 비타민이 작용할 만큼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정맥주사로 공급하는 것이다.  2009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4명의 섬유근육통 환자를 대상으로 2개월간 진행한 마이어스 칵테일 주사 임상시험 결과, 섬유근육통 치료에 효과가 없었다. 


 캡슐에 들어있는 비타민은 잊어버리자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싱싱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진짜 음식을 먹되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즐겁게 살면 된다. 나와 내 가족들이 과일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굳이 캡슐에 쌓여서 병 속에 들어있는 합성비타민제는 잊어버려도 된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방법을 스스로 마련해 놓는 것도 비타민 섭취만큼 중요하다. 나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도시에 살면서 가까운 농촌으로 출퇴근하는 도시 농부가 늘어나고 한 뼘짜리 땅이라도 마련해서 텃밭농사를 해보려는 주말농장족들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비타민이건 항산화제건 식물을 통해서 섭취하는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얻는 길은 직접 식물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식물에게 빚을 지고 살아왔다. 식물에 대한 인간의 생물학적 의존은 뿌리 깊은 것이다. 채식이 우리 몸에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해독


  유행이 패션이나 소비에 그치지 않고 건강에 까지 밀어닥치는 시대가 왔다. 건강과 관련한 어떤 키워드가 매스컴에 뜨거나 장사치들이 대거 홍보를 하면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키워드에 매달린다. 예컨대, 디톡스 같은 단어가 그렇다.

  패션을 유행에 따르면 나름대로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았다는 자기만족을 주기도 한다. 건강을 유행에 따라 관리하겠다고 생각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건강에 필요한 일을 유행으로 만들었다면 그 뒤에는 미심쩍은 상혼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해독이니 디톡스니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지겹도록 듣고 읽는다. 

  해독은 간단히 말해서 몸 안의 불필요한 물질을 분해해서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이다. 필요 없거나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는 작용은 우리가 숨을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일어난다. 우리 몸에는 림프계라는 순환시스템이 있는데 해독 전문 순환계라고 할 수 있다. 림프계는 무얼 먹어서 활성화 시키는 시스템이 아니다. 오히려 잠자고 있는 동안에 해독, 배출이 활성화 되는 시스템이다.  

  요컨대 해독은 먹어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 먹어야 해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해독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이 왜 그렇게 많은지 어리둥절하다. 물론 해독 활동에는 여러 가지 효소나 보효소가 필요하다. 그런 효소 기타의 영양소는 인체의 생화학 작용 어느 국면에서나 다 필요한 것이지 유독 해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해독이란 말이 유행을 타면서 괜한 걱정만 늘어나서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멀쩡하게 해독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도 '해독음식'을 안 먹으면 체내에 독성물질이 쌓이지나 않을지 걱정이고, 얼굴색이 조금만 나빠도 해독이 안 되나 하고 걱정한다. 건강관리는 유행 따라 할 필요가 없다. 해독은 숨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따로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


짧은 단식


  건강을 위한 단식은 얼핏 트렌드처럼 보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 단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오래된 전통적 건강법이다. 야생동물뿐 아니라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경우를 보더라도 동물은 몸이 아플 때 단식을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병이 나을 때까지 가만히 웅크리고 잠을 자는 것을 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음식을 먹는 것은 일을 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데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래서 동물들은 활동을 최소화하고 먹이도 먹지 않고 자연치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만히 웅크리고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이제는 단식이 건강에 유용하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단식을 선택하기 힘든 것은 긴 시간 배고픔에 시달려야 된다는 점과 단식기간 동안 일상이 큰 방해를 받는다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어려움을 피하면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쉬운 단식으로 짧은 단식을 소개하는 것이다. 쉽다고 효과마저 작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모름지기 건강법은 실천이 쉬워야 한다. 

     

짧은 단식법

     

1. 저녁식사를 7시에 마친다.

2. 다음 날 아침식사는 하지 않는다.

3. 점심식사(정오)때 까지 물, 과일 조금 이외의 음식은 먹지 않는다.

4. 짧은 단식 기간에는 동물성 음식물은 섭취를 덜 하는 것이 좋다. 

5. 짧은 단식은 매일 해도 좋고 매주 1~2회 실시해도 좋다. 혹은 여건이 될 때 한 번씩 해도 효과는 같다.


*짧은 단식의 목표 : 짧은 단식은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배고픔을 유도하여 체내 세포의 자가소화 활동을 촉발시켜 세포내의 결함 있는 단백질, 부적합한 미토콘드리아 등의 노폐물을 분해하고 소화시켜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세포 속에는 리소좀이라는 소기관이 있는데 일명 '작은 재활용 센터'라고 불린다. 리소좀 속에는 청소부효소가 있다. 청소부효소는 음식이 들어오지 않아 배고픔을 느끼면 활성화된다.


*짧은 단식의 효과

1. 체내의 노폐물을 소화 배출하여 인체의 전반적인 활성과 활력을 높인다.

2. 결함 있는 단백질, 미토콘드리아 등을 제거하여 세포의 기능을 향상하고 암 기타 질병을 예방한다. 

3. 뇌세포에 노폐물이 쌓여 신경세포자살이 유도되면 '알츠하이머 병' 

뇌세포에 결함 있는 단백질이 축적되어 도파민 분비가 억제되면 '파킨슨씨병' 

뇌세포에 결함 있는 단백질이 쌓이면 '근위축측삭경화증'의 각 원인이 된다.

이와 같이 세포속의 노폐물은 거의 모든 질병의 원인인 동시에 해결책이다. 세포를 깨끗이 청소하여 활성을 회복하면 대부분의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 불필요한 살을 빼는 효과도 얻는다.


 가장 저렴한 건강법


  치유의 이치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가장 저렴할 뿐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건강법으로 웃음'을 꼽는다. 우리 뇌에는 웃는 입 모양을 식별하는 전용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가장 쉽게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이 입 꼬리를 위로 올려서 웃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입 꼬리를 올려 일부러 웃는 표정을 지어도 뇌는 이것을 실제로 웃는 것으로 판단하게 되고 우리 몸에 이로운 반응을 일으킨다. 입꼬리를 당기고 내리는 근육의 신경이 뇌를 자극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호르몬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장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어 보라. 즉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스운 일도 없었지 않은가? 그냥 수시로 입 꼬리를 올려 미소를 머금는 것으로 암도 낫는다. 말기 암 시한부 3개월의 절망 속에서 웃음으로 활력을 되찾은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웃음으로 활기를 얻는 것은 비단 우리의 육체만이 아니다. 스트레스에 찌든 우리의 마음도 웃음으로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할 힘을 얻게 된다.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웃음이라는 특권을 사양치 말고 누리기 바란다. 몸이 바뀌고 정신이 바뀌고 인생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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