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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르바 Nov 19. 2021

닥터 인사이드 (17)

내 안의 의사

16. 자연치유는 생명과 인간을 이해하는 길

     

 

폭포처럼 다이내믹한 생명의 흐름


  독일 태생의 미국 생화학자 루돌프 쇤하이머. 그는 1930년대 후반, 실험을 통해서 중요한 생명의 비밀을 밝혀냈다. 그는 실험쥐에게 로이신이라는 아미노산이 함유된 사료를 먹였다.

로이신에는 추적이 가능한 중질소를 넣어두었다. 그다음에 쥐의 모든 장기와 조직을 대상으로 중질소의 행방을 찾았다. 쥐의 배설물까지 모두 회수해서 샅샅이 조사했다. 실험쥐가 성숙한 어미 쥐였기 때문에 쇤하이머는 먹이의 대부분이 생명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으로 연소됐으리라고 여겼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쥐를 구성하는 몸의 단백질은 겨우 사흘 만에 사료를 통해서 섭취한 아미노산의 약 50%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어버렸음을 발견했다. 새것으로 대체되는 것은 단백질뿐만이 아니었다. 체지방조차 이 다이내믹한 흐름의 한가운데 있었다. 언뜻 보기에 고정적인 구조처럼 보이는 뼈나 치아, 그리고 뇌에서조차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분해와 합성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쥐의 몸, 결국 사람의 몸은 폭포처럼 흐름만 있는 형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쇤하이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생물이 살아있는 한 영양학적 요구와는 무관하게 생체 고분자든 저분자 대사물질이든 모두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생명이란 대사의 계속적인 변화이며, 그 변화야말로 생명의 진정한 모습이다.”


 생명그 정밀하고 열정적인 순환


  생명에 대한 막연한 고정관념이 깨진지 7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생명이 흐름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생물학자들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원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이런 정밀하고 열정적인 순환(생명)을 동적 평형이라고 부른다. 이런 시스템에 혼란을 야기하는 개입은 동적 평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 속에는 시스템의 혼란을 야기하는 화학물질들이 많이 들어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입 안에 털어 넣는 이런 저런 약품도 마찬가지다. 표면상으로는, 그리고 당장은 동적 평형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동적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조작을 흡수했기 때문이고, 생명체 안에서는 반드시 무엇인가 변형되고 손상을 입는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생명의 질이 달라진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주겠다' 이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당신은 당신이 먹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고, 먹는 것에 따라 매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식습관은 참으로 바꾸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다. 식사요법으로 병을 고쳤던 사람들이 병이 다 나았다고 예전의 식사습관으로 돌아갔다가 재발했다는 이야기도 이해가 간다. 생명의 정밀하고 열정적인 순환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매순간 좋은 에너지(음식)로 생명의 흐름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치유에 성공하는 환자들의 7가지 전략


  "의사들은 병에 대해서는 해박하지만, 건강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현대의학은 진정한 치유의 열쇠인 인체의 자연치유 시스템을 파괴하는 치료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현대의학에 대한 이 비판은 하버드 의대 출신의 의학박사인 앤드류 와일의 말이다. 그는 "당신이 치유될 수 없다고 말하는 의사나 병원에 치료를 맡기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의학은 자연치유력을 강화하는 '비의학적 요법'들에 대해서도 가슴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연적인 치유를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를 모아 책을 펴냈는데, 그 책에서 치유에 성공한 환자들의 공통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1. NO(노)라는 대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연치유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의들로부터 희망이 없다,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나아질 희망이 없다 하는 절망적인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어딘가에 길이 있으리라는 희망을 결코 버리지 않았다. 


2. 적극적으로 치료법을 찾는다.

 -치유에 성공한 환자들은 치료와 회복의 가능성을 찾아 우연히 얻게 된 모든 실마리를 쫓는다. 그들은 질문을 하고, 책과 논문을 읽으며, 도서관에 가고, 저자에게 편지를 쓰며, 친구와 이웃에게 의견을 묻고, 희망적이라고 생각되는 치료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한다. 그러한 행동 때문에 의사들은 이들에게 까다롭고, 고분고분하지 않으며, 불쾌한 환자라는 딱지를 붙이곤 하지만, 유순한 환자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반면 까다로운 환자일수록 나을 가능성이 더 많다. 앤드류 와일은 재생불량성 빈혈을 겪다가 치유된 크리스틴이 한 말을 되새기라고 권한다. "사람마다 치유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길은 있습니다.”


3. 치유된 사람을 찾아본다. 

 -의사들의 비관적인 견해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 여러분이 가진 문제와 똑같은 병을 앓다가 치유된 사람을 찾는 것이다. 앤드류 와일은 자연 치유에 성공한 환자들에게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조언을 얻을 수 있는 환자들을 보내도 좋은지 물어보곤 했다. 그런 환자들끼리의 만남과 연대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


4. 의료전문가들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는다.

 -어떤 환자들은 그들을 믿고 스스로 치유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는 전문가, 환자들에게 힘을 주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하는 전문가들과 협력함으로써 치유에 성공한다. 좋은 의사라면 기꺼이 "나는 모릅니다."라고 말하고서 당신이 어떤 방법을 이용하건 당신이 치유되어가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다. 몇 달 전 '먹거리X파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개똥쑥을 먹고 자신이 좋아지고 있다고 믿는 암환자에게 의사가 '전혀 좋아지지 않았고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환자가 스스로 분명히 몸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낙관적인 기분을 유지하려고 애쓰는데, 그것이 설령 플라시보 효과라고 해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사의 도리가 아니다. 그런 의사와는 관계를 끊는 것이 좋다.


5. 근본적인 생활의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

 -앤드류 와일은 치유에 성공한 많은 환자들은 처음 병에 걸렸을 때의 그 사람들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그들은 치유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대인관계와 직업, 거주법, 식사법, 습관 등등 자신들의 삶에 본질적인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변화는 언제나 어렵고 커다란 변화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이따금 질병은, 없어지겠지 하며 무시해버렸던 우리 삶의 여러 일들과 갈등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런 것들을 계속 무시하는 것은 자연치유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막아버릴지도 모른다.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반드시 치유되리라는 것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질병의 치유는 삶의 치유이고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 된다.


6. 질병을 선물로 받아들인다.

 -질병은 변화를 부르는 아주 강력한 자극이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장 뿌리 깊은 갈등을 해결하게 해줄 유일한 것일 수도 있다. 치유에 성공한 환자들은 종종 질병을 자신들의 성장과 발전의 가장 좋은 기회(진정한 선물)로 여긴다. 질병을 불행으로, 부당한 것으로 보는 태도는 치유체계를 방해한다. 질병을 자신을 성장하게 할 값진 기회로 여기는 것이 질병으로부터 당신을 해방시킨다. 실제로 감기에 걸려서 하루만 앓아누워 있어도 자신이 죽기 살기로 매달려 있던 일상의 많은 일들이 실은 하찮은 일이라는 것을 문득 깨닫는 일이 흔하지 않은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은 거꾸로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7. 자신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운다.

 -모든 인간의 특징인 불완전성과 한계, 그리고 결점을 가진 존재로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더 높은 의지에 대한 순종을 나타낸다. 변화는 세계와 대결하려는 분위기에서보다 순종의 분위기에서 더 쉽게 가능하다. 순종은 병에 걸렸을 때 회복에 대한 희망을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병을 포함한 자신의 삶의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그 모두를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통해서만 완성과 치유로 나아갈 수 있다. 자연적인 치유를 경험한 한 남자의 말을 들어보자. 

"비결은 자만심을 버리고, 단지 몸이 스스로를 치유하게 하는 것입니다. 몸은 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감정까지 돌봐야 진정한 치유다.


  어떤 의학이든 감정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음식, 체중, 운동, 유전적 요인 등만 고려하고 정서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동맥경화연구는 반쪽 자리에 불과하다. 스티븐 로크와 더글러스 콜리건은 그들의 책 <내 안의 치료자>에서 위와 같이 말한다. 스티븐 로크는 <심리신경면역학의 기초>라는 책을 쓴 사람이다. 

  서양에서는 우리의 신경계와 면역체계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마음에서 신경계와 내분비계(호르몬계)를 거쳐 면역체계로 이어지는 그 관련성과 통로를 탐구하는 것이 의학계의 중요한 연구과제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원래부터 몸과 마음을 하나로 생각하고 치료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사람의 신체와 정신은 기(氣)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생각은 사실 양자물리학과 비슷하다. 양자물리학은 생명이란 에너지의 흐름이라고 파악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에너지와 ‘기’라는 개념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서구에서 심신상관의학이라고 부르는 탐구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개념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훨씬 쉽다. 질병을 치료할 때 몸과 마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면 ‘병만 보고 인간을 보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내 몸이 의사다라는 믿음은 실상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해야만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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