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오늘의 이야기(4)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외로울떄-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by 김영욱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혼자보다는 함께 무엇을 해 나가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나의 노후계획으로 함께 살아갈 동료를 찾는 도서관도 열었고

그들과 공동체 활동도 한다.


아는 사람도 많고 모임도 많다.

곁에는 8년 연애끝에 결혼을 했고 벌써 29년을 함께 살아온

자주 아픈 나를 살뜰히 챙겨주는 선한 남편도 있다.

좋은 사람도 많고 고마운 사람도 많다.


새로운 인연을 맺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무언가를 도모하는 일은

내 삶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런데도 문득문득 외로움이 찾아온다.

이 외로움의 실체는 혹시 나의 욕심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한다.


가끔은 혼자 카페에 앉아

아무말도 하지 않는 시간이 없으면 일상이 버겁다.

함께 하는 것이 즐겁지만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무언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때로는 서운하기도 하다.

내가 옳다고 믿 행한 일이지만 묘한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외로움은 사람이라서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사람은 함께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외로움을 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


외로움이 있다는 것은

내가 여전히 사람을 향해 열려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는 이런 나를 가장 따뜻하게 안아주는 시이다.

위로를 받는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고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가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북카라반] 너에게 주고픈 아름다운 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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