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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의 속도로 살고 있었을까

하늘에서 타인의 속도에 맞춰 뛰던 내가, 이제는 나의 속도로 걸어갑니다.

by 장이엘

봄바람에 나무가 흔들린다.

작은 풀, 예쁜 꽃, 바람에 날리는 나뭇가지까지

저마다 그들의 속도가 있다.


산책하는 강아지만 보아도 그렇다.

천천히 걷는 강아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강아지

흙 위에 냅다 누워서 쉬는 강아지

조금만 집중하면 생명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그들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 문득 이 질문이 떠올랐다.

'너는 너만의 속도로 살고 있는가? '



나는 하늘 위에서 승무원으로 일을 했다.

미국까지 걸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늘 위는 전쟁터다.

앉을 여유도 없이 서비스를 하다가

정신없이 착륙한다.


그곳에서 나의 속도란 없다.

나의 속도를 고수하다가는

컴플레인 레터를 받거나

회사의 경고를 받을 것이다.


항공사는 최소한의 시간 내에서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해

승객의 만족을 끌어내야 한다.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순간부터

타인의 기준, 시간, 감정을 읽으며

나를 세팅하며 살아왔다.


싫지는 않았다. 심지어 누구보다 잘 해냈다.

인정받았고 칭찬받았지만

내 속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 세계 화려한 도시에 가도

마음은 공허했다.




땅으로 돌아온 나는

나만의 속도를 만들기 시작했다.


숨 쉬는 법을 다시 배우고,

힘들면 잠시 멈춰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라테스를 통해 "내 몸의 리듬"을,

명상을 통해 "마음의 리듬"을 재정비했다.




나는 이제 나의 속도로 살아간다.

누구보다 빠를 필요도

늦을 이유도 없다.


내가 나를 인식하는 그 시간, 그 속도

그게 나의 인생이다.

이제는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생겼고

내 속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No Worries, No Hurry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속도로

걱정도, 조급함도 모두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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