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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Spring

작전명 청춘

by 장이엘

갑자기 병실의 창문이 열렸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엄마는 긴 여행을 떠났다.


엄마가 눈을 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덩그러니 놓여있던 동생의 휴대폰에서

갑자기 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모두가 처음 듣는 노래였다.


“어릴 적 내겐 큰 꿈이 있었지

전장을 이끄는 영웅이 되는 꿈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승리의 영광을 누리는 꿈


어른이 된 오늘 내게 세상이란 곳

어릴 적 그리던 꿈속 전쟁터구나

그 속에서 나는 다시 영웅이 되려

선포한다 작전명 청춘


비틀비틀 넘어갈 듯

하루하루가 흘러갔지만

결코 쓰러지진 않을 테니,

난 문제없어

오늘 밤 우리는 내일 부를 노랠 짓네

친구야 내일도 함께 부르자 우리는

청춘 청춘 청춘

비와 바람 천둥에 소리를 이겨 춤을 추겠네


불어오는 바람 앞에 불꽃들이여

우린 모두 타오르는 젊음이기에


흔들릴 수 있어

그래 무너질 수 있어


일어나라 작전명 청춘

나의 젊은 날“



노래는 거짓말처럼 곧 사라졌고 ,

기억을 더듬어 가사를 검색하니

잔나비의 <작전명 청춘>이라는 곡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 노래는

마치 엄마의 목소리 같았다.

언제나 청춘을 외치던 엄마가 남긴

마지막 응원이었을까.


창문으로 스쳐 지나간 바람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을 빛바랜 청춘이자

내가 지켜야 할 새로운 청춘이

병실 안에서 함께 숨 쉬었다.


어린 시절 꿈꾸던 전장은 바로 이 세상이었고,

나는 이제 승리를 선포할 영웅이 되어

청춘의 노래를 끝까지 따라 부를 것이다.


가장 슬픈 날, 가장 찬란한 명령.

Blue Spring.

청춘들이여.

비틀거릴지라도 멈추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승리할 것이다.

선포한다. 작전명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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