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인생

돌고 도는 세상

by 글쑴


네모난 인생



차갑고 네모난 틀에 갇혀

이리 돌고 저리 도는 인생


덜컹덜컹

실타래가 엉키듯

꼬여버린 삶의 찌꺼기


부드러운 손길로

하나씩 풀어내니

잘도 돌아간다.


세상의 묵은 때를 베끼고

다시 태어나리라 다짐하는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복잡하고 답답한 네모난 틀에

잘나고 못날 것 없는 인생


몽글몽글 피어나는

비누거품으로

눈부신 끝을 맞이한다.


차곡차곡 쌓아놓은

시간으로

찬란한 삶을 노래한다.




[작가의 말]

남편과 두 딸의 출근 준비로 아침이 소란스럽다.

첫 번째 주자인 남편은 조용히 식탁으로 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 한 그릇에 밥 한 숟가락을 말아먹고 직업 전선으로 나간다.

욕실과 방을 오가며 간단하게 준비를 마친 두 번째 주자 작은 딸은 손을 가볍게 흔들며 출근을 알린다.

아침잠이 많은 큰 딸은 졸린 눈으로 막 잠에서 깬 느릿한 속도로 연지 곤지 찍으며 예쁘게 치장을 한다.

바다의 썰물이 빠져나가듯 한바탕 요란한 소리를 내고 다들 빠져나간 자리는 나만의 일터가 된다.

여기저기 벗어놓은 삶의 흔적들,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의 잔재들을 모조리 모아 세탁기에 던져 넣었다.

빙그르르 잘도 도는 세탁기
괜히 웃음이 난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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