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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 Jul 12. 2021

프리랜서의 도시락 3

스틱형 떡갈비와 크로플

밭에서 딴 고추도 송송 넣어 돌돌 만 계란말이


좀 기다리니, 냉동 떡갈비가 도착했다.


1KG에 가격은 8000원. 먹기 딱 좋게 나뉜 제품이었다. 계란말이에 넣고 굴려도 괜찮아 보였고, 4등분으로 잘라 계란 물을 묻혀 볶아도 맛있을 거 같았다.


일단 계란말이로 말아 볼까.


계란말이 팬을 샀으니 실컷 써먹어야지. 나는 계란 두 개와 새우와 톳 후리카게를 섞은 다음, 잘 달궈진 사각 프라이팬에 계란물을 부었다. 그리고 살짝 익은 계란의 면 위에 길쭉한 떡갈비를 하나 반 얹었다. 중간에 떡갈비가 있으니 그냥 말 때 보다 더 예쁘게 잘 말렸다.


손바닥 만한 팬에서 나온 계란말이의 중간을 한 번, 잘린 조각을 각각 한 번 씩 자르면 도시락 높이에 딱 맞는다. 딱 맞으니 기분도 좋다. 부엌에 있던 식은 밥을 전자레인지에 덥혀 따끈하게 한 다음 도시락의 구석에 꾹꾹 눌러 담고, 그 위에 더 맛있으라고 후리카게를 뿌린다.


도시락은 두 칸. 나머지 한 칸은 냉장고에 있는 엄마의 맛있는 반찬들(기름에 볶은 호박과 시원한 오이 무침)들로 한 면, 나머지 한 면은 어디서 왔는지 모를 흑토마토를 넣었다. 원래 토마토에 설탕을 뿌리지 않지만, 모처럼 기분을 내기 위해 살짝 뿌려본다.


정성 들여 싼 도시락을 방에 들고 와, 점심시간에 챙겨 먹는다. 달짝지근한 떡갈비와 심심한 계란, 신선한 반찬들과 후식으로 먹은 토마토까지.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


와플메이커가 생긴 이후, 저녁은 대부분 와플메이커로 눌러 만든 걸 먹곤 한다.


주로 먹는 건 역시 대세인(많이 지났지만) 크로플. 처음에는 이게 맛있을까 싶었지만, 먹어보니 맛이 아주 끝내준다. 커피를 내려서 같이 먹으면 정말 금상첨화고 말이다.


원래는 위에 황설탕만 뿌려 먹다가, 최근에 크림과 잼을 샀다. 제대로 먹어보겠답시고 클로티드 크림이라는 크림도 사보고, 예전과는 달리 담백한 걸 선호하는 입맛 따라 당도가 덜한 무화과 잼도 샀다.

맛있다(잼과 함께 먹을 시/광고 아님)


[크림을 바른 다음에 잼과 같이 드세요!]


어디선가 본 블로그의 어드바이스에 따라 클로티드 크림을 쫙 바른 후 그 위에 무화과 잼을 발라본다.  바삭바삭한 빵 위에 잼이 발리자 금세 녹진녹진해지며 달콤한 향을 풍겼다. 맛있겠다. 나는 크림과 잼이 발린 빵을 한 입 베어 물어본다.  갓 구워진 빵은 바삭! 소리를 내며 입에  감겼다.



"오어."


맛있다. 그것도 생각보다 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역시 입맛은 정직하다니까. 나는 70g의 커다란 생기로 구운 크로플을 그 자리에서 다 해치웠다.


그러고 보니 떡도 맛있다고 하던데.


인절미 와플이라고 했던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 와서 구워봐야지. 도시락 재료도 미리 만들어 놓을까.  


나는 그릇에 남은 잼까지 박박 긁어먹으며 다음 도시락과 간식에 대한 궁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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