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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 Jul 15. 2021

프리랜서의 도시락 5

토마토 계란 볶음과 라임 주스

오늘은 뭘 만들까.


아무도 없는 주방의 중앙에 놓여있는 냉장고를 열어본다. 언제나 잘 먹고 있는 오이와 가지, 장아찌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점점 후덥지근 해지는 날씨. 차가운 반찬은 맨 나중에 넣기로 한 나는 메인 메뉴로 넣을 만한 녀석들 먼저 꺼내기로 했다.


잘 발라진 닭다리살과 삼겹살이 보인다. 하지만 그걸 도시락 재료로 쓸 생각은 않는다. 이런 건 혼자 먹을 게 아니라 가족들이랑 먹어야지. 애초에 내가 사 온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럼 남은 게 뭐냐. 냉장고의 신선 칸을 뒤져본다.


토마토랑- 계란.


최근 잔뜩 들어온 방울토마토와 반찬용으로 필수인 계란이 보인다. 토마토 맛있지. 계란도 좋고. 나는 일단 토마토와 계란을 냉장고에서 꺼내 도마 위에 올렸다.


볶아야지.


토마토를 간식이 아닌 요리로 먹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 볶아 먹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맛있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마침 계란도 있겠다, 같이 볶으면 중식 요리인 토마토 계란 볶음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 냄비를 꺼내 물을 붓고 끓인다.


방울토마토 여섯 개를 물로 씻고, 꼭지 쪽을 칼로 자른 다음 끓는 물에 넣는다. 얕게 깔린 물은 금세 끓어 올라 토마토의 껍질을 흐물흐물하게 익힌다.


토마토가 익으면 냄비 불을 끄고 서둘러 찬물에 토마토를 씻고, 동시에 반쯤 벗겨진 토마토 껍질을 벗긴다. 껍질을 다 벗긴 토마토를 볶을 때 편하라고 칼로 두 번 정도 다져준다.


양을 보니 계란은 하나면 족할 것 같다. 나는 계란물을 풀고, 거기에 굴소스와 소금 한 꼬집을 넣어 섞었다. 그리고 미리 살짝 달군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계란물을 부어 스크램블을 한다.


계란이 살짝 익어서 모양을 내는 그때 다져두었던 토마토도 같이 볶는다. 살짝 덜 익은 계란과 잘 다져진 토마토가 맛깔나게 섞였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다 익은 토마토 계란 볶음. 나는 재빨리 프라이팬의 불을 끄고 도시락에 보리밥을 얇게 깐 다음 위에 토마토 계란 볶음을 살살 얹었다.


촉촉

반찬은 여느 때와 같이 맛있는 밥반찬으로 채웠다. 다 채워진 도시락을 들고 방으로 돌아온 나는 밥때가 되자마자 도시락을 펼쳐 먹었다. 토마토와 계란이 밥과 섞여 촉촉했고, 볶아진 정도와 간이 아주 적절했다.


조금 느끼할 것 같아 같이 마실 라임 주스도 만들어본다.


라임 원액통. 귀엽게 생겼다


마트에서 1000원 주고 사온 라임 원액과 집에 있는 원당을 잘 섞은 후 물을 붓고 얼음을 동동 얹어주면 끝! 카누 텀블러에 붓고 뚜껑을 닫아준다. 아무리 더운 날씨라도 다섯 시간은 버텨주는 텀블러! 재작년부터 아주 잘 쓰고 있다.  


물 같아 보여도 맛은 곱절로 쨍한 라임 주스


갑자기 더워진 날씨. 간단하게 만든 토마토 계란덮밥과 라임 주스를 들고 방으로 돌아온 나는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열어서 먹었다. 뭉근하게 잘 익은 토마토와 계란, 그리고 시원한 라임주스. 오늘 점심도 아주 즐겁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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