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돌이 삶
한 사내가 산 너머 파랑새를 찾았어요
푸른 나무 사이사이 날개짓도 보았어요
눅눅한 슬픔을 훌훌 걷어내고
마음의 헛간을 가득히 채워갔지요.
한 겹 한 겹 맞이한 시간 속에
자그마한 조각들을 주워 담았어요
스쳐 지나는 바람의 속삭임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지요.
마음으로 통하는 길을 알았어요
이름 없는 들꽃이 활짝 반겨 주었어요
잔잔한 마음의 수면 위로 달과 별도
담아낼 수 있게 되었지요.
야속한 세월은 사내를 흩어놓았어요.
비가 내리던 어느 오후 한나절
빗방울 이고있는 들꽃을 보다가
세상을 안은 단단한 사내의 성벽들이
스르르 검은 대지 속으로 걸어갔지요.
언제였던가, 잊혀진 사내의 그 자리에
이름 모를 들꽃들이 새록새록 피어났어요.
오가는 행인에게 손짓하며
마음을 활짝 열고 웃음 짓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