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어렵지 않아요
어떻게 지난번 글에서 채식에 대한 영업이 잘 됐나 모르겠어요. 아주 조금이나마 관심과 흥미가 생겼던 분들을 위해 이번 편에서는 맛있는 비건 레시피 몇 가지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들은 비건으로 응용해서 만들 수 있어요. 더더군다나 요즘은 비건 치킨, 비건 닭갈비 같은 제품들도 나오고 있으니 말이에요. 알게 모르게 생활 속에서 비건식을 하고 계셨을지도 모를 여러분을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레시피 몇 개를 소개해드릴게요. 다음 주엔 한번 따라 만들어보는 거 어떨까요?
recipe 1. 떡볶이
떡볶이는 비건으로 만들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음식이다. 내가 유난히 좋아해서도 있지만 소스와 어묵 정도만 조심하면 비건으로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매우 높은 확률로 밖에서 파는 떡볶이엔 동물성 조미료가 들어간다. 가끔 사람들을 만날 땐 어쩔 수 없지만 웬만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고 한다. 집 떡볶이의 매력도 있지만 항상 먹을 때마다 밖에서 파는 떡볶이의 맛을 이기기 어려웠는데 최근 맛있는 배합을 찾았다.
1. 냄비에 떡이 살짝 잠길 정도로만 물을 붓는다.
2. 고추장 4, 고춧가루 2, 올리고당 3, 설탕 1, 진간장 2, 다진 마늘 1, 후추 조금을 섞은 양념장을 잘 풀어준다.
3. 소스가 끓어오르면 떡과 야채, 불린 당면 등을 넣어준다.
4. 떡이 말랑말랑 익으면 완성
+ 소이 마요네즈와 무가당 두유를 조금 넣으면 로제 떡볶이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recipe 2. 땡초김밥
매운 청양고추를 넣어 알싸한 맛이 일품인 일반 김밥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땡초김밥이다. 재료 준비도 훨씬 간단하고 매콤한 맛이 중독적이라 종종 해 먹는 음식이다. 진주 지역의 원조 땡초 김밥에는 어묵이 들어가지만 비건으로 만들기 위해 팽이버섯으로 대체하였다.
1. 당근, 청양고추, 팽이버섯을 잘게 다진다.
2. 중불에 빠르게 볶아준다.(너무 약하게 볶으면 야채에서 물이 나와 질척해지기 쉽다.)
3. 어느 정도 볶아졌으면 간장 10, 올리고당 2, 다진 마늘 2 맛술 2의 비율로 섞은 양념을 붓고 다진 야채들과 섞는다.
4. 불을 끄고 밥을 적당량 넣고 잘 섞어준다.
5. 살짝 식힌 후 김밥용 김 위에 양념한 밥을 놓고 말아 준다.(깻잎을 한 장 깔아도 괜찮다.)
6. 잘 썰으면 완성
tip. 청양고추가 너무 많이 들어가 맵다면 소이 마요네즈에 콕 찍어 먹어보기
recipe 3. 찜송이
이름도 너무 귀여운 찜송이. 찜닭의 맛이 그리운 사람이 한 번쯤 도전해보면 ‘아 내가 여태 좋아하던 건 이 양념 맛과 식감이었나.’ 싶을 것이다.
사실 더 간단하게 만드는 법은 시중에 파는 찜닭 양념을 사는 것이다. 나는 전에 간단하게 만들어 먹으려 양념을 사놓은 걸 깜박하고 정성껏 양념을 만든 웃긴 이야기도 있다.
1.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등을 손질해준다.(개인적으로 새송이와 팽이는 꼭 넣길 추천한다.)
2. 냄비에 감자 당근을 넣고 진간장 0.5, 물 3, 설탕 0.5, 맛술 0.5, 다진 마늘 2, 다진 파 조금, 생강가루 조금, 청양고추 조금의 비율로 섞은 양념을 부어준다.(계량은 종이컵 기준이다.)
3. 양념이 끓어오르고 감자와 당근이 어느 정도 익었으면 버섯들과 불린 당면을 넣어준다.
4. 적당하게 어슷썰기 한 파를 뿌려주면 완성
나는 내가 소개한 이 레시피들 말고도 거의 모든 레시피를 비건으로 치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똑같이 맛있게 그리고 더 건강하게 먹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비건 한 번쯤 여러분이 시도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