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는 이별을 미화하는 말이 아닐까

by 해결사

흔히들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말한다. 내가 아무리 좋아했던 사람이어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이 희미해지고 카톡한통, 전화한통도 귀찮아지는 순간이 온다.

처음엔 이렇게 좋은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사귀기 전까지 그렇게 그사람에게 목메고 기다리고 그사람이 해달라는것이 있다면 무리하더라도 들어주었다. 그때의 나는 사랑이라는 급류에 푹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서퍼같았다.


연애후에 그사람은 더 다정해져서 나에게 늘 표현을 해주었다.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매일 저녁 이야기해주었고 아기, 아기고양이 같은 귀여운 애칭으로 나를 불러주었으며 내 목소리를 들으려고 수시로 전화를 해주었다.

내가 힘든 일을 겪으면 누구보다도 공감해주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중간중간 나를 웃길수있는 재치있는 농담까지 해주었다. 이렇게 세심하고 다정한 남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그와는 영원히 함께 해도 행복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연애기간이 길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사람의 이런 장점들이 묻히는 일들이 발생했다. 그 사람의 도덕적 관념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생겼고 나라면 도저히 떠올릴 수 없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 하는것을 보았다. 그 사람이 나에게 숨긴 과거의 기록을 보게 되었다. 이 두가지 일들로 나는 무의식속에서 마저 그를 자꾸 거짓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신뢰할수없다고 판단하게되었다.

이렇게 그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나자 점차 그와 하는 모든것들이 시들해졌고 그가 하는 표현이 구속처럼 느껴졌다.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나는 왜 하지 않냐 반문하면 괜시래 미안해졌다. 힘든일을 이야기를 잘 들어줘도 전보다 만족감이 떨어졌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었다.


어느 평범한 저녁 발단은 내가 던진 무심한 카톡한마디였다. 정이없다고 자신도 똑같이 보냈으면 좋겠냐는 카톡에 나는 마음먹고 그에게 말하였다. 권태기인것 같다고... 그는 권태기라고 하여 극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에게 그것은 이별이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 꺼낸 단어일 뿐이었다.

만날때는 좋지만 만나지 않을때는 혼자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너무 많이 했었다고. 너무 고민을 하다보니 갑자기 아무 고민도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그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우리의 찬란했던 여름은 끝이 났다.


권태기라고 말하는것은 이별하자는 이야기를 미화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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