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연애 기간부터 시작된 공황이 이어지고, 이별로 오는 허무함과 홀로된 마음에 괴로움에 젖어 있었다.
평소에도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엔 정말 절망적일만큼 그 생각이 강했다.
난 늘 이렇데 불안하고, 온전한 연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애착 결핍이 있다. 삶에 낙도 꿈도 희망도 능력도 없다.. 불온전하다.
요며칠은 공황 필요시약과 퍙상시 약을 먹고 잠을 아주 많이 잤다. 1초도 깨어있기 괴로워서였다.
엄마도 대충 그 모습을 보고 내 마음을 눈치 챈 것 같았다.
엄마 앞에선 꺼내지 않으러는 말이었는데, 말해버렸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그저 엄마, 아빠때문에 사는 거라고. 내가 먼저 가면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테니까. 엄마 아빠가 가는 날 나도 갈 거라고.
엄마는 생각보다 덤덤해줘서 다행이었다. 좋는날이 온다고. 뒤돌아 보면 좋았던 때도 있다고. 버텨줘서 고맙다고.
공감이 되지 않았다. 좋은 날 별로 없었다. 앞으로도 별로 없응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기분이 나아지겠지 싶어 펑펑 울다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