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붙인 낙인
최근에 깨달았다. 나는 내가 정신병자라는 게 싫고, 부끄럽다. 어떤 문제에 직면하거나 버거운 감정을 느낄 때면, 내가 조울증 환자라서 그런 것 같다고, 조울증 영향의 일부가 나타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심리상담사 선생님이 그 점을 꼬집어 주셨다. 스스로에게 낙인을 붙이고 있다고. 누구나 감정에 변화가 있고, 지금 나는 그 폭이 좀 더 큰 것 뿐이라고.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제일 자괴감들었던 것 중 하나는, 내가 정신병자인 걸 들킨 것 같단 기분이었다.
별 다른 큰 일이 없었는데 혼자 초조해 하다가, 성급하고 급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하는 나를 보고, 그 친구가 드라마틱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조울증을 들킨 것만 같았다.
정신병자임을 들킨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는데, 상담 중 선생님의 말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 나도 그 친구의 못난 모습을 알고 있고, 일반적이거나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을 알고 있다. 서로 같단 것이다.
누구나 다 부족하고, 정서적으로 결핍이 있을 수 있고, 외롭다.
어쩌면, 대부분 크고 작은, 서로 다른 정신적 병을 안고 살지도 모른다. 다만 “정신병”이라는 말이 너무나 큰 낙인으로 작용하는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