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는 잘 보지 않는다. 심리수법을 이용한 사기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오늘 친구들과 길을 걷다, 함께 타로를 보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우리 중 누구도 연애 앞에서는 지금 안정적이라거나, 가시적이라할 상황이 못된다. 그래서 궁금했다.
가위바위보로 타로 순서를 정했다. 친구에 대한 타로 해석을 들으며,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말들이 다소 막연하고, 저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 아닌가, 누구에게나 들어 맞을만한 말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또 어떤 부분에서는 좀 믿음이 가기도 했다. 친구의 연애 성향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믿는 거도, 안 믿는 것도 아닌 채로 내 순서를 맞이했다. 이상하게 떨려서 카드를 고르는 손이 떨렸다.
최근에 이성적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아이가 하나 있는데, 그 아이와는 가치관이나 스타일 면에서 잘 맞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사실 기대하기 싫어서 이런 저런 흠을 찾는 것 같기도 하다. 기대하면 실망하고, 상처받고, 또 공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타로는 그 아이가 나에 대한 호감을 꽤 크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잘될 확률도 높다고 했다. 이 부분은 솔직히 믿음이 안 갔다. 그런데 솔직히, 믿고 싶긴 했다.
그런데 또 놀랍게도, 내 연애 스타일을 너무 잘 맞추고, 그 아이가 어떤 스타일인지도 잘 맞추는 것이다.
그래서 긴가 민가 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그 아이가 더 신경 쓰이는 것 같고, 저 말이 진짜일 수도 있나 싶어 생각이 난다.
타로란 게 참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