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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결혼을 할 줄 알았는데

by 정좋아

삼시대 초반이라고 불릴 날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이십대 때는 나는 32에는 결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소, 대충 그렇게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남자친구도 없다. 최근 3년동안은 6개월 이상 누군거를 사겨본 적도 없다.


그런데 점점 나보다 어린 과동기나, 친하지 않은 중고등 학교 동창들의 결혼 소식이 잦아진다. 뭐랄까. 또 다시 뒤쳐지는 기분이다.


며칠 전에는 7년만에 연락해서는 뜬금 없이 자기 결혼한다고 얼굴 보다는 동기때문에 어이도 없고 기분도 나빴다. 대화를 나눴다하면 재수없고, 부정적인 말들 뿐이러 대화 섞기가 싫어서 학생 때도 좀 피해다녔던 앤데, 정말 만나고 싶지 않아 둘러 둘러 이번 만남도 거절했다. 영원히 안 봐도 상관 없다. 솔직히 좋다.


결혼에 대해서는 욕심도 생기고, 고민도 많고, 뒤쳐지는 기분이라 서글프긴 하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는다. 사람 인연이란 건 선물이라고. 내 노력만으로 인연을 찾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노력을 안 하는 것은 아니고, 자기 관리에도 힘쓰고, 소개팅도 나가고 이것 저것 노력은 하고 있다. 그래도 인연이 없다면 아쉽겠지만, 그래도 살아질 거고, 또 나름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이 충분히 있으리라. 물론, 인연을 찾아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면 또 좋지만.


나는 솔로 사계에 골드 미스/미스터와 돌싱이 함께 나와서 매칭을 하는 방송이 있었다. 마흔이 넘어서도 싱글이 여자가 이런 말을 했다. 자기는 결혼 상대로 싱글 보다 돌싱이 좋다고. 자기가 봐도 이 나잇대에 결혼 안 한 사람은 문제가 있는 거라고. 또 어떤 남자는 이혼을 하더라도 한번은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난 두 이야기에 동의할 수 없다. 결혼을 안 한 사람은 문제가 있다고 단정 짓는 건 너무 잔인하고, 또 말도 안된다. 삶의 많은 변인들이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을 뭉그러뜨리는 말이다. 이혼을 하더라도 한번이라도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말에도 난 공감할 수 없다. 연애도 안 좋게 헤어지면 인생이 휘청거리곤 하는데, 결혼은 오죽할까.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


요즘 인스타에 친구 추천으로 뜨는 프로필들이 갑자기 눈에 들어온다. 공통 친구를 보니 동문이나 동창들일텐데, 손에 낀 결혼 반지를 얼굴에 대고 찍은 사진이나 웨딩 사진을 프로필로 해둔 사진이 참 많다. 부럽긴 하다.


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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