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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지원서를 제출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by 정좋아

어제 이직하려는 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오늘 바로 서류 합격 통보가 왔고, 며칠 뒤에 있을 온라인 테스트 일정을 안내 받았다.


이번 주말부터 프로세스가 시작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있었는데, 그래도 메일을 받자마자 심장이 난리법석이었다.


회사에서 메일을 받은 뒤부터는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일이 바쁘지 않아서 더욱 그랬다. 이 빈 시간에 조금이라도 준비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주변이 신경 쓰였고, 손에 잘 잡히지도 않았다.


이번 온라인 테스트는 영어로 챗봇(?)과 진행되는데, 비즈니스케이스에 대해 챗봇이 던지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계산도 좀 필요하고, 시간도 넉넉치 않다. 문제도 쉽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비즈니스케이스에 대한 나의 의견과 근거 등을 요약해서 1분 동안 발표해야 한다. 이 발표는 녹화되어 사람에 의해 채점된다고 한다.


영어를 잘 안 쓴지도 좀 됐고, 5-6년 전에 이 시험을 봤을 때 어휘나 계산때문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서 마움이 편하지가 않다. 나는 시간 제약이 있는 문제 푸는 시험에 강한 편이 아니다.


그때에도 통과는 했지만, 이번에도 며칠 사이 최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피가 끓는다. 다른 것들는 정말 말 그대로 눈에 뵈지가 않는다.


순식간에 시야는 흐려지고, 어떻데 준비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빠져 든다.


사실 오늘 친구와 같이 러닝을 하기로 했다. 시험이 며칠 안 남았고, 다음주 월요일에 다른 면접도 잡혀 있어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약속울 취소하고 집에 가서 공부를 두시간 더 하는 게 맞나 고민이 됐다.


하지만 러닝을 하면서, 지금의 내 높은 긴장감과 씽크홀 같은 상태를 조금 해소하면 좋을 것 같다.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대신, 내가 할일들이 무엇인지 꽤나 구체적으로 정리를 미리 해두었다. 오늘 러닝을 해도, 충분히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여주려 한 것이다.


영어 표현 중에 떠오르는 표현이 있다.


There’s a butterfly in my stomach.


두렵고, 걱정이 되어 미치겠으면서도,

또 기대감에 미치겠다.


이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의 기쁨이 기대가 된다. 이렇게 기대를 하는 것 마저도 사실 두렵긴 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테니. 그래도 일단 이런 순간을 긍정적으로 소화시키려 한다.


일단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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