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
사람들 다 누구나 하기 싫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하기 싫어도 참고 하면서 사는 것들이 참 많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에 눈 떠서 회사 가기, 퇴근하고 피곤해 죽겠지만 운동 가기 등.
오늘 문득, 나는 하기 싫은 건 유난히 더 못하는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면접을 보는데, 이직이 왜 이렇게 잦냐는 질문때문이었다. 준비를 한 질문이라 대답을 나쁘지 않게 하긴 했는데 면접관의 말이 가슴에 꽂혔다.
“그냥 반복되고 지루해지면 새로운 거 하고 싶어서 계속 이직한 것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일이 지루해진다기 보단, 일에 마음을 못 붙여서, 회사에 정을 못 붙여서가 맞다.
이 전 두 회사에서 일 자체는 재미 없지 않았다. 새로운 사업의 여러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포지션이라 할 것도 많오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네임 밸류랄까, 주위에 ‘나 여기다녀’ 얘기했을 때 자랑할만한 회사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미래도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가 너무 가기 싫었다. 정말 싫었다.
첫 회사는 코로나 때라 재택을 계속 해서 상관이 없었다. 두번째 회사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근태가 엉망이었다. 부끄러울만큼.
그래서 이직했다.
유치원 때, 보통은 유치원에 가기 싫어도 그냥 간다. 나는 유치원도 땡땡이 치고 도망친 적이 있다.
지금까지 회사 안 짤리고, 커리어를 이어온 게 참 다행이다.
이직을 성공해서 이번엔 정말 마음을 붙이다 못해, 마음을 가져다 받칠 수 있으면 좋겠다. 일 하느라 밤을 새다 코피가 매일 터져도 좋을 것 같다…
싫은 건 죽어도 못하는 만큼, 좋운 건 죽어도 하는 사람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