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라는 이름표 붙이지 말기
5년 전, 대학을 졸업하며 내가 꿈 꾸던 회사 두곳에 지원을 했었다. 그때 두곳에 다 서류 합격이 되었다. 하지만 한곳에는 대충 사정을 둘러대고, 더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않았다. 실패가 두려워서였다.
다른 한 곳의 프로세스가 면접이 진행되었는데, 광탈을 한 것이다. 그때 면접에서 면접관의 말이 나를 무너뜨렸다.
“본인 되게 재미 없는 사람 같은데?“
면접 중 내가 얼마나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나 얘기를 했을 때 돌아온 답이 그거였다. 그때는 당황해서 변명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설득을 시키지 못했다.
그리곤 탈락했고, 더는 이쪽 분야에서 채용 프로세스 조차 진행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나는 이 일을 할만큼, “재미 있는” 무언가 범상치 않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으로는 안되는, 그냥 안되는 사람.
그후, 어찌 어찌 다른 업계에 취직을 부랴 부랴 하고 아등바등 살았다. 그러나 늘 마음 한켠에 패배감과 상실감,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감정인 “후회”가 내 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때, 나머지 한 회사에 그래도 끝까지 지원해 봤다면 어땠을까.
그렇게 그 두 회사에 대한 꿈이 멀어져 갔으나, 어찌 어찌 돌아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5년 후, 나는 도전의 길에 아직 서 있다.
서류-온라인테스트-1차면접-2차면접
이제 총 네개의 단계를 지났다.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늘 불안했고, 실패가 두려웠다.
2차 면접을 마치고, 다음 면접의 기회도 얻을 수 있을지 그 결과를 기다리는 지금. 나는 고민한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이번 기회에 내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이번 도전과 결과를 해석해야 할까.
이루지 못함 꿈에 대해 잘 해석해 나가는 게 참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5년 전의 좌절을 한동안 극복하지 못하고, 아니 꽤 오래, 무기력에 빠져 살았다. 극단적으로는 조울증도 겪었고, 섭식 장애로 과체중과 저체중을 오갔다. 씻지도 않고, 청소도 안하고, 내가 맘듬 동굴 속에 갇혀 산 날들도 많았다.
다시는, 나를 그런 아픔 속에 방치하지 않으리라.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내리라.
같은 상황이 와도, 그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나의 하루, 1년, 그리고 일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해석에 대해 며칠째 고민 중이다. 실천으로 옮기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답을 찾았고, 연습중이다.
첫째, 실패는 없다.
모든 것은 과정일 뿐이다. 설령 안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고, 또 다른 길도 있다. 지금이 끝이 아니고, 결과도 아니다.
최근에 인스타에 좌절을 딛고 일어선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가 나한테 많이 뜬다.
승진에 좌절하고 퇴사 후 웨딩 드레스로 세상에 이름을 날린 베라 왕.
수십번 거절당하고 산리오에서 받아들여진 헬로키티 디자이너.
단칼에 바라던 바를 이루면 참 행복하겠지만, 그게 늘 최고 혹은 최선이 아니리라.
둘째, 과정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이번 과정을 통해, 나는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정신적으로 고통 받을 때, 한강을 달리며 내가 얼마나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번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내가 힘 들 때 나를 달래도 지키는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이다.
목표를 위해 노력할 힘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 힘이 내게 계속 있다는 것을 깨닫았다.
힘이 들겠지만, 언제라도
이러한 정신적인, 체력적인 소모가 필요한 도전에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왜냐면 나는 그러한 것들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알기 때문이다.
넘어지더라도, 다시는 완전히 무너지지 않으리라.